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트랜스티레틴 돌연변이로 인한 희귀 유전질환은 난치병으로 즉시 이용 가능한 저렴한 치료제가 없다(출처=게티이미지)

단백질 트랜스티레틴(Transthyretin)의 돌연변이로 유발되는 희귀 아밀로이드 질환이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다. 돌연변이 트랜스티레틴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됐지만, 그 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신약은 해당 질환자 모두에게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새로운 모델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

트랜스티레틴, 희귀 유전질환

트랜스티레틴(TTR)은 혈액 및 뇌척수액에 있는 수송 단백질로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T4)과 레티놀 결합 단백질을 이동시킨다. 간은 트렌스티레틴을 혈액으로 분비하고, 뇌실에 존재하는 맥락총은 TTR을 뇌척수액으로 분비한다.

그리고 혈장 속의 두 가지 다른 갑상선 호르몬, 티록신결합글로불린(TBG)과 알부민은 함께 기능한다.

TTR 단백질 집적과 오접힘은 노인 전신성 아밀로이드증(SSA), 가족성 아밀로이드 다발신경병증(FAP), 가족성 아밀로이드 심근증(FAC) 등 아밀로이드 질환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5만 명가량이 유전성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hATTR)을 앓고 있다.

치료법, RNA 간섭

RNA 간섭(RNAi)는 RNA 분자가 퇴행과 관련된 mRNA 분자를 표적으로 삼아 유전자 변환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주로 사용되는 두 가지 유형은 작은 간섭 RNA(siRNA)와 마이크로 RNA(miRNA)가 있다.

마이크로 RNA 유전자는 게놈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발현되는데 반해, siRNA는 단백질 발현을 일시적으로 억제한다. RNAi의 뛰어난 특징은 다용도 크리스퍼(CRISPR)보다 특수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의 hATTR에 대한 RNAi 치료제 승인을 고려이다. 만약 이 신약이 승인되면 미국 최초로 안티센스 치료제를 승인한 것이며, 세계적으로는 유럽규제기관에 이어 두 번째다.

3상 임상시험에 참가한 225명의 환자는 파티시란(patisiran)이라는 이름의 앨라일람의 치료제를 주당 1회씩 총 3회 투여했다. 피험자 중 일부는 신경 손상이 회복됐지만 피험자 중 25~30%는 어떤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환자 모두에게 효능이 있는 치료제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치료제의 효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즉, 일정 시기 이후 해당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돌아갈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3상 임상시험의 피험자들은 미국인이 아닌 유럽인으로 구성됐다는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인과 유럽인은 돌연변이의 발생 빈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임상시험에서는 개선된 삶의 지표에 대리 지표를 사용해 보행 능력 같은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리고 hATTR을 위한 두 가지 안티센스 치료제 모두 생활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치료제의 비용은 연간 환자 당 20만~40만 달러(2억2,000만~4억 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환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현재까지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는 염증 및 간 이식을 위해 FDA 승인 없이 처방되는 복제 약품이 유일하다. 간 이식은 유전자 치료의 한 형태로, 불완전한 TTR 유전자를 기능적인 TTR 유전자로 교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

미국간재단(American Liver Foundation)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약 1만7,000명의 환자들이 간 이식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연간 6,000건의 간 이식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식 대기자 중 약 17%가량은 장기기증자를 기다리다 사망에 이르고 있으며, 간 이식 수술로 모든 hATTR 환자들이 회복에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 희귀 질환에 대한 신약과 치료법이 연구 중이다(출처=게티이미지)

미세 편형동물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질병 모델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환자 중 25~30%가 안티센스 치료제에 효과가 없는 이유를 연구할 계획을 세웠다.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산드라 엔칼라다 박사는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이라는 미세 편형동물이 전통적인 임상전 모델인 설치류보다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실험쥐는 잘못 접힌 TTR이 장기에 축적될 때조차 인간과 동일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반면, 유전학적으로 잘 알려진 미세 편형동물 예쁜꼬마선충은 인간 환자와 유사한 신경 손상이 진행됐다. 심지어 TTR을 발현하기 위해 근육을 유전적으로 조작했을 때조차 인간과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질병의 분자 및 세포 메커니즘과 일치시킬 수 있는 최초의 모델이었다.

TTR이 심장 및 신경 세포에서 분해 및 결합된 방법이 잘 알려졌다고 하지만, 손상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자들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쁜꼬마선충의 근육에서 TTR을 발현시켰다.

연구진들은 체강 근육에서 TTR이 분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TTR은 사람처럼 1주일 동안 집적 및 오접힘 TTR로 분해됐다.

연구진들은 사람 모델과의 유사성을 증명하기 위해 예쁜꼬마선충에 진행성 신경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돌연변이 TTR을 주입했다. 이 편형동물들은 감각신경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성장했으며 통증 및 온도 지각 능력을 상실했다. 이는 사람과 동일한 손상 반응이었다.

연구진이 예쁜꼬마선충의 배설물 재사용 세포를 제거하자 TTR 집적이 더욱 빠르게 축적되고 증상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연구진은 사람에게 있는 유사한 메커니즘 기능을 강화하면 돌연변이 TTR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편모동물 모델로 새로운 가설을 세울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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