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출처=셔터스톡)

'체벌이 훈육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아이를 때리는 것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는 속담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아이를 때리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미국 미시간대학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아이를 때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를 맞고 자란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정신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연구원들은 체벌을 경험한 아이는 성인이 되어 우울증이나 알코올 및 약물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학대에 대한 경험

앤드류 그로간 케일러(Andrew Grogan-Kaylor) 미시간대학 부교수는 체벌은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학대이며 매를 맞고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설명한다.

▲앤드류 그로간 케일러 부교수의 연구

연구팀은 19~97세 사이의 8,300명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시행했으며, 어렸을 때 가정환경 및 18세 이전 부모로부터 매를 맞은 빈도를 조사했다.

아이를 때리거나 신체적으로 학대를 하는 행위는 아이에게 어린 시절 부정적인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무관심, 학대, 이혼 등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매를 맞은 경험

조사에 따르면, 지원자 중 55%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매를 맞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어렸을 때 부모에게서 매 맞은 경험이 더 많았으며, 아시아인을 제외한 인종에서 흑인이 백인보다 매 맞은 경험이 더 많았다.

▲연구 참여자의 55%가 어린시절 체벌 받았다

엘리자베스 거프쇼(Elizabeth Gershoff) 박사가 88개의 조사를 메타 분석한 결과가 WA투데이(WA Today)에 게재된 바 있다. 이는 어렸을 때 경험한 신체적 학대가 청소년 범죄나 반사회적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거프쇼 박사는 2002년 1차 조사를 한 후 13년이 지나 2차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매를 맞은 아이는 반사회적 행동, 부모와의 부정적 관계 형성, 정신질환,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WA투데이는 "아이를 때리는 부모가 모두 나쁘다는 결론을 낼 수는 없으며 이 같은 문제점은 아직 확실히 입증된 사실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체벌의 대안

캐나다 매니토바대학 트레이시 아피피(Tracie Afifi) 부교수는 아동학대나 지나치게 가혹한 방식의 양육방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샤나 리(Shawna Lee) 미시간대학 부교수는 증거 기반의 양육 프로그램 및 아동 학대를 예상하기 위한 정책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WA투데이는 부모와 자녀 간 상호작용 치료, 가정방문 프로그램,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요하네스버그의 법원 판결

▲기존에는 부모가 훈육이 합리적임을 입증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

사이언스다이렉트(Science Direct)에 게재된 미시간대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법원은 아이를 때린 부모는 학대 혐의로 수감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년 전 체벌을 범죄로 규정했으나, 훈육을 목적으로 아이를 때린 부모들은 기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요하네스버그 법원의 판결은 체벌 강도가 강하지 않고 합리적인 이유였다는 것을 입증할지라도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반면 비영리 기독교단체인 남아프리카종교의자유(FOR SA)의 이사인 미카엘 스웨인(Michael Swain)은 요하네스버그 법원의 판결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에 따르면, 그는 종교적 신념이 강한 부모들은 체벌이 아이를 위한 훈육 방법으로 여긴다고 주장한다.

또한 남아프리카종교의자유는 해당 법원 판결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부모는 자신의 종교나 도덕 신념에 따라 훈육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훈육은 아이를 위한 목적으로 행해져야 하며 모든 체벌의 목적은 분노가 아닌 사랑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아이에 대한 체벌과 관련된 사회 정책은 의회가 결정해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