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가방에 총을 숨기는 학생 (출처=123rf)

지난 몇 달 동안 전 세계적으로 학교 내 총격사건이 놀랄 만큼 많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례가 충격적이었던 만큼 그 이면의 특정 인간 행동에 대한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툴레인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신과 교수인 마이클 시링가 박사는 "인간의 극도로 사회적인 본성은 저주와 치유 둘 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보는 것이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년간 총기난사 사건이 좀 더 빈번히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총기 규제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 1987년부터 1997년까지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은 매년 평균 1.5건 정도였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18년까지는 매년 평균 3.9건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총기난사 사건이 유행병처럼 속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 늘고 있음을 나타낸다. "티핑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인간 행동은 유행병과 마찬가지로 도시와 국가 전역에 쉽게 전염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교내 총격사건은 학교에서 시행되는 한층 엄격한 보안 조치에도 불구하고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시링가 교수는 정신 건강 문제, 비디오 게임 폭력, 무기 입수가 학교 내 총격사건을 벌이는 인간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이라고 꼽았다.

학교 총격범과 사회성

사회성이 부족해 다른 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은 것으로 묘사되는 학교 총격범들은 모두 친구를 사귀거나 사교 모임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록이 있다. 가장 사회적인 존재인 인간은 혼자 있는 것을 견딜 수 없다. 그래서 이들 총격범은 마치 어떤 공동체나 조직에 가입하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 이렇게 끔찍한 사건을 자행했을 수 있다고 시링가 교수는 설명했다.

교내 총기난사의 범인들은 대부분 "조용한 성격"으로 정의된다. '슬레이트'(Slate)의 칼럼니스트인 다니엘 엔그버는 사람들이 이러한 총격사건에 대한 충격과 공포를 말하며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총격범의 과거 행동은 갑작스러운 폭력 행위와 비교할 때 다소 수줍거나 평범해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이 조용하고 얌전한 "외톨이"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학교 총격범들 가운데 무려 41%가 다른 학생들과 잘 어울리고 사회적인 성격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엔그버는 언론이 학교 총격범들을 대충 파악하고 왕따인 양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총격범들이 사전에 이미 공격성을 드러내는 일도 있다. 텍사스 주에서 발생한 교내 총기난사 사건의 총격범은 과거에도 공격적인 행동을 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4 뉴스에 따르면, 이 총격범은 사건 이전에도 두 명의 여학생을 공격했으며, 성질을 못 이겨 교실 밖으로 쫓겨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재판 과정에서 약 1,000페이지로 구성된 그의 의료 기록도 다루어졌으며, 총격범의 아버지는 법정에서 아들이 7세 때부터 의료 지원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총기반대시위(출처=123rf)

잔인하고 위험한 인간 행동의 예방책

지방정부와 연방정부 모두 학교 총격사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조처를 한다 해도, 각 가정이나 집 안에서 벌어지는 숨겨진 사건 또는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연방정부는 총기규제 관련 법령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고, 지방정부는 학교에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총격사건의 위협을 추적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앱을 만들기 시작했다.

시링가 교수는 이러한 조치가 몇 차례의 총격사건을 예방할 수는 있겠지만, 전부를 막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가정에서의 아동 학대나 폭력과 같은 비극적인 인간 행동은 언제든지 공격성을 표출할 길을 찾게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호프스트라대학교 법대 교수인 캐롤린 라이나흐 박사는 "적극적인 총기난사 대비 훈련과 함께 조기 발견과 중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라이나흐 교수는 학생이 총을 들고 학교에 들어가면 그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에서 발생한 교내 총기난사 사건에서 무장 경찰과 위기 프로토콜은 모두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라이나흐 교수는 총기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가 총격 위협의 조기 징후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라이나흐 교수는 주의할 인물에 대한 '다원적 위협 평가'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 정학당한 학생, 폭력과 무기를 비정상적으로 찬양하는 학생 등이 포함된다.

라이나흐 교수는 적절한 대응과 가족과의 협력을 통해 각 상황을 세심하게 평가할 것을 제안했다. 학교는 재활적 접근법을 활용하여 고위험군 학생들이 적절한 치료 과정을 밟으며 학교에서 배우도록 할 수 있다. 다른 학생들과 교사들은 이 학생들이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할 때 이를 보고해야 한다.

학교 총기난사 사건의 여파 즉, 지역사회가 비상 대응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적극적으로 총기난사 대비 훈련을 계속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이로써 결국에는 총기난사의 위험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학부모와 지역사회는 무서운 생각이 아이들을 압도하게 내버려 두는 대신에 보안 조치와 안전 프로토콜을 개선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라이나흐 교수는 가장 정확한 예방책은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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