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대 초기를 지배했던 삼엽충은 개체 수가 매우 풍부하기 때문에 시대를 추정할 수 있는 시상화석 중 하나로 불린다.

그러나 고생물학자들은 멸종된 이 절지동물이 지금까지 어떻게 화석으로 남아있는지에 대한 증거는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최근 삼엽충의 화석 표본을 연구하는 한 연구원이 이 동물의 머리 옆에 있는 이상한 점을 발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약 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삼엽충 머리 옆 원형 물체를 관찰한 연구팀은 이것이 삼엽충 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성체의 바로 옆에서 삼엽충 알이 발견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알은 비교적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삼엽충 알과 외골격은 황철광이라고 불리는 황화철 소재로 대체됐다.

이번에 발견된 삼엽충과 알은 미국 북동쪽 지역 오르도비치 시대(약 4억8500~4억4400만년 전)에 걸쳐 형성된 로렌 그룹에서 찾아냈다.

해당지역은 화석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황철광이 풍부하기 때문에 삼엽충을 채집하는 학자들의 오랜 메카로 불려왔다.

연구팀은 '지질학' 3월호에 실린 논문을 통해 오늘날의 말굽게와 같은 가는 촉수 어딘가에 생식기 구멍이 있어 삼엽충이 알과 정자를 방출했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번 발견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삼엽충 화석 중에서 알을 품은 삼엽충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삼엽충은 산소 밀도가 극히 낮은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알은 성체 바로 부근에서 발견됐다.

삼엽충은 때때로 서로 켜켜이 쌓인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모습은 삼엽충이 자웅동체가 아닌 교미를 통해 번식해 왔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이 삼엽충이 짝짓기를 거쳐 알로 번식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엽충이 서로 무리를 이루고 쌓여 있는 이유는 낳아 놓은 알에 영양분을 주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말굽게의 행동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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