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군인들은 셸 쇼크를 앓을 가능성이 높다(사진=ⓒ셔터스톡)

'셸 쇼크(Shell Shock)' 치료가 현대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셸 쇼크란 고도의 폭력이 동반된 전쟁 상황에 장시간 노출돼 유발된 정신적 손상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전투 피로증 또는 전쟁 신경증이라고도 부른다. 이러한 셸 쇼크는 현대의 PTSD의 원형으로 간주되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군복무를 했던 남성들은 전장에서 경험했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온 군인들은 신체적인 손상이 없는 데도 시력과 청력을 잃었으며 말을 하지 못하고 몸이 마비됐다.

전문가들은 폭탄이 터지는 전장에 노출됐던 경험에 의한 것이라고 간주했다. 그러나 이후, 최전선에 배치되지 않는 군인도 이와 같은 상태가 유발될 수 있는 데에는 그보다 심각한 원인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과의 연구에 따르면, 1915년 2월 최초로 찰스 메이어 박사가 정신적 외상을 입은 군인들의 상태를 '셸 쇼크'라고 진단했다.

분석

메이어 박사는 주기적으로 터지는 폭탄에 노출된 세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이 같은 압박으로 외상성 뇌손상(TBI)가 유도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세명의 피험자가 미각과 후각이 손상되고 기억상실증이 유발됐으며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였다고 메이어 박사는 밝혔다.

메이어 박사는 심리학자인 윌리엄 맥두걸 박사와 함께 셸 쇼크를 앓고 있는 군인은 사고에 대한 기억을 분열시키거나 억눌러서 자신의 외상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

미국심리학회에 따르면 셸 쇼크의 증상에는 악몽, 혼란, 떨림, 피로, 두통, 균형감각 상식, 시각 및 청각 등의 감각 손상이 있다. 그 외에도, 마비, 근육 수축, 불규칙한 심박수, 현기증, 식욕 저하, 불안 및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셸 쇼크 환자의 행동

셸 쇼크를 겪고 있는 군인은 정서적으로 약해지며 꾀병을 앓곤 한다. 그리고 법정에 세워지면 자신의 비겁함이나 탈영, 명령 불복종을 설명하기도 한다.

셸 쇼크 증상을 보이는 군인은 제대할 수 있어, 군에서는 군인의 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이 문제를 인정하는 것을 꺼렸다. 그 결과, 메이어 박사는 셸 쇼크가 실제 존재하는 병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은 군 장성들로부터 상당한 비난을 받게 됐다. 그리고 일부는 군대에 보다 많은 규율을 제정함으로써 셸 쇼크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셸 쇼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군의관들은 해당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전기충격치료나 독방 감금, 정서적 박탈, 신체적 재교육 등의 잔인한 치료를 처방했다. 비교적 덜 가혹한 치료를 받은 군인들은 식단 치료, 최면술, 마사지 등을 처방했다.

허스트 소령과 기적의 치료

얼마 후, 한 영국군 소령이 영국 실 헤인 병원에서 '기적'의 치료법을 개발했다. 그는 군인의 90%가 단 한번의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작업요법이 전공이었던 그는 환자가 창의력을 통해 정신적 외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는 셸 쇼크를 앓고 있는 군인을 평화로운 도시 데본으로 보냈다. 과잉 흥분상태의 군인들을 치유하기 위해 농장에서 일하도록 한 것이다. 그곳에서 환자들은 글을 쓰고 잡지를 만들었다.

셸 쇼크로부터 회복한 군인 중 한 명인 퍼시 미크 이등병은 제대 후 영국에서 셸 쇼크 군인이 받은 치료를 묘사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현대의 치료법

메이어 박사는 셸 쇼크 치료에서 세 가지 중요한 요소는 '즉각적인 조치, 적절한 환경, 심리치료'라고 설명했다.

셸 쇼크의 증상을 PTSD와 유사하다고 간주한 이후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동일한 치료법을 사용했다.

셸 쇼크를 앓고 있는 퇴역군인들이 다른 퇴역군인들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그룹 치료를 제공했으며 정신적 외상을 치료할 방법을 제안했다. 이외에도 휴식 기법, 치료제 등의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우울증은 셸 쇼크의 증상 중 하나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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