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좋아하는 수퍼히어로나 가상의 캐릭터인 척 한다면 지루한 일을 하더라도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사진=ⓒ123RF)
스마트 디지털기기 보급으로 아이들의 집중력이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아예 못 보게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렇다면 산만한 아이를 위해 '배트맨 효과'를 이용해보면 어떨까?
미네소타대학 스테파니 칼슨 교수는 아이가 지루한 일을 하는 동안 좋아하는 슈퍼히어로나 소설 속 케릭터처럼 행동하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자기 거리두기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자기 거리두기(Self-distancing)란 외부인의 관점에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을 일컫는다. 아이들이 외부인의 관점에서 자신의 상황을 볼 때 보다 객관적으로 생각하게 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 이론은 학업이나 집안일에서 집중력을 잃은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면 두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한다(사진=ⓒ123RF)
배트맨 효과를 발견한 방법
칼슨 박사와 연구팀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기 거리두기 전략의 효과를 조사했다. 4~6세 어린이 180명을 실험에 참여시킨 후 랩톱으로 하는 지루한 일을 배정한 후 '좋은 도우미'가 될 것을 요청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스크린 속에 치즈가 보이면 클릭을 하고 고양이가 보이면 클릭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이 일을 하도록 지시받았다. 그리고 지루해지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태블릿으로 놀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아이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때때로 첫 번째 그룹의 아이들에게 '내가 열심히 일하고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반면, 두 번째 그룹에게는 제3자가 아이를 지목하며 '(아이의 이름)가 열심히 일하고 있어?'라는 동일한 질문을 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랩톱으로 일하는 동안 배트맨이나 라푼젤 같은 가상의 캐릭터인 척 할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일하는 도중 반복적으로 '배트맨 또는 라푼젤이 열심히 일하고 있어?'라는 질문을 던졌다.
세 번째 그룹의 아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처럼 보이는 의상도 선택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세 번째 그룹 대다수가 배트맨 같은 망토를 두르거나 라푼젤처럼 느낄 수 있도록 왕관을 쓴 상태였다.
실험 결과, 6세 어린이들은 4세 어린이보다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자신을 가공의 캐릭터로 여긴 세 번째 그룹의 아이들이 가장 오랫동안 맡은 일을 해냈다.
비록 세 번째 그룹의 아이들의 최상의 결과를 제시한 이유는 알아내지 못했지만, 좋아하는 가상의 캐릭터인 척 하며 지루한 일을 하도록 하자 아이들은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보게 됐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즉, 좋아하는 캐릭터로 취급받으면 두뇌의 보상 체계를 자극하게 된 것.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불안도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게 되고 실행 능력이 상승했다. 아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청소년으로 자란다면 뛰어난 사회적 능력을 갖추고 학업 성적도 뛰어나게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자녀가 스스로 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경우 원하는 캐릭터가 되어보도록 격려해보는 것이 좋다(사진=ⓒ123RF)
배트맨 효과를 적용하는 방법
아이들에게 배트맨 효과를 사용하면 인내심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나 활동에 직면하게 되면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돼보도록 권장하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어려운 일을 혼자서 해내도록 독려해야 한다. 그러나 아이가 갑자기 중간이 그만두려 한다면 아이에게 다른 방식으로 응원할 수 있다. 아이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대신 아이가 좋아하는 수퍼히어로나 가상 캐릭터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해밀턴대학의 레이첼 화이트 교수는 "강력하고 존경할만한 인물인 척하는 것은 아이에게 해당 캐릭터의 자신감과 능력을 부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