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항염증제 심장병 신약을 연내 약품 관리 당국에 승인 신청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노바티스의 글로벌 신약 개발 총괄인 바스 나라시만은 카나키누맙(canakinumab) 성분 심장병 신약을 염증 수치가 높은 심장병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4분기 내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바티스는 카나키누맙 신약의 임상 시험 결과도 발표했다. 카니키누맙 신약을 3개월에 한 번씩 투약한 환자들은 투약하지 않은 집단보다 다른 심장병 발병 확률이 15% 더 낮았다. 암 위험성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카니키누맙 투약 집단과 비 투약 집단 간에 차이가 없었다.

◇ '제2의 스타틴' 카니키누맙 신약

카니키누맙 신약은 의약업계가 염증 문제를 해결할 차세대 신약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현재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치료를 받고 있는 심장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염증은 감염됐을 때 신체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외부 물질이 주입되면 이를 알리는 화학물질이 분비되고 면역세포가 집결된다. 우리 몸을 보호하는 과정이지만, 염증 반응은 지방을 혈관에 축적시켜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염증을 낮추는 심장병 약은 부작용도 따른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면 염증 수치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노바티스의 신약은 콜레스테롤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고 염증만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위스콘신 주 브리검 소재 심장질환 예방연구소장이자 보스턴 소재 여성병원장인 폴 리드커는 "(노바티스 신약은) 스타틴이 나왔던 1994년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것 같다. 스타틴이 처음 나왔을 때 우리는 '심장병과 뇌졸중에 엄청난 영향을 선사할 완전히 새로운 신약이 나왔구나' 하고 대화를 나눴다"라면서 "이 신약은 첫 단계지만 매우 흥미롭고 대단한 약"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리드커는 노바티스에서 컨설턴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어

그러나 이번 임상 시험 결과는 염증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만병통치약이 탄생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콜레스테롤 관리도 꾸준히 받아야 한다. 카니키누맙 신약은 일라리스(Ilaris)라는 이름으로 휘귀병 치료제로서 일부 승인을 받기는 했지만, 희귀 염증 질환 발병률을 높이는 등 심각한 부작용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카니키누맙 신약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도 있지만,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 데는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다.

효과뿐 아니라 가격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도 널리 보급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카니키누맙 신약을 사용한 치료는 현재 연간 6만 4,000달러(약 7,200만 원) 가량 든다. 실제로 비슷한 효과를 내는 다른 종류 약도 연간 비용이 1만 4,000달러(약 1,500만 원)를 넘는 탓에 사용률이 상당히 저조하다. 노바티스 임원진은 가격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기존 치료법을 병행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됐으며, 학술지 '랜싯'과 '뉴잉글랜드의약품저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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