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중독은 전세계 질병 부담의 5%를 차지한다(출처=셔터스톡)

약물 중독은 전 세계 질병 부담의 5%를 차지할 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연구에서는 여러 방법으로 알코올과 코카인, 아편 중독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소개돼 주목을 끈다.

전 세계 약물 중독 실태

지난 2014년 미국의 '전국 약물남용 조사 연구(National Survey on Drug Use and Health, NSDUH)'에 따르면, 2150만 명의 미국 성인(12세 이상)들이 물질 사용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0%는 알코올 중독이었으며, 33%는 약물 사용 장애였다. 700만 명의 사람들은 약물 사용 장애와 알코올 중독 모두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중독의 심각성은 비단 미국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질병 부담의 5%가 약물 중독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이에 약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 개발이 절실한 상황으로, 연구에서는 비만 역시 중독과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도 발견됐다.

▲최근 코카인이나 헤로인, 알코올 치료에 효과적인 여러 실용적 실험 결과가 나타나 낙관적인 전망이 앞선다.

장 호르몬, 알코올 및 코카인 중독에 효과

섭식 행동 연구학회(Study of Ingestive Behavior)가 최근 주최한 연례 과학 회의에서는, 기아와 풍만을 알리는 호르몬이 약물과 알코올 남용에 있어 새로운 치료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회의에는 일리노이 대학의 신경 과학자 미첼 로이트먼 박사를 비롯해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알코올 중독 연구소와 국립 약물 남용 연구소의 공동 팀 리더인 로렌조 레지오 박사, 그리고 예테보리 대학의 엘리자벳 옐하그 박사, 펜실베니아 대학의 히스 슈미트 박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 패널에 따르면, 장에서 오는 호르몬은 뇌에서 도파민 신호 전달 조절을 역할을 한다. 도파민 신호는 보상, 즉 음식을 찾는 결정을 통제하는데, 이는 음식이나 음료를 배고픔 이후 섭취했을때 더 만족스럽게 느끼고 반면 간식 후에는 덜 만족스럽게 느끼도록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코카인이나 알코올 같은 약물 역시 장 호르몬이 조절하는 것과 동일한 도파민 네트워크에서 작동한다.

이같은 원리를 알코올 중독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 레지오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위장에서 분비되는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은 알코올 사용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알코올 사용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렐린을 비활성화시키면 알코올 중독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GLP-1과 아밀린 같은 장 호르몬은 음식을 먹는 동안 충분히 음식이 섭취되었다는 것을 뇌에 알리기 위해 방출되는데, 일부 패널들은 이 소화관 내 호르몬의 활성을 증가시켜 약물과 알코올의 보상 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들은 GLP-1과 아밀린을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 이미 미식품의약국(FDA)이 이미 승인한 바 있다는 사실을 강조, 이는 기존 약물을 중독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을 목표로 하는 GLP-1과 아밀린을 재사용하는데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발된 코카인(출처=셔터스톡)

코카인 중독, 단일 유전자 제거로 효과

코카운 중독을 완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약물 표적 발견도 암시되고 있다. 벨기에 브리쉘 자유 대학의 알반 드 케르초브 드엑사에르데가 주도한 이 연구에서는, Maged1 유전자가 쥐의 코카인 사용과 관련된 중독성 행동에 필요하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Maged1 유전자가 없는 쥐는 코카인에 반응이 없었고, 측좌핵(Nucleus Accumbens)이라고 알려진 뇌 영역에서 도파민 방출이 감소됐다. 이들은 약물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고, 반복 투여 역시 코카인의 효과를 증가시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쥐들은 약물이 정상적으로 투여된 곳을 찾거나 약물을 투여하는 것과 같은 중독성 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번 결과로 Maged1 유전자는 코카인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고안된 약물과,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에 대한 유망한 새로운 선도 물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면증 약, 헤로인 중독 치료 가능성

헤로인과 같은 아편 중독뿐 아니라 처방전 진통제 역시 오늘날 중대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아편제는 일단 끊기가 매우 힘든것으로 유명한데, 최근 연구자들은 그러한 이유 가운데 일부를 발견해냈다.

이 연구를 진행한 UCLA 뇌 리서치 연구소의 신경 정신병학자인 제롬 M. 시겔 박사는, 인간과 쥐의 뇌에서 신체감각 조절에 도움을 주는 수면발작 관련 뇌단백질인 히포크레틴 생성 세포를 검사했다. 기면증은 하루 동안 과도한 피로감, 그리고 때때로 발생하는 근육 조절의 상실을 특징으로 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연구팀은 이전에 인간의 기면 발작이 수면 조절에 중요한 오렉신이라고 불리는 신경 전달 물질인 히포크레틴을 함유한 8만 개의 뇌세포 중 약 90%가 손실됨으로 야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헤로인 중독자들의 뇌에서 이러한 히포크레틴 세포를 검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비중독자들보다 54% 더 많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에 헤로인이 증가의 원인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헤로인의 유효 성분 진통제인 모르핀으로 수면 발작에 걸린 쥐를 치료했다.

그 결과, 모르핀이 쥐의 히포크레틴 세로의 수를 증가시켰고, 기면증의 증상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는 히포크레틴 수의 증가가 아편 중독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즉, 히포크레틴이나 아편 중독 관련 세포를 감소시키는 것은 이러한 중독을 끊는데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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