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EKA] 꿀벌들 군집 붕괴 막는 유전자 변형 박테리아 개발
수정일 2020년 02월 11일 화요일
등록일 2020년 02월 11일 화요일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이 유전자 변형 박테리아 균주로 꿀벌들의 치명적인 군집 붕괴를 막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된 이들의 연구 결과는 농업 분야에서 사용되도록 확장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이 박테리아가 쉽게 자라며 꿀벌들이 면역력을 갖게 하고 꿀벌 이외의 종으로는 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텍사스대학 연구진이 유전자 변형 박테리아 균주로 꿀벌들에게 치명적인 군집 붕괴를 막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출처=위키미디어 커먼즈)

미국에서는 꿀벌 군집 붕괴가 늘어나면서 성체 꿀벌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현재는 꿀벌 개체수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다.

 

군집 붕괴 장애(Colony collapse disorder)는 대부분의 일벌이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 확인된 원인 두 가지로는 진드기 등의 해충, 그리고 꿀벌의 날개를 변형시키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꿀벌들을 약화시키고 이들이 다른 병원체에 더 취약해지도록 만든다.

 

연구진은 꿀벌에게서 발견된 박테리아 균주를 유전공학적으로 처리해 다른 바이러스 및 진드기 등을 처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낸시 모란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꿀벌의 몸에서 특별한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이 박테리아는 다른 어떤 곳도 아닌 전 세계 꿀벌들의 몸에 서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실 환경에서 유전공학적으로 수정된 박테리아를 수백 마리 꿀벌에게 전파하고 RNA 간섭 반응을 촉진했다.

 

바이러스 표적화 치료를 받은 꿀벌은 대조군 꿀벌과 비교했을 때 10일 생존 가능성이 36.5% 더 높았다. 또 진드기가 있는 꿀벌은 진드기를 표적으로 하는 박테리아 균주가 있는 꿀벌과 비교했을 때 10일 째에 죽을 가능성이 70%나 더 높았다.

연구진은 변형된 박테리아로 젊은 일벌들의 면역력을 높이면 벌의 면역 체계가 향상돼 이들이 진드기의 공격에 당하거나 날개가 변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란은 "이번 연구는 꿀벌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으며 과학자들이 유전자 조작된 미생물 군집으로 꿀벌의 건강을 개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렇게 변형된 박테리아가 야생에서 다른 동식물이나 곤충에 전파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실험에 사용된 박테리아 종류는 벌의 내장에 사는 데 고도로 전문화돼 있기 때문에 벌의 몸 밖으로 나가면 오래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변형 박테리아가 꿀벌에 대한 예방 접종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유전공학적으로 조작된 박테리아는 특정 꿀벌 유전자를 분해해 꿀벌 게놈의 작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 고보다 강력한 꿀벌들을 생산한다는 새로운 육종 전략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연구 결과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유전자 변형 박테리아를 테스트하기 전에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드기나 날개 변형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사용된 다른 방법에 비해 유전자 공학 박테리아 방식이 더 비용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꿀벌의 개체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군집 붕괴 장애로 꿀벌 집과 일벌의 수가 감소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메릴랜드대학에 속한 비영리 단체인 꿀벌 정보 파트너십(Bee Informed Partnership, BIP)에 따르면 2018년 10월 1일부터 2019년 4월 1일, 6개월 사이에 꿀벌 개체수가 무려 37.7%나 감소했다. 

 

2017~2018년 같은 기간 동안 7%p 높은 수준이다. BIP가 2006년에 조사를 시작한 이후 2019년 겨울 시즌에 꿀벌 개체수 손실이 가장 높아진 것이다.

 

코넬대학의 보건학 교수인 스콧 맥아트는 "관리되고 있는 꿀벌 개체수 손실이 40.7%에 달했다. BIP의 조사 결과와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꿀벌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높은 손실을 기록해 왔으며, 전문가들은 더 이상 이런 큰 손실률에 당황하지 않을 정도다.

 

한편 수분을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는 꿀벌은 꽃, 과일, 채소 등을 수분하며 미국에서만 약 200억 달러(약 23조 9080억 원) 상당의 농작물 생산을 지원한다.

 

꿀벌의 손실은 수분량 감소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치명적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다.

 

2019년 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상 모든 곤충의 질량이 매년 2.5%의 비율로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2119년에 모든 곤충이 멸종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다. 곤충이 사라지면 먹이사슬에 따라 조류, 어류, 일부 포유류, 식물, 다른 종의 식량 공급원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곤충의 10%는 지역적으로 멸종했으며, 곤충종의 멸종률이 다른 동물종에 비해 8배나 빠르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곤충은 날도래목 곤충(68%), 나비(53%), 딱정벌레(49%), 꿀벌(46%), 하루살이(37%), 잠자리(37%), 돌파리(35%), 파리(25%) 등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찰되고 있는 급속한 식물 다양성 감소는 때때로 6번째 대량 멸종의 징조라고 불린다.

 

연구진은 "곤충이 지구상의 모든 육상동물종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6번째 대량 멸종 사건은 지구의 생명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심각한 문제다.

최치선 기자 ccs@transfin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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