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 게놈 분석으로 ‘정크DNA’ 기능 밝혀져

2018-10-02 11:10:45 심현영 기자
▲코알라 게놈 서열 분석으로 '정크 DNA'의 비밀이 풀렸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코알라 게놈의 서열 분석이 완료돼 코알라의 특성과 ‘정크 DNA(junk DNA)’의 비밀이 풀렸다. 정크 DNA는 사람을 포함해 수많은 종류의 게놈에서 볼 수 있다.

▲코알라는 초식성의 유대목 동물로, 호주의 상징이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코알라, 호주의 상징

호주 토착 동물인 코알라는 초식성 유대목 동물로,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생활한다. 화석 기록에 따르면. 코알라는 15~20여 종이 존재했다. 약 35만년 전 모습을 드러낸 코알라는 현재 생존하고 있는 종이 유일하다.

코알라는 웜뱃과 관련이 있으며 퀸즐랜드와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호주 남부의 해연 지역에서 서식하며 호주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코알라는 비사교적인 동물로, 천적이나 기생충이 거의 없지만 클라미디아과 박테리아와 코알라 레트로 박테리아 같은 병원균에 취약하다. 그리고 화재나 가뭄에 대한 위협도 받고 있다.

호주 정부와 국제자연보호연합은 코알라를 멸종 직전 동물로 간주하고 있다. 코알라의 가장 큰 위협은 농업과 도시화다.

코알라의 주식은 영양과 에너지 함유량이 제한적인 유칼립투스 잎이다. 코알라는 30여 종 유칼립투스 나무 중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반면 섬유질과 리그닌 함유량이 낮은 품종을 선호한다. 그 결과, 이 생명체는 하루 24시간 중 최대 22시간 동안 잠을 잔다. 유칼립투스 잎은 대부분 동물에게 유독하지만 코알라는 독소를 분해할 수 있는 시토크롬 P450을 분비하기 때문에 유칼립투스 독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코알라는 여름철에서부터 초가을(5월부터 10월)까지 번식하며, 평균 수명은 13 ~ 18년 정도다. 또한 암컷이 수컷보다 오래 산다. 6살부터 이빨이 닳기 시작하며 이빨이 퇴화되면 굶어 죽는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코알라 아종은 퀸즐랜드 코알라와 뉴사우스웨일스 코알라, 빅토리안 코알라 3종뿐이다. 연구에 따르면, 코알라의 근친교배 수준이 높고 유전적 변인이 적기 때문에 개체수를 걱정할 정도가 아니라고 하지만, 코알라 멸종 위기는 오래 전부터 논의돼 왔다.

▲코알라의 게놈 분석을 위해 컨소시엄이 구성됐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코알라 게놈의 염기 서열 분석

코알라게놈컨소시엄(Koala Genome Consortium)은 2013년 발족했으며, 코알라 게놈의 염기 서열을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8월 완성된 코알라 게놈은 저널 ‘네이처 제너틱스(Nature Genetics)’에 발표됐다.

이 연구에는 7개국에 분포된 29개 기관, 54명 과학자가 참여했다. 연구진은 2만 6,000개 이상 유전자가 포함된 34억 개 이상 염기쌍을 서열 분석했다. 이는 인간의 게놈보다도 많은 수였다.

게놈 분석으로 확인한 주요 결과에 따르면, 코알라는 대사효소인 시토크롬 P450 유전자가 두 개의 확장된 구조를 띠고 있었다. 이 때문에 유칼립투스 잎의 독성을 해독할 수 있었던 것. 이 유전자는 간에서 주로 발현돼 있었다. 즉, 다른 동물은 먹을 수 없었던 유칼립투스 잎이 코알라에게는 안전했던 것이다.

다른 동물이 실수로 유칼립투스 잎을 먹는다면 독성 때문에 쓴맛을 느끼고 먹는 것을 중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코알라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코알라는 다른 동물보다 쓴맛 수용체를 더욱 많이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먹기 좋은 최고의 잎 (독성이 비교적 적은 잎)을 선택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즉, 코알라는 쓴맛에 대한 민감성 덕분에 잎의 작은 차이를 감지할 수 있었다.

코알라 레트로바이러스는 ‘정크 DNA’의 목적을 설명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 따르면, 코알라 레트로바이러스(KoRV)에 감염된 코알라는 게놈에 100개 이상의 바이러스 복제본을 가지고 있다. 즉, KoRV의 수많은 다른 버전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인 이를 바탕으로 백신을 개발하기로 계획했다.

KoRV는 약 5만년 이상 오래된 바이러스로 코알라 개체의 생식세포계열이 됐다. 즉, 게놈을 통해 모체에서 새끼로 전달된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인 것이다.

사람의 경우, 가장 오래된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는 약 500만년 이상 오래된 것으로 대체로 발현되지 않아 ‘정크 DNA’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코알라의 내인성 KoRV는 여전히 활성화되고 있으며 코알라 게놈 내에서 한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할 수 있다. 그 결과, 암을 유발하며 면역 억제 때문에 2차 감염 또한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KoRV는 다른 코알라에게 전염된다.

독일 라이프니츠 동물원 및 야생동물연구협회 알렉스 그린우드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정크DNA’를 항레트로바이러스 방어 메커니즘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인간 게놈의 8%가량이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 서열을 가지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코알라 게놈에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 요소가 포함돼 있으며 KoRV 서열에 삽입하면 불활성화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불활성화 요소를 ‘recKoRV1’이라고 불렀다.

확인 결과, 개별 코알라마다 여러 개의 recKoRV1 복제본을 가지고 있었다. recKoRV1에는 최소 15가지 다른 유형이 있지만 모두 고대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

연구팀은 ‘정크 DNA’와의 재조합이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 불활성화의 일반 메커니즘일 수 있다는 이론을 세웠다. 그리고 이 ‘정크 DNA’는 박테리아와 고세균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크리스퍼 DNA(CRISPR DNA)와 유사한 것으로 간주했다. 고세균류는 바이러스 위협에 대항하는 선천 면역이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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