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중복과 인간 두뇌 컨셉(출처=셔터스톡)

인간 두뇌의 유전적 기초는 일정 기간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두 그룹의 연구진이 노치2 유전자군(NOTCH2NL)의 복제를 식별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발견했다. 뇌의 이 부분은 자폐증을 포함한 장애와 관련이 있다.

두뇌 발달에 관여하는 노치2

노치2는 유전자의 한 종류로, 노치2 유전자의 단백질 생성물이 막에 박힌 세포 표면에 위치해 수용체 역할을 한다. 노치 유전자군은 세포의 운명을 결정 및 제어해 뇌 발달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노치 수용체가 결합하는 단백질 또한 막에 결합돼 있다. 이런 식으로 노치 유전자는 세포의 직접적인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노치 리간드에는 DELTA와 DLL1이 포함된다.

대뇌 피질이란 뇌의 외측 표면층인데 이것은 신경 세포의 몸을 포함하는 소위 회색 물질로 구성되며 기억력, 주의력, 인지력, 인식, 사고, 언어 및 의식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부분이다.

인간은 현재 지구 상에서 대뇌 피질을 지닌 유일한 동물로, 인간을 다른 모든 동물과 구별하는 요소가 언어, 문화, 의사 소통 등 '이성'이다. 인간의 다른 종인 네안데르탈 또한 커다란 대뇌 피질을 가지고 있었다.

노치2는 피질 발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뇌 피질에서 대다수의 뉴런을 생성하는 줄기 세포인 oRG에서 활성화된다. 하지만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등 다른 유인원 종에서도 노치2가 발견된다. 그래서 다른 유인원 종과 달리 인간이 이렇게 큰 대뇌 피질을 가지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여태까지 수수께끼였다. 그리고 그 원인은 인간의 독특한 유전자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가 거의 같은 시기에 독립적인 두 과학자 팀에 의해 셀 저널에 실리게 됐다.

노치2 유전자 중복이 인간의 뇌 크기에 관여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스캠퍼스 하워드휴스 의학연구소가 주도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와 침팬지의 만능 줄기 세포 3D 배양, 그리고 쥐의 배아 줄기 세포를 대뇌 피질 오가노이드로 구분했다. 이들은 사람에게만 특별하게 발현되는 유전자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oRG를 뉴런으로 전환시키는 신호를 검출했고 그것은 인간의 오가노이드에서만 발견됐다. 그리고 연구진은 노치2 유전자군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는 염색체 1의 게놈 영역에 속하며, 최근까지도 인간 게놈 예시에 잘 매핑되지 않는 유전자였다. 노치2 유전자군은 노치2와 99% 이상의 동일성을 갖는 4개의 유전자 가계도의 일부다.

이것은 과학자들이 여태까지 이 유전자를 참조 게놈 시퀀싱에서 놓친 이유다. 이 게놈이 시퀀스 조각으로 조립되며 이 시퀀스 조각은 단일유전자자리에서 복제본을 받은 알고리즘으로 재조합되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나노 포어 기반 DNA 시퀀싱 기술로 이런 유전자 영역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다.

고릴라와 침팬지는 노치2 유전자군 복제본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위유전자에서 발현되지 않았다. 즉 초기 인류에게서도 마찬가지로 노치2 유전자군이 위유전자에서 발현되지 않다가 후속 복제가 이뤄지면서 활성 유전자군이 생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쥐의 배아 줄기 세포에서 노치2 유전자군의 발현은 이것이 신경 전구 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지연시켰다. 또 노치2 유전자군이 인간 배아 줄기 세포에서 파괴되면 대뇌 피질 오가노이드가 더 작아졌다.

연구진은 노치2 유전자군이 줄기 세포의 말단 분화가 뉴런으로 확산되는 것을 지연시키고 궁극적으로 더 큰 뇌가 만들어지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브뤼셀대학 생물학과 피레 반더해그헨 교수가 이끈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진은 대뇌 피질에서 발현되는 인간 특이 유전자에 대한 RNA 시퀀싱 스크리닝을 수행했다. 그 결과 35개의 노치2 유전자군이 발견됐다. 그리고 이들 또한 첫 번째 연구진과 유사한 결론을 내렸다.

▲인간 두뇌(출처=맥스픽셀)

노치2 유전자군 영역은 자폐증과 관련 있다

흥미롭게도 4개의 노치2 유전자군은 높은 서열 유사성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것은 게놈 영역 시퀀싱뿐만 아니라 인체 자체에서 DNA 복제가 발생할 때의 문제를 제기한다. 예를 들어 이 두뇌 영역에서 유전자 삭제 및 복제는 일반적이다. 그런데 복제가 너무 많이 일어나면 두상이 정상보다 커지거나 자폐증,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ADHD)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유전자가 없으면 소뇌증이나 뇌전증에 걸릴 수 있다.

연구진은 자폐증의 원인을 규명하려면 시퀀싱을 연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시몬스 재단(Simons Foundation)은 자체적으로 자폐증 연구소(SPARK)를 세워 코호트 연구를 위해 5만 명의 자폐증 환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6만 1,000개의 DNA 샘플을 수집했다. 이 연구는 노치2 유전자군 복제가 자폐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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