▲실험실에서 연구 중인 과학자(출처=셔터스톡)

헌팅턴 병 혹은 헌팅턴 무도병과 관련된 연구에서 새로운 돌연변이와 타액의 단백질을 확인해 이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됐다.

헌팅턴 병은 유전이다

헌팅턴 병은 유전병이며 상염색체우성 진행성 신경 퇴행성 장애다. 일반적인 증상은 불안정한 태도와 보행 등이다. 또 이것은 기분 장애와 치매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어느 나이 대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20세 이전에 발병하는 환자는 8%다.

상염색체우성이란 헌팅턴 단백질(HTT) 유전자의 단 하나의 잘못된 복사본에 의해 질병이 야기된다는 뜻이다. 인과적 돌연변이는 유전자 내에 존재하는 비정상적으로 긴 트리뉴클레오티드 반복이다. 이것은 단백질의 폴리Q 영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Q는 아미노산 글루타민에 대한 단일 문자 코드다.

트리뉴클레오티드 반복 횟수가 26회 미만이라면 완벽하게 정상적인 것이며, 헌팅턴 병이 발생하지 않는다. 27~35회 사이라면 위험군이며, 이들의 자손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약간 존재한다. 36~39회 사이라면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손의 50%가 질병 위험군에 속한다. 40회 이상이라면 자손의 50%가 발병 위험을 가지며 반복 횟수가 증가할수록 자손이 더 이른 나이에 질병에 걸린다.

정상적인 HTT는 체내의 모든 세포에서 발현되며 100개가 넘는 다른 단백질과 상호 작용한다. 그런데 돌연변이 HTT는 뇌의 특정 세포에 독성을 지닌다. 돌연변이 HTT는 신체의 다른 효소에 의해 쉽게 절단되고 그 응집체가 뉴런의 기능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이 병의 발병을 지연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헌팅턴 단백질의 새로운 돌연변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유전학 센터의 연구진이 최근 동아시아 사람들에게 독점적으로 나타나는 HTT의 새로운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이 변형은 14 탄소 지방산 미리스테이트를 포함해 단백질의 미리스토일화를 방지한다. 미리스테이트는 일반적으로 단백질의 막결합(membrane binding)을 촉진한다. 이 단일 뉴클레오티드 다형성(SNP)이 HTT 단백질의 독성 절단을 촉진해 세포에서 독성을 일으킨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통해 헌팅턴 병의 새로운 잠재적 위험 인자를 밝혀 냈으며 이것은 미리스토일화 변형이 시연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이 SNP는 헌팅던 병 진단에 통합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단백질 기반 타액 진단법 개발 가능성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신경 과학부의 엘리자베스 토마스와 동료들은 잠재적인 헌팅턴 병 진단법에 관한 추가 연구를 수행했다. HTT는 DNA 테스트로 가려지지만, 단백질 또한 질병 유발 인자이기 때문에 단백질을 검사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가설 때문이었다.

▲실험 중인 연구진(출처=셔터스톡)

토마스와 동료들은 HTT 단백질을 알아보는 비침습적 타액 기반 검사법을 개발하려고 실험을 진행했다. 헌팅턴병 치료법은 독성 응집체를 형성하는 돌연변이 HTT의 수준을 낮추는 것이다. 따라서 타액 검사가 가능해지면 약물 치료 과정을 지금보다 간편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과 헌팅턴 병 환자의 농축된 타액을 단백질 흡입법(웨스턴 블로팅)이라는 단백질 검출 기술로 검출했다. 이것은 엘라이사(ELISA)라는 효소 면역 측정법으로도 검출이 가능하다.

그 결과 연구진은 헌팅턴 병 환자의 타액에서 돌연변이 HTT를 발견했고, 건강한 사람들의 타액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헌팅턴 병 환자의 타액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HTT 수치는 헌팅턴 질병 평가 척도(UHDRS)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 앞으로 타액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HTT의 수준이 혈액 검사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HTT의 수준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또한 타액을 단백질 바이오 마커 검출을 위한 진단 표본으로 사용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른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타액에서 2,000가지 이상의 단백질을 발견했으며 그 중 27%가 혈액에도 존재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타액으로 질병을 검진할 수 있다면 그것은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이 점점 늘어난다는 뜻이다.

또한 DNA 시퀀싱을 사용하면 완전한 환자 게놈을 생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람의 게놈 세퀀스에서 헌팅턴 질병을 직접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는 헌팅턴 병 진단 기술 개발을 위한 새로운 문을 열었다. 현재 헌팅턴 병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진단 방법에 대한 수요가 높다. 질병의 경과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임상 실험 단계를 거쳐야 한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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