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RTH CRISIS] 해양 열파, 고래 생존 위험 요소 될 수 있다
수정일 2020년 02월 04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04일 화요일

해양 열파는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이같은 효과 중 하나로 '고래 얽힘' 현상을 지적, 더 많은 고래들이 해양 열파로 인해 낚시 장비에 걸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수행한 캘리포니아대 산타크루즈(UCSC) 연구팀에 따르면 낚시나 그물에 걸리는 고래의 수는 해양 열파에 의해 추적된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고래가 먹잇감을 찾기 위해 해안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낚시 장비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게재됐다.

 

▲해양 열파가 고래를 위협에 처하도록 만들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전 세계의 보존 노력에 따라 지난 수 년간 많은 고래 종들이 최적의 개체 수에 도달했다. 그러나 해양 열파는 이러한 보존 노력에서 벗어나 있다. 이 열파는 따뜻한 물을 지속시켜 생태계를 바꾸는데, 장기간의 이같은 수온을 견딜 수 없는 해양 생물들이 결국 서늘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미국립해양대기국(NOAA)에 따르면, 고래 역시 해양 열파가 발생하는 동안 해안에 더 가까이 이동한다. 이는 다시말해 인간 활동에 영향을 받기 쉬워진다는 의미다. 일단 해안쪽으로 이동하면 낚시 바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고래 얽힘 현상을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보존 노력을 사라지게 만드는 주요 위협이라고 지적한다.

 

고래가 낚시 바늘에 걸려들면 다치거나 죽을 수 있다는 점이 위험한 이유다. 이들이 바다 안에서 해안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바로 식량 공급으로, 고래들의 먹잇감들을 종종 해양 열파를 피하기 위해 해안으로 이동하는데 이는 고래들이 뒤따르도록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런 가운데 UCSC 연구팀은 해양 열파와 증가하는 고래 얽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그 결과 블롭(blob, 거대 온수대)은 고래 얽힘 사례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롭은 지난 2013년 전문가들에 의해 발견됐는데, 이후 2014년과 2015년에는 태평양으로 확산됐다. 연구팀은 이들 블롭에 의해 전달되는 따뜻한 온도가 고래의 식량 공급을 포함해 해양 생태계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연구의 첫 저자인 자로드 산토라는 "해양이 온난화되면서 혹등고래들의 먹이 공급 행태와 생태계에 변화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고래와 게잡이 낚시 장비가 더 많이 겹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3년간 발생했던 많은 사례들의 퍼펙트 스톰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고래가 멸치나 크릴 같은 작은 해양 동물을 먹고사는 경향을 보이며, 시원하고 영양분이 풍부한 환경 등 특정의 이유들로 해안에 더 가깝게 머무른다고 설명했다. 물론 자신과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을 피하기 위해 연안 지역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해양 온도가 정상보다 더 따뜻해지면 이들의 먹잇감 종들과 고래의 위치는 뒤바뀔 수 있다. 

 

이는 2014~2016년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블롭은 작은 해양 동물들에게 매우 넓고 따뜻한 수온 지역을 가져다줬다. 그리고 블롭이 예상보다 더 오래 머물게 되면서, 이 따뜻한 바닷물들은 북미 연안의 태평양에 상당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즉 사료 종들이 해안에 더 가깝게 머물도록 한 것이다. 블롭이 만일 그 곳에 없었다면, 멸치와 크릴은 때때로 연안 지역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블롭이 이처럼 사료 종들을 좁은 지역으로 밀어내자, 고래들은 곧 식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근처에 먹이가 없게 된 것으로, 이에 이들을 찾아 자신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그리고 결과적으로 고래들은 사료 종들이 가득한 해안으로 이동해 낚시 바늘에 걸리는 고통을 맞게 됐다.

 

실제로 2015년 혹등고래의 얽힘 사례는 53건으로 증가했으며 이듬해에는 55건으로 늘어났다. 2014년 이전에는 매년 10건 정도밖에 발생하지 않았었다.

 

블롭은 또한 유독한 조류 대증식도 발달시킨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던저니스 크랩스가 수행한 실험에서 신경독소인 도모산이 발견된 것으로, 이는 2015~2016년 게잡이 철에 발생했다. 다만 당시 고래가 해안에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게잡이는 2016년 3월 말로 늦춰졌다.

 

NOAA의 2017년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해안을 따라 발생한 대규모 고래 얽힘 사례는 76건에 이른다. 76건 중 70건은 살아있는 상태였고 6건은 이미 죽은 상태였다. 이 총 건수는 2007~2016년까지 10년 간 발생한 연평균 69.5건과 비슷한 규모다.

 

자료에 따르면 얽힘 사례 가운데 가장 흔하게 발견된 고래 5종은 혹등고래를 비롯한 쇠고래, 밍크고래, 대왕고래, 그리고 북대서양참고래다. 지역별로는 대서양 중부와 북동부에서 33건, 서해안에서 29건, 하와이 7건, 알래스카 5건, 대서양 남동부 2건이었다.

 

고래종별로는 4개 지역에서 49건이 혹등고래 계통으로 나타났으며, 쇠고래 계통은 1곳서 11건, 밍크고래 계통은 1곳서 7건, 대왕고래 계통은 1곳서 3건, 그리고 북대서양참고래 계통은 2곳의 지역에서 2건으로 나타났다. 낚시 기구 유형별로는, 선과 부표가 21건, 원인 불명의 밧줄이 18건, 어획 덫 13건, 모노필라멘트선 10건, 어망 9건, 금속선 4건, 파편 1건, 알수없는 원인 1건이었다.

 

2017년 보고된 고래 76마리 중 21마리가 완전하거나 부분적으로 방류됐으며 4마리는 스스로 방류, 45마리는 생존한 것으로 추정됐다. 나머지 6마리는 죽었다.

최치선 기자 ccs@transfin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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