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테리아·곰팡이, 기후변화로 인한 식물 스트레스 감소와 성장에 도움
수정일 2020년 02월 04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03일 월요일
▲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식물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대부분의 박테리아와 곰팡이(진균)는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식물에게 좋은 요인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 유기체의 특정 공생 종의 경우 식물이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워싱턴주립대학(WSU) 연구팀에 따르면 모든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식물을 해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공생 관계를 맺을 경우,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식물이 스트레스적인 시기를 맞을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특정 종들에 의해 얻어지는 결과로, 화학치료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 작물 수확에 고통받는 농부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연구는 기능생태학지에 발표됐다.

식물에게 유익한 미생물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야생의 환경에서 유기체들 사이의 생존을 위한 싸움은 정상적이다. 가장 큰 동물부터 가장 작은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모든 생명체는 번식을 하고 번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들을 해야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자신이 아닌 다른 종에 냉소적이고 공격적인 것은 아니다. 가령 일부는 포식자를 더 잘 물리치고 자원을 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조화로운 관계를 맺기도 한다. 식물의 경우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이러한 공생 관계의 예시가 된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식물과 이들의 공생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이점을 발견했다. 공생체는 식물에게 영양소를 얻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외에도, 힘겨운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이다. 가령 공생체와 공생 관계 있는 식물은 극한의 온도나 가뭄에 더 오래 견디고 지속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이 농지에 적용된다면, 공생체는 극한 기후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스테파니 포터는 "식물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은, 식물 안팎에서 살며 식물 미생물군집을 구성하는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영향을 받는다"며 "인간의 소화 시스템 내에 사는 미생물들이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유지시켜 주는지와 마찬가지로, 미생물 역시 식물 건강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조사를 위해 연구팀은 89개의 출판 논문 및 연구들을 연구 샘플로 채택했다. 그리고 이들 연구에서 식물에 대한 총 288개의 실험 사례를 확인, 식물 성장에서의 박테리아 및 곰팡이 역할을 비교하기 위해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들 미생물은 식물 조직 내에 있거나 식물 표면을 영토화해 서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증거를 이용해 미생물이 어떻게 식물의 생물학적 및 물리적 스트레스 요인을 개선시켰는지 분석했다.

연구 샘플에서는 총 5가지 종류의 공생 박테리아와 곰팡이들 식물 뿌리 내부와 주변에서 발견됐다. 이에 연구팀은 이들이 곰팡이 질병이나 미세한 벌레, 중금속 노출, 추운 온도, 가뭄 및 염분 함량이 높은 토양 등 다양한 식물 스트레스 요인에서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관찰, 이후 미생물들이 식물의 성장 및 바이오매스, 수확량에 미치는 영향을 집계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모든 공생 미생물 종은 식물에서 이점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식물을 괴롭히는 불리한 환경 요인들로부터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킨 것이다. 공생 관계가 스트레스 기간 동안 식물이 받는 피해의 23%(효과 규모)까지 완화시킨 것으로, 스트레스가 없는 동안에서의 공생 관계 개선은 이보다 더 높은 최대 65%에 이르렀다.

농지의 중요성

이번 연구는 식물의 공생 관계뿐만 아니라, 가장 최적의 공생체를 파악하는 것이 농작물 증진에 중요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사실 오늘날의 기후변화 영향은 연간 농작물 수확량을 감소시켜 농부들의 소득과 지역 및 세계 식량 공급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에 더해 농작물에 대한 흔한 병원균은 농부들이 더 나은 수확을 얻을 기회를 더욱 줄인다.

연구팀에 이와 관련해 스트레스 요인을 완화할 수 있는 작물의 공생균을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농부들이 호르몬을 사용하는 대신 식물 미생물을 사용해 이들이 스트레스에 더 잘 견디도록 해야한다는 것. 이러한 방법은 특히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적 및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식물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공생 유기체들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도 똑같은 일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U의 식물병리학자 마렌 프리에센은 공생 미생물은 화학물질이나 호르몬에 비해 식물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더 지속력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가뭄에 시달리는 미 농작물들

미 농업부 산하 경제조사국(ERS)에 따르면, 가뭄과 싸울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가뭄에 견딜 수 있는 강한 농작물을 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13일, ERS는 가뭄에 견딜 수 있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 관련 상용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비록 농경지가 가뭄을 겪고 있더라도 가뭄 내성(DT) 옥수수는 연간 수확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DT 옥수수는 지난 2011년부터 널리 보급돼 왔다. 그리고 이후 2016년 기준으로 전국 옥수수 면적 중 약 22%가 이 DT 옥수수 품종으로 재배되고 잇다. 특히 가뭄에 취약한 지역에 심어진 것으로, 가령 네브라스카에 있는 옥수수 에이커의 42% 이상, 그리고 캔자스에 있는 옥수수 에이커의 39%가 이 DT 품종을 심은 것이다.

옥수수에 대한 가뭄 내성은 유전 공학과 기존의 전통적 방법의 두 가지 접근법에서 개발됐다. 먼저 유전공학적 측면에서 고초균의 유전자를 옥수수 식물에 삽입해, 그 유전자가 단백질로 하여금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반면 전통적인 방법은 가뭄에 가장 적합한 옥수수 품종을 예측하기 위해 분자 육종 연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계산된 예측 결과에 따라 옥수수 품종을 번식시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DT 옥수수 품종을 채택하는 데 있어 주요 이슈 중 하나는 가격이었다. 최적으로 만들어진 품종이 보통의 옥수수 종자보다 더 비쌌기 때문으로, 2016년 자료에 따르면 DT 품종을 비롯해 제초제 내성(HT) 및 방충제(Bt) 옥수수 종자의 1봉지 평균 가격은 264달러였다. 옥수수 종자에 대한 DT 특성들의 평균 가격이 봉지당 10달러라는 의미다.

최치선 기자 ccs@transfinite.co.kr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키워드
박테리아
곰팡이
가뭄
스트레스
기후변화
미생물
유익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