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나선 (출처=셔터스톡)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동맥이 좁아져, 혈액의 흐름이 어려워진다. 이는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혈전 형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듀크대학 생물의학 연구원들은 '크리스퍼 캐스9(CRISPR-Cas9)'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험쥐의 유전자를 관리해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크리스퍼 캐스9, 혈액 내 콜레스테롤 관리하는 유전자 조절기능 억제

크리스퍼 캐스9 시스템은 박테리아에서 볼 수 있는 항바이러스 방어기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방어기제의 핵심은 화농연쇄구균 같은 여러 가지 박테리아 변종에서 확인된 크리스퍼 관련 단백질9(Cas9) 효소다. 이 효소는 포식성 박테리아로부터 벗어나거나 물리치기 위한 박테리아 진화의 일부다. 또한 이전 감염 상태에서 바이러스 DNA 서열을 인식하고, 재감염 도중 침입한 바이러스 DNA를 조각내는 과정을 통해 작용한다.

이를 통해 특정 DNA 서열을 찾아내서 잘라내는 방법으로 수정할 수 있으며, 특정한 DNA 서열에 지속적인 변화를 유발하지 않고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유전자 발현을 변경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사용하게 된 이후, 듀크대학 생물의학 연구원들은 쥐 모델을 대상으로 크리스퍼 캐스9 억제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억제제 시스템은 혈액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억제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 연구원들은 혈류 내 콜레스테롤 양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프로단백질전환효소 서브틸리신 켁신9(PCSK9)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았다. PCSK9 단백질은 세포 표면에 있으며, 특히 간세포에 있는 저밀도 지방단백질(LPL) 수용체 수를 조절한다. 이 수용체는 LPL 입자와 결합하며, 세포에 있는 수용체 수가 많을수록 혈류에서 더 많은 LPL을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PCSK9 단백질이 과잉돼 LPL 수용체 수를 감소시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진다. 따라서 연구원들은 유전자 억제제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먼저, 연구원들은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벡터라 불리는 다양한 조직 유형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조작할 수 있는 작은 바이러스를 선별했다. 이는 사람의 유전자 요법 임상 시험에서 사용된 바 있다.

이후 황색포도구균 캐스9 효소를 벡터에 삽입했다. 화농연쇄구균 효소는 크기가 커 벡터 내부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에 황색포도구균을 사용했다. 일반적인 캐스9 시스템과는 달리, 벡터 내부의 것은 d캐스9(dCas9)이라고 부르는 표적 DNA 서열과 결합해 비활성화됐다. 마지막으로 연구원들은 성체 쥐 간에 처치하기 전에 d캐스9 효소와 KRAB 단백질을 결합했다.

관찰 결과, 캐스9 억제제는 유전자 복제를 차단하고, DNA 서열을 바꾸지 않고도 유전자 발현을 억제했다. 그 결과 PCSK9유전자 발현이 감소해 쥐 모델 콜레스테롤 수치가 저하됐다.

연구 저자인 찰스 거스바흐 교수는 "치료 결과처럼 유전자 변화를 목표했다"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역할을 고려했을 때, PCSK9은 유용한 개념 입증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실험을 통해 쥐 모델에 억제제 투여 시 세포 활동 변화를 발견했다"며 "또, 기관의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특정 간 효소가 배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험 대상이 억제제 시스템에 부정적인 면역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연구자들은 비활성화 효소처럼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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