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P2 단백질의 영향으로 추정

인간의 탯줄 혈액인 제대혈에서 발견된 단백질이 늙은 쥐의 기억과 학습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단서가 발견됐다.

미국 뉴욕 신경 줄기세포 연구소의 과학 디렉터 샐리 탬플 박사는 "이것은 흥미진진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수십 년 전 이뤄진 실험에서도 늙은 쥐와 어린 쥐의 순환계 연결, 동일한 혈액 공급을 통해 늙은 동물을 젊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신경과학자 토니 위스-코레이 박사팀은 이와 유사하게 젊은 쥐의 혈장을 주입해 늙은 쥐를 젊게 만드는 방법을 실험했다.

혈액에서 정확히 어떤 인자가 노화를 되돌리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생쥐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생화학 및 기타 분석을 하기에 충분한 양의 혈장을 수집하기 어렵다.

쥐의 혈장을 대신하기 위해 연구팀은 최근 줄기세포 연구 등에 가치가 높은 인간 제대혈을 사용했다.

실험 대상으로는 면역계에 결함이 있어 인간 조직에 대한 거부 반응이 없는 여러 연령대의 쥐가 선택됐다.

젊은 쥐의 혈장과 마찬가지로, 제대혈 혈장은 늙은 쥐의 해마 부위 순환 활성화 뉴런에 2주동안 매 4일마다 주입됐다. 해마 부위는 기억의 생성과 저장에 관여하는 부위이다.

그 결과, 노화된 쥐들은 학습과 기억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더 빨리 미로를 탐색했으며 과제를 한결 수월하게 해냈다.

연구팀은 사람의 유전자에 풍부하지만 나이와 함께 일반 혈액 순환에서는 감소하는 혈액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 단백질에는 상처 치유와 항암 기능 등을 하는 효소의 생산을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TIMP2(Tissue metallopeptidase inhibitor 2)라는 이름이 붙었다.

TIMP2를 투여 받은 늙은 쥐는 제대혈 혈장을 주입한 쥐와 거의 동일한 능력을 나타냈다는 것에 위스-코레이 박사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한 TIMP2에 대한 임상 시험의 대조군으로 사용된 TIMP2 고갈 제대혈이 늙은 쥐의의 두뇌 활동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젊은 쥐에서 TIMP2를 차단하면 기억이 손상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기존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노화 방지 인자로 알려진 단백질 GDF11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성분이 뇌에서 새로운 혈관과 신경줄기세포의 성장을 촉진 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GDF11이 근육을 젊어지게 만든다는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GDF11 수준이 연령에 따라 증가한다고 설명했기 때문에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위스-코레이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성분이 GDF11의 역할을 부인하는 증거는 아니라고 밝혔다.

GDF11 뇌 연구를 공동으로 이끌었던 하버드 대학의 신경과학자 루빈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 내 많은 개별 요소들이 뇌와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템플 박사 역시 "실제로 GDF11과 TIMP2 처리를 결합해 새로운 뉴런을 생성하고 존재하는 세포를 최대한 활용하는 치료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연구에 큰 의의를 두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의 이리나 콘보이 박사는 늙은 쥐를 쳇바퀴에 올려놓는 정도로도 학습능력이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포드는 대학에서는 ​​노화와 관련된 증세들을 치료하기 위해 TIMP2를 사용하는 특허를 출원했으며, 캘리포니아 주 산 카를로스에 '알카허스트'라는 회사를 위스-코레이 박사 공동 명의로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8세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제대혈 혈장 임상 시험을 마친 스탠포드대는 오는 11월 회의에서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사람들의 노화를 되돌리기 위해 젊은이의 피를 주사하고 있으나, 연구팀은 아직 그러한 치료법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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