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의 기공 개폐를 측정해 가뭄을 예측할 수 있다(출처=셔터스톡)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공학자들이 식물의 수분 스트레스를 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를 잎에 올려놓으면 잉크가 기공의 개폐를 측정하게 되는 원리다. 정상적인 기후와 건조한 기후에서 각각 기공의 개폐를 측정함으로써 식물이 물을 언제,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기공의 역할

기공은 식물의 잎 표면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수분이 증발하는 위치다. 잎에서 수분이 증발할 때마다 식물의 수압은 내려가고 식물은 토양에서 물을 빨아들인다.

기공은 밤에는 닫히고, 빛에 노출되는 낮에 열린다. 연구팀은 정상적인 기후와 건조한 기후에서 며칠 동안 기공의 개폐 상태를 측정했다. 그리고 정상적인 기후 조건에서, 기공이 빛에 노출되면 7분 동안 기공을 열었다가 어두워지면 53분간 기공을 닫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건조할 경우 기공의 개폐 시간이 달라졌다. 수분이 부족한 식물은 25분간 기공을 열었다가 45분간 닫아두었다.

센서의 개발

MIT 연구팀은 센서를 만들기 위해 기공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유기 화합물인 나트륨 도데실설페이트에 용해되는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잉크를 사용했다. 전자 회로를 만들기 위해 기공이 닫혀도 회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잉크를 기공 주위에 인쇄했으며, 전자 회로에 멀티미터기를 연결해 전류를 측정했다. 그 결과, 기공의 개폐 상태에 관계없이 기공의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기공이 커다란 편인 식물 스파티필럼으로 센서를 테스트했다. 잎에 잉크를 떨어뜨린 후 미소유체 경로를 사용해 인쇄틀을 만들어 잎에 제작한 틀을 올려놓았다. 경로를 따라 흐른 잉크는 잎 표면에 침전물을 남겼다. 그 후 연구팀은 전자 회로를 적용해 잎의 상태를 확인했다.

MIT 선임 연구원 마이클 스트라노 박사는 다른 방법으로는 향후 다가올 가뭄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기존 방법에 토양에 센서를 설치하고, 위성 영상을 사용해 지도를 그리는 등의 기술이 포함되어 있지만, 특정한 식물을 사용해 수분 스트레스를 탐지하는 신기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MIT 볼로드미르 코난 박사는 "물 부족 사태와 기온 변화가 발생 시 신기술을 사용해 농가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T 연구팀은 카메라와 유사한 빛과 영상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를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가뭄 동향

▲가뭄으로 갈라진 땅(출처=셔터스톡)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가뭄에 관한 두 가지 주요 지표가 유럽 지역에서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편차의 정도는 기후 변화 시뮬레이션과 일치했다.

유럽의 기후 변화 예측에 따르면, 북부에서는 가뭄 빈도가 줄어드는 반면 남쪽에서는 증가하고 있었다. 미국 유타주 로건에 있는 유타 주립대학의 제임스 스태그 박사가 관찰한 공간적 패턴도 유럽의 예측과 일치했다.

스태그 박사는 유럽에서 기후가 급증하면 기후 변화의 모든 특징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증발산율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기후과학자들은 유럽에서 가뭄 빈도 편차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만약 기후 변동이 없었다면,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상황과 유사하게 편차는 무작위적으로 분포되어 나타났을 것이라는 것이 스태그 박사의 설명이다.

새로운 과학적 발견은 과학계에 중요하며, 유럽의 농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MIT 마이클 스트라노 박사는 이 센서를 농업에 적용하면 가뭄을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정확한 지표가 개발되면 농가에서 여러 조치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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