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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보동물의 게놈 서열분석… 과학계 위업 달성하나?

   김성은 기자   2018-09-27 10:46

 

▲완보동물(출처=123RF)

완보동물과 관련된 새로운 실험과 연구가 과학계, 특히 유전학과 진화론을 바꾸고 있다. 이 생물은 우주와 시간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품고 있는 미래를 위한 발견이다.

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완보동물은 수백 마이크로미터 길이에 약 1,000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소형 동물로 뒤쥐와 북극곰을 연결해 놓은 것과 닮았다.

이 동물은 아주 춥고 방사능으로 가득 찬 진공 상태를 포함한 어느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완보동물의 불멸성과 이질적인 DNA가 상당히 많은 비율로 구성되어 있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불멸성, 그리고 ‘현실과는 동떨어진 특성’

‘물곰’이라고도 불리는 이 작은 유기체와 관련된 연구는 완보동물은 극한의 온도와 압력, 방사능, 우주와 같은 진공 상태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다. 네이처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완보동물의 유전자 중 17.5%가량을 수평 유전자 이동(HGT)으로 확보했으며 이질적인 유전자는 거친 환경에서 극도의 내성을 보일 수 있는 핵심 기제다.

“DNA의 보호 및 수리는 모든 세포의 기본적인 요소이며, 암과 노화를 포함한 수많은 질병에서 핵심 측면”이라고 완보동물을 연구하는 진화생태학자 잉게마르 욘슨 박사는 말했다. 욘슨 박사는 이번 연구로 “인간 세포의 스트레스 내성을 개선하는 가능성을 열었으며, 어느 날 사람들이 방사선 치료를 무한대로 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핵 시설에서 방사능 노출 위험이 있는 근로자들을 보호하거나 극단적인 환경에서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생물학자 밥 골드스타인 박사는 또 다른 완보동물 종의 게놈 서열분석을 실시했다. “완보동물은 여러 종류의 극단적인 환경에 내성이 있다”고 골드스타인 박사는 말했다. 이것은 완보동물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완보동물 게놈이 의미하는 유전적 보고를 이제 막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욘슨 박사는 말했다.

이 동물은 상상을 넘어선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위험에도 직면하고 있다. ‘실험생물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가 완보동물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연구팀은 남극 토종 완보동물 종인 아쿠툰쿠스가 탈수 및 고온, 자외선 복사 수치 증가 같은 스트레스 요인을 포함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했다. 이 생물은 개별 사건에는 대처할 수 있었지만 고온과 자외선 수치가 높아지면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자외선을 쏘인 알에서 태어난 완보동물은 성숙기까지 생존하지 못했으며, 자외선을 쏘지 않은 알에서 부화한 완보동물보다 번식력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DNA 샘플을 채취하는 남성(출처=123RF)

이질적인 DNA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팀은 아주 작은 완보동물의 게놈을 염기 분석한 후, 이 생명체의 게놈 중 상당량, 거의 6분의 1이 이질적인 DNA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완보동물의 유전자 중 약 6,000개는 부모 개체에서 직접 유전된 것이 아니라, 수평 유전자 이동으로 알려진 과정을 통해 박테리아와 식물, 균류, 다른 유기체에서 직접 전달받은 것이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완보동물에 대한 상식이 완전히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진화와 유전자 물질의 습득 과정도 새로 익히게 됐다.

“동물 게놈이 그렇게 많은 이질적인 DNA로 구성될 수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고 골드스타인 박사는 말했다. “많은 동물이 이질적인 유전자를 습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 수준까지인 줄은 몰랐다.”

그리고 완보동물의 또 다른 능력, X레이 손상에 대한 내성이 있는 보호용 단백질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것을 인간 세포의 내성으로 이동시킬 수 있었다. 그 결과, 사람의 DNA는 상당한 방사선 수치에 견딜 수 있게 됐다.

“X레이에 대한 내성은 심각한 탈수에 대한 완보동물의 적응 능력의 부산물로 간주했었다”고 이번 연구의 선임 저자 겸 생물학자인 타케카주 쿠니에다 박사는 말했다. 심각한 탈수 현상은 생명체 분자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그리고 X레이처럼 DNA를 갈라놓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완보동물이 혹독한 조건에서 자신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따라서 쿠니에다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스트레스 내성이 있는 완보동물 종의 하나인 라마조티우스 바리에오나투스(Ramazzottius varieornatus)의 게놈을 염기 분석했다. 이 동물의 게놈을 포유동물의 세포로 삽입하자 완보동물 세포 내의 프로세스를 연구하기가 쉬워졌다고 쿠니에다 박사는 말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물곰’의 내부 시스템 중 어느 부분이 내성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인간 세포 배양을 조작했다.

마침내, 쿠니에다 연구팀은 ‘Dsup’라고 알려진 단백질이 완보동물의 방사능이나 탈수 현상에서도 DNA가 파괴하지 않도록 보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완보동물의 세포를 삽입한 인간 세포가 X레이 유도 손상에 약 40%까지 내성이 생겼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구상의 다른 미세한 동물처럼 완보동물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가득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의료 및 다른 유관 분야에서의 발전을 위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