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손 증후군은 손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신경학적 상태를 의미한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스)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증상이 있다. 이 증상은 개인의 의지와는 반대로 비정상적으로 손이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조절 불가능한 경우를 일컫는 신경학적 상태다. 뇌 손상이나 부상으로 인해 유발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외계인 손 증후군(AHS, Alien Hand syndrome)

이 증후군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기록한 인물은 독일의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학자였던 쿠르트 골트슈타인으로, 당시 환자의 증언이 시초였다. 그 당시 57세였던 이 환자는 자신이 왼손이 마치 악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의지가 아닌 손의 의지대로 움직인다는 불평을 했다. 자신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계속 움직일 것 같다며, 손가락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물건을 만지려 한다는 것. 여성은 또한 자신이 손을 유심히 관찰하지 않는 한 손이 무슨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때때로 손이 자신의 목 주위를 감싸거나 질식시킨다고도 말했다.

골트슈타인은 1908년 이러한 독특한 사례를 처음으로 확인하고 기록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시기는 한참 뒤인 1972년이다. 1909년 인정된 이래로 이같은 증후군의 사례는 40~50건 정도나 더 보고된 것으로 알려진다.

▲외계인 손 증후군은 뇌들보나 전두엽 등에 문제가 생겨 발생할 수 있다.

기본 정의 및 특징

외계인 손 증후군은 앞서 설명한 대로 인간의 손이 자신의 행동을 의식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신경 장애의 일종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신드롬(Dr. Strangelove Syndrome) 혹은 아나킥 핸드(anarchic hand)라고도 불린다.

이 증후군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보통 정상적인 힘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손의 상태를 지니고 있는데, 자신의 자유 의지로는 이해하지 못하거나 행동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가령, 손으로 옷을 찢거나 물건을 잡거나 혹은 머리를 쓰다듬는 등의 움직임처럼 반복적인 움직임을 구하한다.

이에 손의 의지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손을 일부로 통제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일부는 마치 자신의 신체가 아닌 제3자의 대상으로 간주하기도 하며, 다른 일부는 유령이나 신, 마귀 등의 존재로 인한 것이라는 믿음까지 갖기도 하는 것. 그러나 이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손의 행동은 대체로 무해한 편으로, 당사자에게는 성가심이나 불편을 초래하는 정도로 간주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상태가 매우 심각해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가령 다른 사람을 때리려 한다거나 질식시키려 하고, 옷을 벗기거나 운전 시 핸들을 다른 쪽으로 꺽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의도치 않게 공개적으로 신체의 민간함 부분을 만지거나 긁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어 난처할 수도 있다.

원인

외계인 손 증후군은 정신과 관련된 상태는 아니다. 신경학적 증상이기 때문에, 뇌의 특정 부분에서 손상이나 상해를 입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뇌의 특정 부위에 발생하는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다음과 같다.

1. 뇌들보 : 뇌들보는 뇌의 좌우 대뇌반구 사이에 위치한, 두 반구를 연결하는 신경다발로, 외계인 손 증후군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확인된다. 당사자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양손간 대립(intermanual conflict)에 기인한다.

2. 전두엽 : 전두엽은 사람의 기억력과 사고력 등 행동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뇌의 운동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영역에서 오작동이 발생하게 되면 외계인 손 증후군이 유발될 수 있는데, 보통 자신의 의도와 반대로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경우다.

3. 마루엽(두정엽) 및 후두엽

마루엽은 중심열, 외측열과 두-후두구에 의해 구분되는 뇌의 상층 부위로, 체감각과 시각, 청각을 통해 입수된 정보를 통합해 신체부위의 위치 등을 인식하고 기획하는 통합중추다. 후두엽은 우정후두고랑 뒤쪽의 작은 부분이다. 이들 돌출부는 비정상적인 손 움직임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외에도 외계인 손 증후군을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일부를 소개한다.

4. 단절 이론 : 신체 움직임을 통제하는 것, 그리고 관련된 자발적 행동 사이에 분리가 존재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신체 움직임의 주된 통제 센터가 끊어졌기 때문에 무의식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단절은 감각의 상실을 초래하게 되고, 이에 손이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수 있다.

5. 자제력 상실 이론 : 인간의 행동을 규제하는 뇌 시스템이 소외된 손을 통제할 수 없다고 믿는 이론이다. 이에 행동에 대한 인간의 주도권이 상실되게 된다.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 일시적으로 근육이 동결돼 손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다(출처=셔터스톡)

증상

보통 손을 제어할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외 기타 증상도 있다.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1. 손이 자신이 알지 못하는 행동을 한다.

2. 손의 행동이 당사자의 주의를 끓었을때에만 행동을 인식할 수 있다.

3. 이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소유되어 있거나 혹은 외계인이 자신의 손을 제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관리 방안

구체적인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손이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이동하거나 산만하게 만들어 특정 행동을 방지할 수 있다.

먼저 미러 박스(Mirror Box)라고 불리는 치료법이 있다. 임상의가 영향을 받고 있는 손을 반사시키기 위해 거울 효과를 활용하는 것인데, 환자는 이를 통해 사지의 움직임이 통증없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원하지 않는 움직임을 일으키지 않도록 손으로 무엇인가를 계속 잡고 있는 것도 효과적이며, 보톡스를 맞는 것도 단기간 동안 근육을 동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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