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환경은 인지 기능에 영향을 준다(출처=맥스픽셀)

미 국립정신건강연구소 연구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경제적으로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사고, 학습, 추리, 기억, 문제 해결 등 인지 기능 점수가 낮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파블라 케르마코바(Pavla Cermakova)는 뇌도 노화 과정을 거치며 어떤 사람들의 뇌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노화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다양한 배경과 국적의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 시절 사회경제적으로 가난한 환경이 인지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가난이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

연구진은 평균 나이 71세, 유럽 16개국에 거주 중인 총 2만 244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인터뷰와 테스트를 하고 5년 후 2차 인터뷰와 테스트를 했다.

인지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 동물 이름 맞추기, 새로운 단어 배우기, 특정 단어를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하기 등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한 10세 때 가정의 사회경제적 위치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전체 참여자 총 2만 244명 중 4%인 844명의 사람이 어린 시절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인지 능력 점수가 낮았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과 고용률이 낮았으며 신체적으로 덜 활동적이며 건강하지 않고 우울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았다.

그러나 연구진은 어린 시절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인지 능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케르마코바는 어린 시절의 환경이 교육 수준, 정신 건강, 생활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인지 능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유년기에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 사회경제적으로 가난한 환경이 인지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출처=셔터스톡)

가난의 또 다른 영향

가난은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어린이협회(The Children's Society)에 따르면, 어린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또래 아이들보다 미래를 절망적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적은 수입, 빚, 좋지 않은 주거 환경 등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성인이 되어서도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어린 시절 가난을 경험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2009년 미 컬럼비아대학의 빈곤 아동을 위한 국립 센터 조사에 따르면, 어린 시절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장기간 계속해서 가난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난은 아이들이 교육을 끝마치는 데에도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2007년 미 어번인스티튜트(Urban Institute)의 조사에 따르면 유년기에 가난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 중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비율은 90%지만, 유년기 중 절반가량을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62%에 불과했다.

2016년 미 소아과학회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사고로 다칠 위험이 높았는데, 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5배 더 높게 나타났다. 가난한 가정의 경우 거주하는 집이 화재 위험이 높고 창문, 지붕, 계단 등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오토바이 사고, 보행 중 차 사고, 낙상, 화상, 독성 물질에 의한 중독에 대한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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