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증후군은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는, 인질과 납치범 간의 트라우마다(출처=셔터스톡)

자신을 납치하고 감금한 범죄자에게 애착을 느끼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일이 지난 1973년 발생했다. 당시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의 크레디트반켄의 은행 직원이었던 엘리자베스 올드그렌, 크리스틴 엔마크, 스벤 사프스트롬, 그리고 버기타 런드블라드 등 4명으로, 이들은 자신을 위협한 강도들에 분개하는 대신 그들에게 애착심을 갖고 충성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을 경악케 한 것. 게다가 재판에서도 불리한 증언을 이어갔으며, 강도들의 변호를 위해 돈을 모으기까지 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자.

스톡홀름 증후군의 발생 기원

1973년 당시 은행을 침입한 강도들은 잔-에릭 올슨과 클라크 올프슨으로, 특히 올슨은 교도소에서 탈출한 죄수였다. 탈출 후 그는 크레디트반켄의 은행에 침입해 강도짓을 시도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을 끌고 갔던 경찰과 한 명에게 총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8월 23일부터 28일까지 무려 6일 동안 4명의 은행 직원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이들을 은행의 주요 금고안에 구금했다.

그리고 이 기간동안 은행 직원들은 범죄자들과 애착 관계를 형성했다. 바로 다름 아닌 이들의 친절함을 보았기 때문으로, 강도들은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추위에 몸을 떨자 자신의 재킷을 벗어주었고, 자신의 가족과 연락을 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직원에게는 위로를 해주는 등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강도들의 행동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이에 직원들은 서서히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찰과 인질범과의 협상 도중 올슨은 외화를 비롯한 엄청난 액수의 돈을 요구했다. 게다가 자신의 전 교도소 동기였던 올프슨의 석방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마침내 그의 요구에 응했고, 올프슨에게 파란색의 포드 무스탕 차량과 70만 달러를 보냈다. 그러나 경찰이 응하지 않은 유일한 요구는 이들을 인질과 함께 떠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인질로 집힌지 이틀째가 되자 인질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를만큼 더욱 가까워졌다. 그리고 납치범이 아닌 자신들을 구출하려는 경찰에게 더 많은 위협을 느끼게 된다. 당시 인질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인질 장소로 들어갈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한 경찰관은 이때 납치범과 직원들이 서로 편안한 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를 근거로 그는 언론에 납치범들이 직원들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시키기도 했다. 이 극적은 사건은 당시 스웨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6일째가 되자, 경찰은 보다 적극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기로 결정, 은행에 구멍을 뚫어 최루 가스를 살포했다. 이 공격으로 납치범은 마침내 순순히 항복을 하게 되지만, 인질범들은 정착 자신의 납치범을 보호하는 태세를 취하며 먼저 나오라는 경찰의 말도 듣지 않았다. 결국 밖으로 나왔을때도 인질들과 납치범은 서로를 포옹하고 키스하면서 악수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가운데 2명은 경찰에게 납치범이 자신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다면서 납치범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달라고 당부까지 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독특한 심리적 상태를 탄생시켰다.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행동 심리학자들은 이 사건을 미스터리로 여기고 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사람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는 인질과 납치범 간의 트라우마로 정의된다. 범죄학자인 닐스 베예로트에 의해 처음 기록됐으며,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 명명됐다. 바로 납치범이 인질에게 연민을 보여줄때 인질에게서 개발되는 심리적 현상이다. 실제로 FBI에 따르면, 인질 상황에 빠진 사람들의 8%가 이러한 스톡홀름 증후군의 증상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톡홀름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납치범을 방어하고 탈출할 의지를 느끼지 못하며 경찰의 구출에 오히려 반감을 느끼는 감정 등이 해당된다

원인 및 위험 요소

이 상태의 몇 가지 잠재적 원인은 납치범에 의해 동정심을 얻고 제대로 대우 받으며, 외부세계와 고립된 채로 납치범과 육체적 혹은 정서적 유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납치범을 기쁘게 하기위한 습관까지 개발하면서 의존성이 가속화될 수 있다.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보통 학대나 폭행, 근친상간 희생자, 전쟁 포로, 강제 수용소 포로 및 인질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될 수 있다.

징후 및 증상

1. 납치범 방어

2. 납치범에 대한 애정 표현

3. 납치범에 대한 증언 거부

4. 탈출 거부

5. 납치범을 기쁘게 만들려는 노력

6. 경찰의 구출에 반감

유명한 사례들

1. 패티 허스트, 1974년 : 스톡홀름 강도 사건이 벌어진지 1년 후 상속녀였던 허스트는 이른바 공생 해방군이라는 무장 좌익 과격 단체에 납치됐다. 그러나 몇 달 후에는 이들과 합류해 강도를 벌이며 세상을 놀라게했다.

2. 나타샤 캄푸쉬, 1998년 : 오스트리아에 살던 이 10살짜리 소녀는 당시 볼프강 프리클로필이라는 사람에게 납치됐는데, 무려 8년 간 창이 없는 철창에서 갇혀 살았다. 그리고 2006년 납치범으로부터 도망갈 수 있게 됐을때, 프리클로필은 더이상 소녀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기차에 치여 자살한다. 이후 캄푸쉬는 그를 향해 가난한 영혼이라고 말하며 애도를 표했다.

제이 리 더가드, 1991년 : 더가드는 캘리포니아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필립과 낸시 갈리도라는 커플에 의해 납치당한다. 그리고 무려 18년간 갇혀지내는 신세가 됐지만, 그 동안 더가드는 탈출 기회가 많았음에도 불구, 생존을 위해 납치범들에게 애착심을 형성하게 된다.

치료 방안

납치범과 같이 공존하면서 스톡홀름 증후군이 나타난 사람들은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족 구성원들 역시 환자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지원하면서 적절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