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사람들은 실제로 시력이 좋지 못하다(사진=ⓒ셔터스톡)

수년에 걸쳐 사회는 인기 있는 TV쇼나 영화와 더불어 안경을 쓰는 사람들을 '멍청이', '괴짜'로 묘사해왔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영리하거나 똑똑한 사람들은 시력이 더 나쁘다는 인식을 포함하는 표현들과 결부해왔다. 최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능과 나쁜 시력 사이에는 상당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시와 높은 지능 간의 관계

시력이 나쁜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안경 착용은 귀찮은 일이다. 특히 누워서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자 할 때와 같은 경우에 말이다. 외모 때문에 '멍청이'라는 오명을 쓰거나 동료들에게 차별을 당하는 것 이외에, 안경 착용은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내포한다고 에딘버그대학의 주요 저자 게일 데이비스(Gail Davies)가 밝혔다.

연구를 위해 데이비스 팀은 메타 분석을 수행했다. 유럽, 북미, 호주 등에 거주하는 16~102세 사이의 30만 명 이상에게서 취합한 자료를 조사했다.

데이비스는 성명을 통해 "이 연구는 인지기능에 대한 최대 규모의 유전자 연구로, 사고 능력의 상속 가능성에 기여하는 여러 유전적 차이점들을 식별해냈다. 건강 문제나 뇌 구조에 미치는 공통된 유전적 영향에 대한 발견은 이러한 차이점 중 어떤 것들이 평생에 걸친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매커니즘을 탐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 말미에 실린 결과에 따르면 148개 영역의 DNA를 조사한 끝에, 이 중 58개가 보다 나은 인지적 기능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앞서 발표된 바 없다. 더 나아가 이 연구는 30%의 확률로 높은 지능과 연관된 유전자들이 나쁜 시력과 연관된 유전자였음을 밝혀냈다. 즉 영리한 사람들은 시력이 나쁘다는 오명이 증명된 셈이라고 연구자들은 가디언지를 통해 밝혔다.

나쁜 시력, 높은 인지적 기능

높은 수준의 인지적 기능 외에도, 이 연구는 또한 앞서 언급한 유전자들이 보다 튼튼한 심혈관, 낮은 폐암 확률, 전반적으로 더 나은 정신 건강, 긴 기대 수명 등 보다 나은 신체적 건강과도 연관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비록 결과가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으나, 연구자들은 앞서 언급된 결과들에 대한 잠재적인 원인에 대해 연구하지 않았음을 시인했으며, 추가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연구원 중 한 명인 이안 디어리(Ian Deary)가 말했다.

그러나 디어리는 이 발견이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질환을 더 잘 이해하는 데 참고할 만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우리는 질병으로 인해 혹은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인지적 기능 저하를 이해하는데 있어 이 연구 결과가 무엇을 더 설명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면밀한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경에 대한 다른 연구들

분명히 말하자면, 이 연구는 나쁜 시력과 높은 지능 간의 상관관계를 밝힌 첫 번째 논문이 아니다. 1988년 랜싯(Lance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5,943명의 시력이 나쁜 참가자들과 9,891명의 정상 시력을 가진 18세 남성 중 전자가 시험 성적이 더 좋고 교육 수준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연구의 정확한 이유는 또한 알려지지 않았으나, 높은 인지적 기능은 고도로 주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유전자부터 환경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뇌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전학의 경우 특정 연구 역시 안경을 쓰는 사람들을 봤을 때 다른 사람들이 이들을 보다 이지적이며 의지할 수 있으며 믿을만하며 근면하며 정직하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았다는 결과가 있었다. 재판에서 변호사들이 안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 또 다른 이유인 셈이라고 가디언지는 지적했다.

뉴욕(New York)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하 슬로비스(Harvey Slovis) 변호사는 "안경은 외모를 부드럽게 만들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능력이 없어 보이게 하는 힘이 있다. 수많은 증거가 있는 사례들을 법정에서 다뤘으나, 고객은 안경을 착용했고 무죄 선고를 받았다. 안경은 일종의 발화되지 않은 멍청함 방어를 조성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의 경우, 다양한 TV쇼와 팝컬처 영화에서 여자가 안경을 쓴 경우 못 생겼으나, 벗으면 알고 보니 아름답더라는 비유가 자리 잡았다.

더 나아가 아이작 아시모프 작가는 '무지의 문화(The Cult of Ignorance)'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안경은 문자 그대로 안경이 아니다. 그저 상징, 이지의 상징이다. 독자들은 두 가지 사실을 배운다. (1)광범위한 이지는 사회적 장애이며 불행을 야기한다. (2)정식 교육은 불필요하며, 의도에 따라 축소될 수 있다. 이는 제한적인 지능 발달로 이어지며 행복을 낳는다"라고 서술하고 있다.

▲안경을 착용하면 의지할 수 있으며 믿음직하고 근면하며 정직하다는 인상을 준다(사진=ⓒ셔터스톡)

결과적으로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시력이 나쁜 경향이 있음을 증명했다고 하더라도, 연구원들은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안경을 살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가짜 안경은 착용자를 부정직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자아 인식을 바꾸게 된다고 2010년 연구에서 밝히고 있다고 빅씽크(Big Think)는 보도했다.

잠재적으로 시력을 악화시키거나 다른 종류의 눈 질병을 야기할 수 있는 가짜 안경을 착용하는 대신, 컴퓨터 안경 혹은 청색광을 차단하는 안경을 선택할 수 있다. 청색광은 컴퓨터 화면에서 나오는 빛으로 생물학적 리듬을 바꾼다. 혹은 상황에 따라서는 안과 전문의에게 검안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