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확실하게 잡으면서 모르핀 같은 중독성과 내성이 없는 진통제는 의료계의 오랜 숙제였다.

그런데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장기 목표 효소와 선택적으로 결합해 건강한 세포 기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통증과 중독을 멈추게 하는 새로운 작은 분자가 발견됐다.

새로 발견된 화합물을 바로 약으로 상용화할 수는 없으나 다른 치료수단과 함께 보조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통증과 중독에는 많은 생화학적 기전이 있다 보니 세포의 다른 중요한 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치료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오늘날 가장 유력한 진통제는 헤로인과 옥시코돈 및 하이드로 코돈을 포함한 아편제제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통증을 직접 차단하지는 않지만 세포의 에너지 통화(ATP)를 사이클릭 AMP(cAMP)로 알려진 세포 내 화학적 전달에 관여하는 분자로 변환시키는 아데닐알사이클라아제(adenylyl cyclases, ACs)라는 효소도 통증치료에 이용된다.

아편제제를 장시간 사용하면 세포가 ACs의 활동을 증가시켜 간접적으로 cAMP수준을 급등시키며, 사용자가 약물을 끊으려 할 때 cAMP 수치는 높게 유지되고 부프레노르핀처럼 그 수치를 낮추는 약물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cAMP를 선택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은 AC1으로 알려진 하나의 특정 AC효소이다.

인간이 갖고 있는 AC는 10개이며, 이 모두가 ATP를 cAMP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다른 조직에서 서로 다른 수치로 나타나므로 각각의 역할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년간 이뤄진 AC1 유전자가 없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물질은 통증에 대한 감수성을 줄이고 아편 의존성의 징후를 줄일 수 있음이 증명됐다.

그러나 가까운 친척인 AC8과 함께 AC1 효소는 해마로 알려진 뇌 영역의 기억 형성에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디애나 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있는 퍼듀 대학(Purdue University)의 약리학자 월 와츠 (Wal Watts)는 이러한 실험 결과가 AC1을 차단할 수 있는 약물에 있어서는 좋지 않은 소식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잠재적으로는 동물 실험에서 AC1과 AC8의 기억 형성 작용이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가 있었으며, 따라서 AC1이 선택적으로 차단되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AC8을 그대로 놓아둔 채 선택적으로 AC1을 차단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2011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University of Toronto)의 통증 신경 과학자인 민 추호 박사는 AC1을 차단하면서 AC8보다 10배 우수한 약제를 발견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검증 결과 해당 약물은 여전히 ​​일부 AC8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왓츠 박사 연구팀은 포스콜린이라는 식물 화합물이 두 효소를 모두 공급하며 cAMP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효소의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약물은 종종 각기 다른 목표로 동일한 목표 지점과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감소시키는 약물과 화학적으로 유사한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왓츠 박사팀은 포스콜린과 유사한 작은 화합물 그룹을 선별하기 위해 AC1을 억제하면서 AC8은 억제하지 않는 화학 약품 검사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 3월호에 게재됐다.

세포 기반 연구에서 ST034307이라 불리는 화합물은 AC1을 억제하고 cAMP를 감소시키지만 AC8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리고 쥐에게 투여했을 때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도 발견됐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국립 약물남용연구소(Drug Abuse Institute of Drug Abuse)의 부학장 에이미 뉴먼 박사는 "이것은 확실히 흥미로운 결과"라며 "아편계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인해 매년 수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보니, 아편 수용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진통제는 항상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언급했다.

왓츠 박사는 그러나, 여전히 ST034307이 의약품으로 상용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이 화합물은 비교적 고용량으로 투여될 때만 효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 이미 AC1 억제제의 효과가 더 유력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왓츠 박사팀은 이 물질이 동물의 통증과 중독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아직도 관찰하고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정도의 결과도 의료계에서는 희망을 가질 만한 소식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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