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의약학
지나친 음주로 기억 잃는 '블랙아웃', 기억력에 악영향
2019-06-10 09:00:02
심현영
▲음주 후의 블랙아웃은 기억력 악화의 증거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회식 자리에 술이 빠지면 맥이 빠진다. 넘쳐나는 술과 맛있는 음식은 흥을 돋운다. 한잔 두잔 걸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다만 이후가 문제다. 다음 날 아침이면 구역질과 숙취에 시달린다. 그 뿐인가, 지갑은 텅 비어 십 원 한 장 보이지 않고, 옷은 어디서 굴렀는지 다 찢어진데다 악취가 난다. 문제는 어제의 일이 당최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오늘 아침도 머리를 싸잡고 방바닥을 뒹군다. 길바닥이 아니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음주로 인한 단기 기억상실, 이른바 ‘블랙아웃(blackout)’ 현상은 뇌 손상의 징후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억의 입력과 출력을 관장하는 해마는 과음 시 마비가 될 수 있는데, 이때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이 저하돼 블랙아웃 현상이 발생한다. 블랙아웃은 대개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20~30대 젊은 나이에 블랙아웃을 자주 경험하면 훗날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음주는 기억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뉴런으로 하여금 음주를 갈망하게 만든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블랙아웃

블랙아웃은 전면 블랙아웃과 부분 블랙아웃으로 나뉜다. 전면 블랙아웃은 술을 마시는 동안 일어났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백지상태에 빠지는 셈이다. 반면 부분 블랙아웃은 전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부 기억은 떠오른다. 부분 블랙아웃은 전면 블랙아웃에 비하면 심각성이 덜하다.

알코올은 중추신경계 활동을 억제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음주로 인한 기억상실은 해마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경전달물질 감마아미노뷰티르산(GABA)과 신경수용체 NMDA를 파괴하기 때문인데, 이는 장기강화(LTP)에 악영향을 미쳐 단기 기억을 장기 저장소로 전달하는 뇌의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미국 브라운대학 연구진은 음주가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음주가 기억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뉴런이 음주를 부채질하는 이유를 규명하고자 초파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초파리가 알코올을 갈망하도록 유전적 도구를 활용해 초파리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조사결과 과음은 뇌 구조에 영향을 미쳐 단기·장기적으로 기억력을 훼손시켰다. 또한 소뇌 에너지 소비량을 현저히 떨어뜨렸다. 소뇌는 운동 활동성, 다시 말해 신체의 운동 및 평형감각을 담당한다. 소뇌가 제 기능을 못 하면 심각한 경우 평지를 걷는 일도 어려워진다.

블랙아웃은 단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마셨을 때 대부분 일어난다. 또한 지나친 음주는 노르에피네프린 수치를 끌어올린다. 자극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가 갑자기 상승하면 자제력이 떨어져 충동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처럼 지나친 음주는 단기 기억상실 뿐만 아니라 음주자의 안전도 위협한다. 위험한 성관계를 맺거나 성폭력에 노출되기도 하고, 우발적인 사건·사고에 휘말려 낭패를 입는 경우도 흔하다. 미국에서는 무려 1,500만 명이 알코올에 중독된 것으로 전해진다. 순간의 작은 즐거움에 비해 대가가 너무 큰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researchpaper 리서치페이퍼=심현영 기자]

Today's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