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이동성 게놈의 52%는 이동성 인자로 구성돼있다(출처=셔터스톡)

사람 게놈의 52%는 이동성 인자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인간과 영장류의 게놈을 비교, 인간 고유의 유전적 인자를 밝혀내 약 8,000개의 새로운 유전 인자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이동성 인자를 운동성 뉴런을 가진 줄기세포로 전환해 운동성 뉴런 질병 연구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었다.

게놈 또는 트랜스포슨의 반복성 및 이동성 인자

인간 게놈은 23개의 염색체 쌍과 미토콘드리아에서 볼 수 있는 플라스미드로 알려진 원형 DNA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DNA코드는 염기쌍(A, T, C, G)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 게놈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이 들어있다. 최초의 인간 게놈 초안은 2000년 6월 26일에 발표됐으며, 2001년 2월 12일에 발행됐다.

게놈 참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내부 및 염색체 끝부분의 상당한 부분이 반복적 염기 서열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잘못된 중복 부분으로 인해 정확한 서열로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게놈 염기서열 분석기의 개발로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는 미국의 주도 하에 1990년에 시작해 15년 계획으로 30억 달러(3조3,000억 원)를 투자해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 순서를 알기 위해 여러 나라가 참여한 초거대 생명과학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로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아주 작은 단백질 부호화 유전자 서열(약 1.5%)이 전체 크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유전자의 나머지 98.5%는 단백질 서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처럼 게놈에는 유전자 이외의 '쓸모없는 것'도 들어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쓸모없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보물일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유전자도 마찬가지다.

반복성 DNA의 상당 부분이 운반 가능한 인자 혹은 이동 가능한 인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적절한 상태에 있다면, 게놈 내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움직임을 잘라서 붙이거나 혹은 복사해서 붙일 수 있다.

▲과학자들은 DNA에서 잘라서 붙이는 게놈을 발견했다(출처=셔터스톡)

이 복사해서 붙이는 인자는 RNA 중간자를 사용하지만, 정보가 DNA에서 RNA, 단백질로 흐른다는 분자생물학의 '중심 원리'를 깨뜨린다. 이러한 RNA 유래전이인자에서 정보는 DNA에서 RNA로 다시 DNA로 순환하여 흐른다.

복사해서 붙이는 RNA 유래전이인자는 긴말단반복순서(LTR)와 비LTR,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게놈의 8%가량은 영장류와 인간의 진화가 진행되는 동안 생식세포의 게놈으로 통합되는 바이러스성 원본 서열로 구성돼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서열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ERV)와 인간 ERV(HERV)로 부른다. 이러한 ERV와 HERV는 LTR 서열로 둘러싸여 있다.

비LTR 복사해서 붙이는 트랜스포슨은 매우 다양하며, SINE 및 LINE, SVA로 알려진 짧은 인자 및 긴 인자로 구성돼있다. 이것들은 mRNA처럼 긴 아데닌 꼬리(poly(A) tails)를 가지고 있다. '알루(Alu)'라고 불리는 SINE은 게놈의 약 13%를 구성하고 있다. L1이라고 불리는 LINE은 17% 정도를 구성하고 있지만, 절반가량은 '알루'와 대비된다. 모든 비LTR 인자는 이동을 위해 L1으로 부호화되는 효소를 필요로 한다. 한편, SVAs는 게놈의 0.1%를 이루고 있다.

이동성 인자는 변이를 유도하기 위한 진화의 메커니즘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ERV 인자는 선천적 면역과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인간 고유의 이동성 인자

캐나다 브록대학 생물학과 핑 리앙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간 고유의 이동성 인자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1만4,870가지의 인간 고유의 이동성 인자를 발견했으며, 그 중 8,000개는 전에는 확인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이것들은 이동성 인자로 유도된 인간 게놈의 전체 비율을 52%까지 높였다.

이 연구는 침팬지 참조 게놈의 업데이트를 통해 시작됐다. 인간과 침팬지의 게놈은 99%가 동일하다. 따라서 비교를 통해 인간 고유의 이동성 인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릴라와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사바나원숭이, 필리핀원숭이, 붉은털원숭이, 개코원숭이, 마모셋원숭이 모두가 포함된다. 연구팀은 이동성 인자 중 1,400만개의 염기쌍이 인간에게만 특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남성 Y 염색체에는 인간 고유의 이동성 인자가 높은 밀도로 들어있었다. 또한, 40가지의 인간 고유 전이 인자는 매우 드문 인간 단백질의 원인이다.

▲인간 게놈의 99%는 침팬지와 동일하다(출처=셔터스톡)

줄기세포와 피기백을 사용해 운동뉴런 질환 연구에 활용해

이동성 인자는 응용할 수 있다. 곤충에서 유도한 잘라서 붙이는 전이 인자, 피기백(piggyBac, 운반 전담 유전자) 유전자를 인간의 줄기세포로 삽입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로마대학의 알레산드로 로사 박사의 연구팀은 분화 유도 유전자와 전위효소가 들어있는 강화된 피기백 전이 매개체를 사용해 인간 유도 만능줄기세포에서 두개골 운동뉴런을 만들었다. 이 방법은 바이러스성 매개체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뉴런 질병 및 치료 개발을 위한 연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유세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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