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걷는 수단 코뿔소(출처=플리커)

멸종 위기 동물들은 사람으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2050년에 이르러서는 전체 동물종의 절반가량이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제 단 두 마리밖에 남지 않는 흰색 코뿔소의 멸종을 막기 위해 체외수정 방법이 제기되었다.

마지막 흰색 코뿔소

지난 3월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수단에서 흰색 수컷 코뿔소가 죽은 것이다. 흰색 코뿔소는 '지구상에서 절멸 위기에 처한 포유류'로 알려져 있다. 이제 흰색 코뿔소는 단 두 마리만 생존해 있다. 어미 코뿔소 '나진'과 그의 딸 '파투'다. 이 모녀 코뿔소는 현재 케냐의 보호구역에 살고 있으며, 24시간 무장 경비원의 감시를 받고 있다.

흰색 코뿔소가 멸종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밀렵이다. 서식지의 소실도 코뿔소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됐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이제 정부가 주도해서 공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적절한 제정법이 통과되어야 하고, 제정법을 엄격하게 실시해야 한다"고 지난 20년간 코뿔소 보호에 참여해온 로스 박사는 말했다. "곤경에 빠진 북부 흰색 코뿔소 상황에서 배워야 한다. 또 다른 멸종 동물종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체외수정으로 독자 생존 가능한 혼합 배아

마지막 남은 흰색 코뿔소 두 마리는 지구상에서 절멸 위기에 처한 포유동물 종이다.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 두 마리는 체외수정(IVF), 즉 북부 흰색 코뿔소와 남부에 서식하고 있는 사촌뻘 코뿔소 종의 독자 생존 가능한 혼합 배아로 탄생했다. 이 방법으로 순수한 북부 흰색 코뿔소의 배아를 만들 수 있는 길을 닦아둔 것이다.

베를린에 소재한 라이프니츠 야생동물연구협회의 토마스 힐데브란트 교수와 연구진은 2톤 무게의 암컷 코뿔소의 난자 또는 난모세포를 안전하게 추출하는 방법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손으로 난소까지 닿을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기구를 개발해야 했다"고 힐데브란트 교수는 말했다. 난자에 바늘을 매우 정확하게 주입할 수 있는 초음파를 사용했는데, 흰색 코뿔소를 마취했지만,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다른 장기에 구멍이라도 나면 출혈로 이어져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하게 난자를 추출할 수 있었고, 연구팀은 이제 추출한 난자를 수컷 흰색 코뿔소의 정자와 수정시키는 문제만 남았다. 연구팀은 정자를 난자에 주입한 후 전기적 자극을 줘 수정시켰다.

사실, 흰색 코뿔소의 유전적 특징이 들어있는 독자 생존 가능한 배아는 기능적으로 멸종된 상태였다.

"모두들 흰색 코뿔소에 희망이 없었지만, 우리는 생존 가능한 개체를 만들어 낼 자신이 있었다"고 힐데브란트 교수는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징적인 흰색 코뿔소의 유전자를 되살리기 위해 ART(보조생식술)을 사용했다. 코뿔소의 임신기간이 16개월인 점을 고려해, 성공적인 이식을 할 수 있도록 12개월 정도의 기간을 두었다.

연구의 한계점

연구는 아직 이 정도까지 진행되지 않았다. 현재 대리모 코뿔소에 이식할 최고의 방법이 나올 때까지 일곱 개의 배아가 냉동실에서 기다리고 있다. 힐데브란트 교수와 연구팀은 두 암컷 코뿔소의 난자를 사용해 더욱 많은 배아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연구가 성공한다 하더라도, 흰색 코뿔소를 본래의 상태로 생태계에 돌려놓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VF 방법으로 만든 새로운 세대 개체군은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 위해 서로 교배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생물학적 적합성이라는 위험이 수반된다.

또한 남은 개체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서식하고 있는 코뿔소 종은 야생에서 독자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마리가 필요하다. 500마리를 만든다 해도 유전적 다양성이 결여된다면, 다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힐데브란트 박사의 연구는 긴 여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흰색 코뿔소를 지구상에서 유지할 수 있게 만들 새로운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멸종 위기 종인 수마트라 코뿔소(출처=플리커)

다른 멸종 위기 동물에 적용 가능성

과학자들은 불확실성 때문에 여러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순수한 흰색 코뿔소를 번식시키는 일 외에도, 대리모에 혼합 배아를 이식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흰색 코뿔소 혼합종도 본래의 서식지로 돌려놓게 된다면, 동물 보존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연구팀은 말에게 사용하는 번식 기법을 적용해 멸종 위기의 흰색 코뿔소를 자연으로 돌려놓을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을 열게 됐다.

한편, 흰색 코뿔소 외에 검정 코뿔소, 자바 코뿔소, 수마트라 코뿔소 등 세 가지 코뿔소 종도 '치명적인 멸종 상태'에 빠져 있다. 밀렵과 서식지 소실이 동물들을 위협하고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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