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부모를 통해 형성하는 유대감은 매우 중요하다(출처=셔터스톡)

가족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필요하면서도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바로 유대감이다. 유대감은 가족 구성원간의 애정이 강화되면서 형성되는데, 자녀가 어릴때부터 자녀를 돌보고 케어하면서 이러한 부모와 자녀간 애착과 애정이 꽃피게 된다.

그러나 어린 시절 이러한 애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인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는 부모와 강한 정서적 유대감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처럼 자녀가 부모와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공격적이며 과잉적인 행동을 하며 성장할 수 있어 향후 여러측면에서 위험성이 발생할 수 있다.

애착이란?

사회 심리적 재활 전문가인 켄드라 체리에 따르면, 애착 혹은 애정은 편안함과 보살핌, 즐거움 등의 감정이 교환되는 독특한 정서적 유대감을 의미한다. 이 정의는 프로이트의 사랑 이론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학자들은 애착 방식에만 전적으로 집중해 해석하기도 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존 볼비가 주창한 애착 이론이 대표적으로, 이 이론은 지속적인 심리적 연결성을 애착으로 정의하고 있다.

혼란 애착

트라우마 전문가인 다이안 헬러 박사는 혼란 애착(Disorganized Attachment) 유형이란 부모가 자녀에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낼때 나타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령 부모가 아이에게 "여기로 와, 가" 이런 식의 지시를 하거나, 아이가 제대로 일을 수행하지 못할때마다 부모에게 지적을 받고 결국은 어떤 행태로든지 처벌을 받는 방식이다. 아이는 이러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익숙해지면, 결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패턴을 가지게 된다. 또한, 부모가 아이를 두려움이나 혼란, 혹은 폭력적인 상호 작용이 존재하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킬 경우 아이는 부모가 안전한 대상이 아닌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유형의 애착은 자녀가 부모를 안전한 대상으로 여겨 애착을 형성하도록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대상으로 인식할때도 형성된다는 단점이 있다. 부모 역시 자녀와 더욱 정서적인 친밀감을 형성하기를 원할 수 있지만, 친밀감 자체를 두려워할 수도 있다.

▲부모가 아이를 두려움이나 혼란, 혹은 폭력적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시킬 경우 아이는 부모가 안전한 대상이 아닌 두려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자녀가 보이는 혼란 애착 유형의 징조 및 증후

힐링트라우마 센터에 따르면 아이가 혼란 애착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 부모가 아이의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부모를 통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다.

* 육체적 및 정서적, 성적 학대를 당하며 애착심이 멀어진다.

* 두 가지의 딜레마를 겪는다. 하나는 아이가 자신의 애착 대상에 의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건강한 애착을 위한 필수 조건인 안전성의 근원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것이다.

* 접근과 회피 사이의 끊임없는 정신적 싸움에 빠져있으며, 마치 꿈이나 최면에 걸린듯한 무감각, 부동 상태에 이르른다. 이는 분리감을 형성시킨다.

* 모호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떠한 모호한 형태라도 내면적으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혹은 분노나 공황 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 현재 시제를 사용해 과거의 미완성된 문장을 말하거나, 혹은 과도하게 말을 자주 중단하는 반응을 일으킨다. 인지적 혼란상태도 가질 수 있다.

*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지 혹은 누군가를 신뢰하는 것이 안전한지를 파악할 수 없다.

* 행동이 분리되는 상태를 보인다.

* 내면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는 느낌때문에 마치 자신의 신체에서도 분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자신의 몸을 돌보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 기억이 마음 속에서 재연되면서, 오감을 통해 마치 그것을 순간적으로 경함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 사교 활동이나 주의력 결핍을 겪으면서 비합리적인 행동이 초래되기도 한다.

* 위험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

* 지속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자정 환경에 노출되면서 내부적으로 혼란을 느낀다.

* 안전한 상태인지 아니면 자신의 환경으로부터 멀어져야 하는 상황인지를 결정하는데 갈등을 느낀다.

혼란 애착 증세가 나타나는 원인

자녀가 이러한 혼란 애착의 증상을 경험하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데이비드 셰밍스 교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인을 소개했다.

* 해결되지 않은 외상이나 상실감 : 부모가 상실한 억제되고 거부된 연결성과 관련이 있다. 약점과 무력함을 상기시키는 상황을 겪을때 다시 나타날 수 있는데, 가령 아기를 돌볼때다. 부모는 이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 연결성이 끊어지고 극도로 민감해지는 육아 : 부모는 갑자기 자신의 행동에 변화를 보일 수 있는데, 이러한 갑작스런 변화는 말이나 몸짓 혹은 애정 표현으로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또한 무서운 행동을 보이는 부모 혹은 두려워하게 되는 부모의 존재를 형성할 수 있는데, 결국 아이를 방치하거나 혹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폭력적 행동을 보이거나 적대적인 언어를 쓰기도 한다.

* 부모의 낮은 정신적 상태 및 반사 기능 : 이는 부모가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른 의도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부모는 다른 사람, 특히 자녀가 자신과 동일한 감정이나 목표를 가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령, 자신의 발이 뜨겁게 느껴진다고 아이에게도 양말을 신기지 않는 것이다. 날씨가 추울때는 아기의 발이 얼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보다 안정성있는 애착을 개발하기 위해 자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애정을 표현해야 한다(출처=셔터스톡)

혼란 애착 증세의 영향

이러한 혼란 애착 유형은 결국 아이에게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이 5가지의 부정적 영향을 소개한다.

1. 왜곡된 자기 이미지와 낮은 자부심 : 아이는 부모가 항상 자신에게 상처를 주거나 두렵게 만드는 이유라고 믿게된다. 이는 자신이 끔찍하고 위험한 존재며, 제대로 일을 수행할 수 없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불안전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라고 생각하게 만들며, 규칙을 이해하지 못해 적절하게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부모의 학대에 노출된다면 자신을 열악하다고 생각해, 수줍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성격을 키울 수 있다. 동시에 집에서 받는 애정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 오히려 지나치게 활동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2. 행동 문제 증가 : 애착심이 분리되면 결국 반사회적 행동이나 기타 다른 행동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아이는 부모와 가진 유대감을 모사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려는 시도를 보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필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결정하지 못한다. 자신의 애착 대상인 부모에 혼란스러움과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에 신체적 접촉을 하지도 못한다.

3. 불안 및 우울증 : 학대받으며 두려워하는 부모를 둔 아이들은 외로움과 분노, 무관심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자기파괴적인 행동을 하며 어떤 것에도 동기부여를 가질 수 없다. 자신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두려움과 불안, PTSD의 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다루는 것도 어려워한다.

4. 주의력과 집중력 장애 : 어린 시절의 초기 유대감은 충동이나 인내, 애착, 그리고 진정 등과 같은 자기 조절 기술을 습득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애착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자기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크다.

외상 경험은 특히 잠재적으로 뇌의 연결을 끊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한 학대나 상실감을 말할때 사고 방식 혹은 말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5. 신경 시스템 변화 : 부모와의 상호 작용이 두려움이나 혼란으로만 반응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주변인이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하지 못한다. 또한, 종종 명확한 동기나 방향성없이 조직적이지 않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부모가 주변에 있을때에도 무엇인가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안정 애착으로 나아가려면?

부모는 자녀와 보다 안정성있는 애착을 개발하기 위해 자녀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애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자녀 양육에서 나타나는 모든 일들은 미래에 일어날 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상기해야 한다. 자녀의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각종 지원 및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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