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서식하고 있는 코끼리들이 밀렵꾼들에게 여전히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중부 아프리카 가봉의 고립된 황야에 사는 이들조차도 밀렵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2004년에서 2014년 사이에 2만5000여 마리의 가봉 숲 코끼리가 사망했습니다.

또한 2013년에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는 중앙 아프리카 전역에서 2002년 이후 코끼리 개체 수가 62%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보전주의자들은 코끼리가 감시나 무장순찰 인력이 없더라도 인적이 없는 거대한 정글 속에서 번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새롭게 나온 자료는 황야 자체가 코끼리를 거의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2013년 코끼리 개체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 뉴욕시 야생동물 보호협회 보존 과학자 피오나 메이셀은 "황야 지역에서의 코끼리 감소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조사 결과가 하나의 큰 보호 구역과 그 완충 지대 내의 더 집중적인 조사에 근거한다고 덧붙였다.

포트 콜린스에 자리잡은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코끼리 보호론자 조지 위트마이어는 "해당 지역은 마지막 거점 중 하나"라며 "코끼리들의 마지막 요새마저 침식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요새는 2002년 코끼리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7570 평방킬로미터의 밍카베 국립공원과 인접한 완충 지대의 2403 평방킬로미터를 포함하고 있다.

울창한 숲과 늪에 의해 도시와 마을에서 격리된 이 공원은 가봉에서 가장 가까운 주요 도로에서 48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채플 힐의 듀크 대학교 (Duke University) 열대 생태학자 인 존 폴센은 "이 지역은 중앙아프리카에서 코끼리 밀도가 가장 높았으며 사람이 도달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라고 말했다.

코끼리 개체 수를 추정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2004년 길이가 1km 인 43개의 횡단 경로를 따라 발견된 분변 더미의 수를 계산했다.

10년 후인 2014년까지 66개의 횡단면을 추가, 개체 수를 추적한 결과 공원 안팎의 코끼리 수는 3만5000마리에서 7000마리로 크게 줄어들었다.

폴센은 "우리는 코끼리 개체가 줄어들었을 것으로는 예상했으나 이 정도로 큰 감소가 있을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가봉 정부는 2012년 국립공원 경찰청을 만들었고, 2012~2015년 사이에 공원 경비원은 울창한 숲에서 발견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던 161마리의 코끼리 시체를 찾아 기록했다.

개체수 감소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연구팀은 배설물의 분포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분변이 벌목이 적은 남부지역 도로에 몰려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이들은 공원 북부와 중부 지방에는 거의 배설물이 없었던 것을 토대로 카메룬의 밀렵꾼들이 코끼리 감소의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추정의 근거는 가장 가까운 카메룬 도로가 공원에서 불과 6.1km 떨어져 있다는 것, 불법 상아 무역에서 카메룬 밀렵꾼들이 활발하게 활동한다는 점, 공원 중앙에 허가받지 않은 금광 캠프가 있다는 점 등이다.

지난 2011년 가봉의 국립공원 관리청은 6000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들(대다수가 카메룬인)을 캠프에서 추방한 바 있다.

폴슨은 "밀렵꾼들은 상아 시장이 있는 한 코끼리를 죽이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며 어디든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멸종 위기 동물을 구하기 위해 국경 간 법 집행 조치와 순찰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한 이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군과 식물군의 국제 무역에 관한 협약에 산림 코끼리에 대한 보호조치를 넣도록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해결책은 상아에 대한 전세계의 수요를 줄이거나 없애는 데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영국 스터링 대학의 동물학자 필리스 C. 리 박사는 "일부 국가들이 상아 무역을 허용하는 한, 국경 간 밀렵은 근절할 수 없다"며 "우리가 해야 할 조치는 분명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같은 내용은 20일(현지시간)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지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