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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도 대낮처럼 밝은 '백야'...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김현영 기자   2018-10-10 12:04
▲ 극지방에서는 한밤중에도 태양이 지지 않는 백야현상이 나타난다(출처=셔터스톡)

하루 한 번 태양은 뜨고 진다. 낮과 밤의 구분이 있기에 우리는 어둠을 경험할 수 있다. 밤에 어두워지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는 신호이다. 

그런데 하루 중 어느 시간에도 결코 태양이 지지 않는 곳이 있다. 극지방에서는 한밤중에도 해가 지지 않아 밤이 낮처럼 밝은 백야(白夜) 현상이 나타난다. 이때의 태양을 '심야태양'(midnight sunshine)이라고 부른다. 

지구 북반구의 일부 나라에서 나타나는 심야태양은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들은 그린란드에서 해가 뜬 시간이 길어진 시기에 자살률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이 중 82%가 백야 현상이 나타난 기간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여성보다 남성들이 목을 매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총기를 사용하는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알래스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불규칙한 일광 노출로 인해 더 많은 수면 장애를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하지(夏至)가 되면 알래스카에는 하루 16시간 이상 햇빛이 내리쬔다. 

심야태양이란 무엇인가?

심야태양은 "하루 24시간 내내 지평선 위로 태양의 일부분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것"으로 정의된다. 

심야태양이 밤을 집어삼키는 백야 현상은 하지에 나타나는데, 북반구에서 하지는 보통 6월 21일 무렵이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극지에서는 1년에 적어도 하루 이상 여름철에 해가 지지 않는 날이 있다. 이렇게 태양이 온종일 지평선 위에 떠 있는 기간이 무려 6개월인 곳도 있다. 

하지에는 태양이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게 된다. 그래서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진다. 이때 극권 밖으로 90km 내에서 심야태양이 관찰될 수 있다. 

심야태양이 떠오르는 나라들

▲ 스웨덴은 백야가 나타나는 나라 중 하나이다. (출처=셔터스톡)

노르웨이는 '심야태양의 나라'로 잘 알려졌다. 그 외에도 백야를 경험할 수 있는 나라로는 러시아, 스웨덴, 핀란드, 미국 알래스카, 그린란드 등이 있다. 아이슬란드와 스칸디나비아의 일부 지역도 심야태양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야태양의 부정적 영향

심야태양은 사람의 기분, 수면 주기, 에너지에 장애를 일으켜 두뇌에 혼란을 야기한다. 장기간의 일광 노출이 가져오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1. 수면 문제

낮과 밤의 불균일한 분포, 특히 낮이 길어져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연장되면 사람의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의 뇌는 밤에 어둠이 깔리면 우리가 잠을 자기를 기대하고 낮에 해가 비치면 깨어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밤중에도 해가 떠 있으면 뇌는 여전히 깨어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이제는 자야 하는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빛이 너무 밝기 때문에 뇌는 깨어 있는 쪽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잠을 아예 자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밤에 제대로 자지 못하면 피로가 쌓이게 된다.

2. 과잉행동, 경조증, 충동성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 Daily)에 따르면 일광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면 우리 뇌에서 세로토닌의 생성도 증가한다. 수면 부족과 더불어 과도한 세로토닌 분비는 충동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것은 여름철에 그린란드에서 자살률이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심야태양이 뜨는 곳에서 더 심한 조증을 겪기 쉽다고 한다. 

3. 기타 건강 문제 

'하루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이 방해를 받으면, 즉 하루 동안 빛과 어둠에 반응하는 신체의 내부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머리가 멍해지는 의식혼탁(mental fog), 두통, 소화문제 등을 겪을 수 있다. 

4. 불쾌한 기분

한밤중에도 심야태양 때문에 잠을 잘 수 없게 되면 기분이 더 나빠지고 더 심하게 짜증이 날 수도 있다.

5. 입천장 화상

심야태양으로 인해 입천장에 화상을 입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너무 세게 숨을 쉬고 계속 입을 벌리고 있으면 눈밭에 반사된 태양이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의 입천장을 태울 수 있다. 

▲심야태양 때문에 겪는 문제 중 하나는 수면 장애이다(출처=셔터스톡)

심야태양의 영향에 대처하는 방법

미국 국방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야가 나타나는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상의 규칙적인 생활을 고수하고, 방에 어두운 커튼을 사용하고, 몸을 이완하는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수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암막 블라인드, 어두운 커튼, 알루미늄을 사용하면 심야태양이 뜰 때도 햇빛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침에 실내등을 켜고 밤에 끄면 수면 패턴을 정상화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심야태양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개인적인 삶이나 일에 지장을 주기 시작한다면 의사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