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효과는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험에 처한 사람을 오히려 덜 돕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출처=123rf)

길을 걷다가 범죄 현장을 목격하거나 누군가 쓰러지면, 곧바로 달려가 도와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생각과 행동이 따로 놀 때가 있다. 특히 주위에 보는 눈이 많을 때는 머뭇머뭇 대다가 결국 외면하는 사례가 많다.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때문이다.

방관자 효과란

미국 여성 키티 제노비스의 살해 사건에서 유래하고, 사회심리학자인 빕 라테인(Bibb Latane)과 존 달리(John Darley)가 제시한 용어 '방관자 효과'는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험에 처한 사람을 오히려 덜 돕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구경꾼 현상'이나 '제노비스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964년 3월,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제노비스는 뉴욕 퀸즈의 주택가에서 강도의 칼에 찔려 살해당했다. 주민 38명이 제노비스의 비명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도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다. 주민들은 무려 30여분 동안 창문을 통해 지켜만 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을 통해 처음으로 보도된 이 사건은 전국적인 화제가 되었고,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성토의 장을 야기했고, 심리학자들의 연구 본능을 일깨웠다.

▲주변에 보는 눈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구할 확률은 떨어진다(출처=123rf)

라테인과 달리는 당시 현장에서 목격자들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이유를 방관자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68년에 수행한 두 심리학자의 실험에 따르면, 주변에 보는 눈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이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구할 확률은 떨어졌다. 책임감의 전가 혹은 분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거나 이기적인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방관자 효과의 원인은

라테인과 달리를 비롯해 수많은 심리전문가들이 꼽은 방관자 효과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타인의 존재

목격자가 많으면 자신 외에 도움의 손길을 뻗을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이미 조치를 취했다고 가정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책임감이 분산되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이 결국 벌어진다.

2. 모호한 상황

사람들은 상황이 분명하지 않을 때 개입을 머뭇거린다. 키니 제노비스 살해 사건도 그랬다. 일부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연인간의 다툼으로 치부했다. 사람들은 타인의 눈으로 상황을 평가하는 습성이 있다. 다른 사람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생각을 접어버린다.

3. 개입의 두려움

'도와줬다가 나중에 보복을 당하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은 행동에 발목을 잡는다. 어떤 이들은 경찰관의 조사를 받는 것도, 타인의 이목을 끄는 것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방관자 효과를 막으려면

다행스럽게도 방관자 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사람들에게 방관자 효과를 자세히 가르칠 필요가 있다. 긴급 상황에서 도움 행동을 억제하는 상황 요인을 잘 이해하면, 사람들은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의식적으로 도우려고 노력한다.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위급한 상황에서는 그들에게 책임감이나 의무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군중 속에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거기 파란 셔츠 입으신 분, 112에 신고 좀 해 주세요!"라는 식으로 한 사람을 지목해 명확하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