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터빈은 지구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4%를 생산하지만, 바람이 제대로 부는 경우에만 잘 작동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과학자들이 곤충의 유연한 날개에서 착안한 풍력 터빈 날개를 도입, 에너지 생산 효율을 최대 35%까지 개선시키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향후 몇 년 안에 풍력 발전은 화석 연료에 대한 보다 실용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주립대의 에스포아 베이엔 공학대학 교수는 "풍력 터빈의 효율을 높이는 요인은 단순히 돌아가는 속도에 있지 않다"며 "터빈을 지나치게 고속으로 돌릴 경우 날개가 회전추보다는 일종의 장벽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람을 차단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또한 파리 소르본 대학의 물리학자인 빈센트 코네트 연구원은 "풍력 발전에서 최적의 전력량은 중간 정도의 회전 속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전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발전기에 적절한 토크량을 적용할 수 있도록 바람이 날개에 올바른 각도로 불어와야 한다.

그러나 곤충의 날개에는 이러한 문제가 없다. 곤충의 날개는 매우 유연하기 때문에 꿀벌과 잠자리는 공기 역학 하중을 비행 방향으로 유도해 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자연적으로 바람에 휘지 않으므로 저항을 최소화해 날개가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이러한 유연성이 풍력 터빈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코네트 박사팀은 세 가지 형태의 소규모 터빈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하나는 완전히 딱딱하고, 하나는 다소 유연하며 나머지 하나는 매우 유연한 날개를 갖고 있다

3개의 터빈에는 모두 3개의 로터가 있고, 유연한 소재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라는 합성섬유로 만들어졌으나 강성 소재는 뻣뻣한 합성수지로 제작됐다.

풍력 테스트에서 가장 유연한 날개는 약간의 흐트러짐을 보였으며, 다른 두 종류의 날개에 비해 전기 생산 효율이 낮았다.

그러나 적당히 유연한 날개는 단단한 날개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최대 35%의 전력을 발생시켰다.

또한 바람이 다양한 각도에서 불어오더라도 날개를 효율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왕립 학회 논문집 A: 수학 및 물리 과학'을 통해 14일(현지시간) 보고했다.

이번 실험에서 연구팀은 또한 터빈 날개가 바람의 압력과 원심 효과로 앞뒤로 휘었을 때, 피치 각도가 약간 변경되는 것을 관찰했다.

낮은 풍속에서는 더 높은 피치 각도(보다 개방된 상태)가 더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반면, 고속에서는 더 낮은 피치 각도(보다 폐쇄된 상태)의 효율이 더 나았다.

바람이 더 빨리 불면 날개는 더 빨리 돌아가고, 로터를 앞으로 구부리며 피치 각을 약간 폐쇄시키면 더 많은 전력을 생성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상용화시키기 위한 다음 과제는 풀 사이즈 터빈에서 이 같은 형태의 날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적당한 유연성을 가진 소재를 찾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베이엔 박사는 "기술적 측면에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새로운 형태의 날개에 관한 실험은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재생 가능한 에너지 생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연구팀은 이미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더 큰 프로토 타입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는 바람의 조건에 적응할 수 있는 풍력발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베이엔 박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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