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지 못한 일을 쉽게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것을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한다(출처=123RF)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완료한 작업보다 완료시키지 못한 작업에 대해 더 많이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끝내지 못한 일을 쉽게 마음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것인데, 이를 가리켜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구소련 시절 베를린 대학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였던 블루마 자이가르닉이 개발한 것으로, 그의 스승이었던 커트 르윈의 관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는 식당의 웨이터들이 이미 계산까지 마친 고객의 주문보다 조리 중이며 계산이 끝나지 않은 주문을 기억해내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밝혀냈는데, 대다수의 웨이터들이 주문지에 글을 쓰지 않고도 모든 고객의 주문을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기억해낸다는 사실에 기반해 관찰 연구를 수행했다.

자이가르닉 효과

르윈 박사의 이러한 관찰에 영감을 받은 자이가르닉 박사는 사람들이 실제로 끝낸 일보다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을 더 잘 떠올리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164명의 성인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모든 참가자들에게 3~5분 안에 끝낼 수 있는 18~22개의 간단한 작업을 완료하도록 요청했다. 과제에는 수학 문제나 퍼즐, 공예 프로젝트 등의 작업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이 과제의 절반을 완료해갈때쯤, 박사는 과제를 완전히 끝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주어진 모든 과제를 끝내려고 시도할때쯤, 박사팀은 참가자들에게 그들이 한 일을 기억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성인의 경우 완성한 것보다 완성하지 못한 작업을 떠올릴 가능성이 두 배나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이같은 결과는 어린이들에게도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불완전하고 미완성의 일이 인간의 기억에 더 많이 남아있고 집착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즉, 완료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일을 하고 있다하더라도, 목표에 대한 생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어떤 일이 중단될 경우, 그 일을 끝내라는 강한 충고가 머릿속에 맴도는 것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작업을 모두 적어둔 후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 완료시키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다루는 5가지 방법

* 끝내야 할 모든 작업들을 적어두기

심리학자이자 콘텐츠 작가인 사라 앨런은 작업을 미완성 상태로 둘때 뿐 아니라 작업을 완료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더라도, 미완성된 작업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잠재 의식은 계획을 적을 수 없기 때문에, 불완전한 작업을 완료하기 위한 방법을 찾도록 집중하게 만든다는 것. 이는 아직 완수하지 못한 과제에 대해 계속 생각하도록 만들어, 결국 현재의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적어두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작업을 완료하기 위해 취할 조치와 수행 계획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 첫 단계를 수행한 후, 작업의 한 부분을 완료하기

이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동기부여를 느끼지 못하고 지연시키려는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 최소한 첫 번째 단계를 수행한 후, 전체가 아니더라도 일부분을 완성하면 두뇌가 작업을 기억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젝트를 다시 수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 마침내 끝까지 완성시키도록 만들 수 있다.

* 힘들고 지지부진한 작업은 더 작은 부분으로 나누기

그 이후에는 어떤 작업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고 부담스러운지를 결정한 후, 더 작은 부분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다. 이는 전체 작업을 완료할 때까지 다음 단계로 하나씩 이동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단기 목표를 완성하면 자부심과 자긍심이 향상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완전히 끝내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했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조금씩 목표의 끝에 다다를 수 있도록 만든다.

* 좋은 습관 쌓기

자이가르닉 효과는 좋은 습관을 만들기위한 전략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가령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싶어하지만 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운동 시간을 줄이거나 다른 한 동작만으로 줄여 시도해보는 것이다. 이는 아예 하지 않은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온다. 그리고 다음날에도 어느 정도 다시 몸을 일으켜 운동을 하도록 만드는 동기부여가 된다.

* 더 많은 정보 유지하기

가급적 많은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피아노 곡을 연주하는 방법을 기억하기 위해 곡의 전반부를 연습한 뒤, 이후 다른 일을 생각하거나 다른 활동을 하면서 잠시 자신을 방해하는 것이다. 가령 그림을 그리거나 디저트 타임을 가질 수 있다. 이후에 다시 피아노로 돌아가서 후반부를 연습하면, 작품에 더 많은 음을 기억할 수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 행동

이 전략은 미디어, 특히 광고주가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간혹 라디오 광고가 특이하고 큰 소리를 내면서 끝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청취자들의 궁금증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다. TV 광고 역시 에피소드로 나누어 시청자가 광고가 어떻게 끝날지를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중 가요에서도 이러한 전략은 통한다. 가령 계속 입가에 맴도는 가사를 써내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계속 인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협상이나 사회적인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누군가가 자신을 기억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강렬하면서 흥미롭고 스릴있는 이야기를 하거나 의도적으로 자신을 방해하는 방법이다. 가령 참석해야 하는 흥미로운 행사가 있다고 말하거나 자신이 의사 결정을 내려야하는 전화를 계속 받는 행동 등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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