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셔 식물(출처=픽스히어)

호주에 서식하는 뱅크셔(banksias) 식물에서 새로운 자동 밀봉 물질이 발견됐다. 뱅크셔 식물에서 발견된 자가 치유 소재도 개발 중이며, 생물학적 물질이 각종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셔 오스트레일리안 허니서클

오스트레일리안 허니서클로 주로 알려진 뱅크셔 식물은 약 170여종으로 꽃 이삭과 원뿔형 열매가 특징이다. 호주 식료품 체인업체들이 주로 이용하는 꿀 원료인 동시에, 화훼 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들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 뱅크셔 식물은 화재 후에도 재생할 수 있도록 진화됐다. 화재가 발생한 후에도 씨앗을 보관할 수 있도록 환경에 적응한 것. 드문 경우긴 하지만, 최대 17년 동안 보관된 씨앗이 보고된 바 있다. 나무 재질로 된 각각의 꼬투리 안에는 두 개의 씨앗이 들어있다. 이 꼬투리는 씨앗을 화재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송진이 분비되어 꼬투리가 파괴되지 않도록 감싸 밀봉한다. 최근에 발견한 증거에 따르면, 뱅크셔의 송진은 송진보다 왁스의 성질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결과, 화재가 진압된 후에도 꼬투리는 그대로 보존이 되는 것이다.

한편, 온도가 내려가면, 꼬투리에서 씨앗이 떨어진다. 비가 내려 습기가 차면 꼬투리가 벌어져 씨앗이 떨어지는 뱅크셔도 있다. 이렇게 바닥에 떨어진 씨앗 위에 흙이 충분하게 덮이면, 새로운 뱅크셔로 싹이 난다.

뱅크셔의 새로운 자가치유 왁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미카엘라 에더 박사는 뱅크셔의 꼬투리가 송진보다는 왁스로 밀봉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에더 박사의 연구팀은 뱅크셔가 분비하는 왁스를 45~55℃로 녹일 수 있었지만, 씨앗이 든 꼬투리는 54~76℃가 될 때까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왁스가 씨앗 밀봉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전 연구에서는 셀룰로오스 섬유가 열로 인해 약화되면 꼬투리가 열린다고 분석했다.

왁스의 기능은 밀봉보다는 수리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꼬투리는 태양이나 비, 씨앗을 먹으려는 새들의 공격 등 지속해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꼬투리는 다음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 씨앗을 건강하고 질병이 없는 상태로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길게 갈라진 틈을 보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필요로 한다.

호주의 여름, 왁스가 녹는 45~55℃ 범위의 온도는 종종 있는 일이기 때문에, 작은 틈을 천천히 밀봉해 씨앗을 확실하게 보호한다.

▲바나나줄기 추출물은 아이스크림 녹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출처=셔터스톡)

자가 치유 전자

뱅크셔의 왁스는 자가 수리 시스템, 예를 들어 지붕의 누수 부위나 전자제품에 응용할 수 있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카멜 마지디 박사는 금속으로 된 액체를 사용해 부드러운 고무를 이어 붙일 수 있는 자가 치유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기계적 손상을 입은 후 스스로 수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잠재적으로 왁스는 고무의 대체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질이 손상되면, 금속 액체 방울이 손상 부위를 연결해 중단 없이 전기적 신호의 경로를 새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가 치유는 자발적으로 있어나기 때문에 수동적인 수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추가적인 개선만 있으면, 웨어러블 컴퓨터나 로봇에도 적용해, 사람에게는 위험한 우주 공간이나 화재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녹는 속도가 느린 아이스크림

뱅크셔 왁스는 자가 치유 능력뿐만 아니라 콜로이드의 사례이기도 하다. 콜로이드는 미시적으로 확산된 불용성 입자가 서로 붙잡고 있는 혼합물이다. 즉, 아이스크림과 우유가 그 활용 사례다. 아이스크림에 지방이 많이 함유될수록 점성이 강하기 때문에 녹는 속도가 느리다.

콜롬비아의 폰티피컬볼리비안 대학과 캐나다의 궬프 대학은 지방을 추가하지 않고도 더운 여름날 아이스크림이 빨리 녹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공동으로 연구했다. 콜롬비아는 바나나 생산국으로 바나나 줄기 폐기양이 상당하다. 연구진은 바나나 줄기의 셀룰로오스 추출물을 아이스크림에 첨가하면 녹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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