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에 앉아 있는 흡혈 진드기(출처=123RF)

라임병은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세균성 감염 인자가 신체에 침범, 여러 기관에 병을 일으키는 감염 질환이다. 주로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라임병이 최근 캐나다에서 포착되었다. 캐나다에서 발견된 라임병의 경우, 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가 변종인 것으로 드러나 경각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라임병이란

북미 지역에서 라임병(Lyme disease)을 일으키는 보렐리아균은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와 보렐리아 메이요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보렐리아 아프젤리와 보렐리아 가리니가 대표적인 보렐리아균이다. 보렐리아균은 참진드기과 진드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염된다.

라임병에 걸린 환자는 최대 한 달의 잠복기를 거친 후 몸에 '이동성 홍반(erythema migrans)'으로 알려진 확장형 붉은 발진이 나타난다. 피부 발진 자체는 가렵거나 아프지 않지만, 발열, 두통, 피로를 동반한다.

초기에 항생제를 이용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안면 마비, 관절 통증, 심한 두통, 경부 강직, 심계 항진 등의 증상으로 발전한다. 치료를 잘 받아도 라임병에 걸린 환자의 최대 20%는 관절 통증, 기억력 감퇴, 피로 등의 증상을 보인다.

▲라임병 야기하는 요인과 주요 증상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진드기 노출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눈에 띄는 증상이 없을 경우 혈청검사가 진단에 도움된다. 치료에는 항생제가 효과적이어서 주로 독시사이클린, 아목지실린, 세푸록심 등을 사용한다.

라임병은 미국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매개체 질병이다. 미국은 매개체 질병 사례가 매년 30만 건 넘게 보고되고 있으며, 여름철 특히 7월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라임병은 미국 북동부 해안에서 특히 빈번하게 발생한다. 라임병을 옮기는 참진드기는 숲에서 서식하다가 지나가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달라붙어 피를 빨아먹는다. 뉴욕에서 라임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롱아일랜드 등의 뉴욕 교외에 나간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진드기가 센트럴파크와 같은 도시공원에서 발견되는 일은 매우 희박하다.

▲미국에서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매개체 질병, 라임병

시민 과학자들의 도움으로 라임병 규명

최근 수행된 조사에 따르면, 북미에서 라임병 발생 지역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노던애리조나 대학교, 비영리단체 베이에어리어라임파운데이션(Bay Area Lyme Foundation)은 시민 참여자들의 도움을 받아 진드기 분포도와 라임병 발병률을 공동 조사했다.

조사단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우편으로 진드기를 보낸 시민들에 한해 무료 진드기 감정 및 라임병 진단서비스를 시행했다. 세간의 뜨거운 호응 속에 미국 전역 49개 주에서 1만6,000건이 넘는 진드기 샘플을 확보했다. 시민 과학자들은 우편으로 진드기를 발송할 때 ▲진드기를 잡은 장소는 어디인가? ▲진드기의 서식지 유형과 숙주 유형(사람 또는 동물)은 어떻게 되는가? ▲진드기를 잡은 날짜는 언제인가? ▲진드기가 옮아 붙었을 때 어떤 활동을 하고 있었는가? 같은 정보를 필수적으로 기입했다.

지퍼백에 담겨 우편으로 발송된 진드기는 베이에어리어라임파운데이션을 거쳐 노던애리조나 대학교로 보내졌다. 노던애리조나 대학교가 확보한 진드기 샘플은 총 1만6,080건이었다. 연구진은 진드기 샘플을 하나하나 에탄올 처리해 DNA 염기서열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49개 주에서 확보한 진드기는 총 13종이었다. 이 중 검은머리사슴진드기에서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균이 검출되었다. 전체적으로 성체 진드기의 20%가 보렐리아균을 보유하고 있었고, 애벌레 중에서는 11%, 유충 중에서는 5%에서 보렐리아균이 검출되었다. 진드기의 보렐리아균 검출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예상대로 북동부 지역이었다. 새로운 사실은 위험성은 비교적 낮지만 라임병을 유발할 수 있는 진드기 박테리아 2종이 추가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종류의 흡혈 진드기(출처=123RF)

캐나다로 북상하는 라임병

캐나다 공중보건기관 산하 국립미생물연구소의 닉 오덴(Nick H. Ogden)은 동료들과 함께 온타리오 매니토바주와 노바스코샤주에 출몰한 보렐리아 부르그도르페리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캐나다에 출몰한 박테리아는 미국에서 라임병을 일으킨 보렐리아균과는 다른 변종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번 변종이 미국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서두르고 있다. 닉 오덴 연구진의 조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저널(Journal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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