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네시아 섬(출처=픽사베이)

과학자들은 최근 쥐 잔해의 화학 분석을 통해 3개의 폴리네시아 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 인간 활동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쥐의 식성을 재구성해 인간에 의한 지역의 환경 변화를 확인했으며, 토착종과 토양 영양분, 먹이사슬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지구상에 영향 준 인간 행동 연구

이 연구는 현재 인간이 지구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새로운 시대임을 입증한다. 대부분 생태학자나 지질학자는 이 시대가 약 50~30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믿지만, 많은 고고학자는 생물 다양성과 기후 및 지질학에 미친 인간 행동의 영향이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주장한다. 과학자들은 최근 인간이 자연에 주는 영향이 선사시대 인간들이 환경에 미쳤던 영향과 비교했을 때 더 쉽게 식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 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대학과 공동 연구한 막스플랑크연구소(MPI) 연구원들은 과거 인간에 의한 변화를 탐지하고 정량화하는데 사용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새로운 모델을 이용해 고고학적 유적지에서 발견된 쥐의 잔해에서 고대 생태계 변화를 보여주는 단서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평양 제도의 생태계 변화를 알려주는 쥐

연구에 따르면, 역사에 기록된 인간의 대규모 이동은 300년 전 태평양을 항해하기 시작했을 때부터라고 한다. 약 수천 년 전에 인간은 하와이 섬, 이스터 섬 및 아오 테아로아(뉴질랜드)로 구성된 폴리네시아 지역을 탐험했다. 새로운 곳에서 무엇을 맞닥뜨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인간은 친숙한 동식물을 가지고 다니기도 했고 쥐 또한 카누에 실어 운반되었다.

연구진은 이 쥐가 태평양 제도에 도착하면서 지역의 새들을 사냥하고 다양한 수목의 종자를 소비했기 때문에 생태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주목한다. 또한 인간의 거주지 근처에서 살며 인간과 비슷한 음식을 섭취했다. 식량 소비가 인간에 달려있는 가축과는 달리, 쥐의 식단은 인간에 의해 관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태평양 제도의 생태계에 대한 가능한 변화뿐만 아니라 인간이 거주지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종류에 대한 더 많은 통찰력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쥐의 잔해에서 식재료를 재구성하기 위해 폴리네시안 지역의 고고학적 유적지에서 채취한 쥐 뼈의 생화학적 구성을 관찰했다. 또한 뼈에 보존된 단백질의 탄소 및 질소 동위 원소 분석을 실시했다. 탄소 동위 원소 분석에서 이들 쥐가 섭취하는 식물의 유형과 질소 동위 원소 분석에서 쥐의 먹이사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동위 원소 분석은 태평양의 7개 섬에서 얻은 쥐 잔해에서 실시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사냥, 산림 벌목, 농지 개발과 같은 인간 활동에 이용 가능한 자원과 먹이그물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줬다. 과학자들은 쥐의 뼈에 동위원소가 변화하는 증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토착종의 멸종과 항해자가 이 섬에 거주하기 시작한 후에 발생한 토양의 영양주기 변화와 관련지었다. 또한 생존 선택, 농업 확장 및 인적 활동에 상응하는 탄소 및 질소 동위 원소의 중요한 변화를 발견했다.

맥스 플랑크 과학과 인간사 연구소의 지리언 스위프트(Jillian Swift) 연구원과 대변인은 과거 인간들이 생태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고학적 데이터 세트와 현대의 데이터 세트를 비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러한 변화를 정량화할 수 있는 데이터 세트를 찾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태평양 쥐(출처=플리커)

연구진은 동위 원소 방법을 통해 인간 활동이 섬 생태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방법을 정량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새로운 동위 원소 분석 방법의 개발과 적용은 인간이 다른 지역의 환경에 준 변화를 추적할 가능성을 높인다.

"태평양의 쥐와 같은 공생의 종은 종종 고고학 집회에서 잊혀진다. 쥐는 길들여지는 동물과 비교하면 덜 매력적인 '밀항자'로 여겨지지만, 인간이 창조한 새로운 생태와 풍경을 볼 수 있는 독보적인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연구의 공동 저자 패트릭 로버츠가 말했다.

연구는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에 어떻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려줬다. 또한 인간이 생태계를 재설계하고 세계를 변형시키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왜냐하면 현재 환경 영향을 이해하고 측정하는 능력이 더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차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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