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출처=123RF)

생물학적 측면에서도 철학이 존재한다. 즉, 생물학적 철학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과 과학적으로 해야 하는 것의 집합점이다. 현재 이 생물학적 철학의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정자 세포의 편집이다. 쉽게 말해 미리 아기가 태어나기 전 미리 조작을 통해 원하는 유전자의 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기술적으로 인간 게놈을 제어해 부모가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표현하고,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아기를 맞춤 설정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의 안전성 여부와 윤리적 논쟁을 피해갈 수는 없다.

유전자 가위가 유발하는 문제점

사실 유전자 편집은 수년 간 발전을 거듭하며 실제로 그 가능성을 열었다. 이를 위한 최적의 도구는 바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다. 크리스퍼는 3세대 유전자 가위로, 특정 염기서열을 절단하고 편집할 수 있다. 물리적으로 DNA 가닥을 절단하고 세그먼트를 붙여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문제는 이 기술이 윤리적으로 논쟁을 낳을 수 있는 부분에 사용됐으며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들 수 있다. GMO는 일반적으로 식량 부족과는 상관없는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국가, 즉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가뭄으로 고통을 받으며 GMO로 식량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른 가난한 국가와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과학자들이 DNA 유전자좌(DNA loci)를 부주의하게 삭제하거나 절단하면서 의도치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초래한 결과적인 변화는 해당 유기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의 웰컴 생어 연구소(Wellcome Sanger Institute)의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현재의 평가가 표적 Cas9 절단 및 복구 작업으로 생성된 잠재적인 유전자형의 상당 부분을 놓쳤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 중 일부는 유사 분열로 활성 세포의 많은 개체군의 체세포 편집이 이루어지면서 잠재적인 병원성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의 연구는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올로지에 발표됐는데, 절단효소인 Cas9와 관련한 경고를 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크리스퍼 가위로 특정 염기서열을 편집하고 절단할 수 있다.

윤리적 논쟁

사실 올해까지 과학자들은 정자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정자를 유전자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했었다. 그러다 뉴욕에 소재한 웨일 코넬의대(Weill Cornell Medicine) 연구팀에 의해 가능한 접근법이 발견됐는데, 정자를 파괴하지 않고 정자의 외피를 깨뜨리는 전기 펄스를 활용해 크리스퍼를 세포에 직접 전달, 편집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획기적인 방법은 현재까지 현대 의학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주목할만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 기술이 의미하는 무시무시한 가능성 때문에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기능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미리 없애버리는 옵션을 의미한다. 즉 출생 결함이나 기타 관련 선천적인 의학적 장애를 태아가 성숙되기에 앞서 편집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웨일 코넬대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는 이와 관련해, 이론 상으로는 정자에 크리스퍼 가위를 성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남성이 전염시킬 수 있는 모든 단일 유전자 질환이 치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약 1만 개에 해당하는 유전 질환이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같은 설명은 마치 디자이너 도그처럼 인간 역시 디자이너 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더 이상 과학은 소설이나 공상 과학이 아닌 현실에서도 그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예견을 미리 예측이라도 한듯, 미국국립보건원(NIH)는 오랫 동안 인간 배아에 대한 크리스퍼 가위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논쟁을 불식시키려는 제스처를 보여왔다. 영국 정부 역시 연구 목적으로만 인간 배아 편집을 허용했다.

▲체외 수정되는 난자(출처=123RF)

그러나 최근 영국의 너필드 생명 윤리 위원회는 유전자 변형 인간 배아의 전망에 보다 관용적인 견해를 표명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보고서는 인간의 유전자 조작에 접근하는 도덕적 및 윤리적으로 허용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인데, 1년 간의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생명 윤리 학자들과 유전 학자들이 책임감있게 이러한 일을 다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너필드의 워킹 그룹 의장이자 버밍엄 대학의 윤리학, 법학 및 정보학 교수인 카렌 영은 게놈 편집 자체가 도덕적으로 수용되지 못할 것은 아니라는 것이 위원회의 견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전자 기술이 유전적 최하층 계급을 등장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오랫동안 존재해왔다고 말했다. 즉 유전자가 풍부한 사람과 유전자가 불량한 사람들을 탄생시키며 윤리적 치료의 기반이 되는 유전적 연대성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에 대해 그러한 기술로 초래할 수 있는 사회적 함정에 대해 법안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이론을 펼치는데 집중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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