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친구는 아이가 만들어낸 대상으로, 함께 이야기하거나 상호작용하는 존재를 말한다(출처=123RF)

어린 시절 자신만의 상상속의 친구를 가진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일부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속 친구를 가진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부적합하거나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이 만들어낸 산물의 결과다. 아이가 상상속의 친구를 개발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4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7세의 어린이 가운데 65%가량이 상상속의 친구를 만들어내고 이들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상상의 친구와 테일러의 연구

상상의 친구는 아이가 만들어낸 대상으로, 함께 이야기하거나 상호작용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아이들의 이같은 상상속의 친구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학자는 발달 심리학자인 마조리 테일러다.

테일러는 과거 1980년대 스승이었던 하버드대 심리학자인 폴 해리스의 강의를 듣고 관심을 보였다. 해리스는 당시 아이들을 상대로 한 실험을 진행했는데, 빈 상자를 하나 두고 이 안에 마치 괴물이 있는 것처럼 아이들에게 말한 것. 아이들은 실제로 내부에 괴물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일부 아이들은 겁을 먹고 상자에 접근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 이후 테일러는 아이들의 이러한 심리 현상에 흥미를 갖게 됐는데, 특히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속 친구가 꾸며진 것인지 아닌지를 알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테일러의 딸이었던 앰버 역시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줬다. 앰버는 자신의 상상속 친구인 마이클 로즈라는 한 소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소년은 헛간에 기린을 키우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테일러는 처음 마이클이라는 소년이 실제 인물인줄 알았지만, 이후 교사로부터 그런 학생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앰버가 만들어낸 상상의 친구라는 것을 깨닫게됐다.

테일러는 이후에도 상상의 친구를 가진 많은 아이들을 인터뷰하고, 부모에게 이러한 상상속 친구의 이야기가 서로 일치하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 연구를 수행한지 몇 년후인 1999년 이와 관련한 저서를 집필했다. 여기에는 그동안 테일러가 수집한 모든 자료와 아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앰버의 마이클까지 모두 소개돼있다. 무려 30년간 이 연구에 집중한 테일러는, 아이들이 만들어낸 상상속의 대상인 보통 특별한 능력을 가진 외계인이나 파충류 혹은 기타 다른 동물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의 이런 모습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질문을 함으로써 아이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시사했다.

▲상상의 친구들은 아이의 상상의 동반자이거나 개인화된 객체, 캐릭터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상상의 친구들

발달 심리학자인 트레이스 글리슨에 따르면,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가상의 친구들은 다음과 같은 3가지의 종류로 분류될 수 있다.

1. 보이지 않는 상상의 동반자 : 상상의 친구들은 신화적인 창조물이나 영혼, 유령, 괴물, 동물이나 사람등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보통 육체적인 어떤 모습이 없는 친구들을 만들어내는 아이들의 상상속 친구들이다.

2. 개인화된 객체 : 자신이 만들어낸 대상을 개인화시키고 움직이게 만드는 것으로, 보통 인형이나 박제 동물 등 다른 물건들이 상상의 친구로 간주될 수 있다. 이외에도 액션 피규어나 담요, 장난감 기차 등 특별하게 애착을 가지는 물건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다른 특정한 물체를 상상의 친구로 만드는 것이다.

3. 캐릭터 모방 : 일부 아이들은 다른 이름으로 또 다른 역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혹은 모방의 한 부분으로 옷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가령 슈퍼 히어로를 가장하고 그들이 가는 곳마다 케이프를 착용하는 행동 등이다.

상상의 친구를 가지면 좋은점

상상의 친구를 가지면 여러 가지 유익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 인지 능력 향상 : 한 연구에 따르면, 상상의 친구를 갖는 것은 아이가 자신이나 자신의 사적인 대화에 대해 말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사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인지 능력이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 대인 관계 능력 향상 : 또 다른 연구에서는 상상의 친구를 갖는 것은, 향후 아이들이 실제로 맺는 대인 관계를 다루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 상상력 지속 : 자신의 상상속 친구를 명확하게 묘사하고 개발하는 능력은, 이후 성장할 때도 상상력을 풍부하게 지속시키도록 만든다.

상상의 친구가 사라지는 시기

아이들의 지속되는 성장은 결국 어느 순간에서 상상의 친구들을 사라지도록 만든다. 심지어 아예 기억조차 못할 수도 있다. 테일러는 상상속 친구는 어린 시절의 한때에 그들에게 특별했던 존재이지만 차츰 그 시기에서 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보통은 2년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모는 이러한 기억을 지키는 존재라고 덧붙였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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