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집단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이 고혈압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본태성 고혈압 연구에서 이 같은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뚜렷한 원인이 없는 본태성 고혈압을 지닌 쥐와 일반 쥐에게서 장 박테리아를 저장하는 맹장 속 내용물을 채취해 박테리아를 걸러냈다.

그리고 실험 쥐에게 10일간 항생제를 투여해 장내 세균총을 감소시킨 다음 고혈압 쥐의 장 박테리아는 정상 쥐에게, 정상 쥐의 박테리아는 고혈압 쥐에게 주입했다.

실험 결과 고혈압 쥐의 장 박테리아가 주입된 정상 쥐들은 혈압이 올라간 반면, 정상 쥐의 장 박테리아가 주입된 고혈압 쥐들은 다소 혈압이 떨어졌다.

연구를 주도한 제임스 넬슨 연구원은 "이는 장내 세균총의 불균형이 고혈압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만약 이 가설이 맞는다면 요구르트 같은 생균제(probiotics)를 이용해 고혈압의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어 쥐에게서 채취한 박테리아들의 리보솜 RNA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 쥐들에는 의간균류(Bacteroidetes)에 비해 후벽균류(Firmicutes)의 비율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내 세균총은 이 두 집단의 박테리아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원인을 제대로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의 발병 기전이 밝혀진다면 치료 방법을 찾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생리학회 학술지 생리유전학(Physiological Genomic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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