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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테리오파지, 병원성 박테리아 진단 및 제거 도구
2019-01-16 10:01:19
손승빈
▲박테리오파지는 사람, 식수 및 식품에서 병원균을 제거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사진=ⓒ123RF)

박테리오파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복제되는 존재다. 박테리오파지는 사람과 식수, 음식에서 미생물 병원균을 제거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목적으로, 유럽연구위원회(European Research Council)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대한 박테리오파지 개발 연구에 기금을 제공했으며 미국 식품의약청(FDA)도 박테리오파지 기반 식품 안전성 도구를 승인했다.

모든 유기체가 결합한 것보다 무수하게 많은 존재, 파지

‘박테리오파지’ 혹은 축약해서 ‘파지’란 박테리아와 고세균류를 포함한 미생물을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다. 미생물 학계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파지는 우리 환경에서 가장 일반적인 존재다.

샌디에이고보건대학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다른 모든 유기체가 결합된 것보다 무수히 많은 파지가 존재한다. 파지는 단백질이 코팅된 DNA 또는 RNA로 구성되어 있는 단순한 시스템이다. 파지 게놈은 4개부터 수백 개의 유전자로 구성된 것까지 다양하다.

박테리오파지는 1915~1917년 영국과 프랑스의 과학자들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견되었다. 영국의 프레드릭 트워트 박사는 바이러스성 특징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지만, 프랑스의 펠릭스 에렐 박사는 박테리아를 감염시킨 바이러스에 박테리오파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즉, 파지 요법은 에렐 박사가 개발한 것이며 그는 이질 환자를 파지 요법을 사용해 회복시켰다.

▲박테리오파지는 미생물을 감염시킬 수 있는 바이러스다(사진=ⓒ123RF)

항생제 위기

1940년대 항생제가 개발되면서 유럽 일부와 전 소비에트 연방을 제외하고 파지 요법은 내팽개쳐졌다. 최근 새로운 항생제 개발 속도와 미생물이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는 속도가 같아지는 항생제 위기가 발발하면서 다시 파지 요법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전염병학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해마다 최소 200만 명이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감염되고 있으며 10만 명 이상이 이러한 감염성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파지 요법으로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해결한 연구에 기금 수여

유럽연구위원회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위한 파지 기반 요법을 개발한 독일 Helmholtz Zentrum München 연구팀의 덩 리 박사에게 150만 유로(19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수여했다. 기금 수여의 취지는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 대한 파지의 작용 매커니즘을 확인하는 체계적인 접근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로 새로운 표적 접근법을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위장에서 발견되는 위궤양 및 위암과 연관된 박테리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이번 연구의 주요 표적이다.

비위생적인 식수 진단법으로서의 파지

미국 코넬대학 샘 누겐 박사의 연구팀은 파지가 진단법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코넬 크로니클(Cornell Chronicle)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대장균에 오염된 식수가 주요한 공중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의료 시설이 제한된 지역에서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하다.

이에 연구팀은 탄수화물 결합 모듈과 결합된 반딧불이 발광효소(발광형 단백질)가 들어있는 파지를 조작했다. 테스트를 위해 이 파지에 액체 샘플을 더하고 배양한 후 셀룰로오스 필터로 고정했다. 필터에 대장균이 있는 경우 필터는 형광빛으로 발광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해 3시간 동안 배양한 후 밀리리터(ml)당 10개 이하의 박테리아 검출 한계를 입증했다. 이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오는 경우 해당 물은 배설물에 오염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셔서는 안 된다.

연구팀은 파지를 잠재적인 진단법으로 개발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지에 액체 샘플 테스트 추가한 후 배양했다(사진=ⓒ123RF)

식량 안전성 도구로서의 파지

한편, FDA는 최근 대장균 O157을 제거하는 파지가드-E(Phageguard-E)라는 파지 기반 식품 안전성 도구에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를 승인했다. GRAS란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물질’이라는 의미로 이를 활용한 상업적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장균 O157은 식중독을 유발한다. 시가 톡신 생성 대장균(STEC)인 것이다. 지난 해 미국에서만 STEC 식중독 환자가 5,000명가량 발생했다. 이 박테리아는 신부전과 빈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고령층과 어린 아이에게 특히 위험하다.

네덜란드에 위치한 파지기술회사 미크레오스(Micreos)가 파지가드-E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의 소고기 가공기업과 산업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파지가드-E는 채소에도 효과적이다. FDA는 리스테리아와 살모넬라에 대한 이 기업의 파지 제품도 승인했다.

파지의 장점은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위험을 가하지 않으며 장비나 콘크리트 바닥, 수처리 기계에도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식품의 맛이나 냄새, 질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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