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팬더의 흑백 무늬가 적으로부터의 위장과 종족간의 의사 소통을 위해 진화한 결과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자이언트 팬더의 눈에 띄는 털색은 다른 포유류 동물들 중 비슷한 예가 없다보니 생물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란거리였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생물학 교수인 팀 카로 데이비스 교수는 "팬더가 검고 흰 색을 갖게 된 이유를 유추하기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팬더 털색에 관한 연구에 돌파구를 열어 준 것은 신체의 각 부분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다루는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장 중요한 생태 및 행동 요인을 분리하기 위해 팬더 몸의 각기 다른 부분의 색상을 다른 종의 표시와 비교했다.

'행동 생태학(Behavioral Ecology)' 최신호에 실린 이 논문에서는 얼굴, 목, 배, 등에 있는 팬더의 흰색이 겨울철 이 동물이 흰 눈 속에 숨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반면 팬더의 검은색 팔과 다리는 대나무를 먹고 사는 팬더가 나무 그늘에 몸을 감출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팬더의 몸에서 흰 부분과 검은 부분이 뚜렷이 구분되고, 겨울철의 보호색과 다른 계절의 보호색이 공존하는 이유를 팬더의 식이불량 탓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팬더의 유일한 먹이인 대나무는 영양분과 칼로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팬더는 일 년 내내 먹이를 먹어야하며, 사계절 동안 적을 피해 숨을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곰은 봄부터 가을까지 먹이를 먹으며 활동하다가, 겨울철에는 몸속에 에너지를 저장하고 겨울잠을 잔다.

그러나 겨울잠을 잘 정도로 충분한 영양소를 축적하기 어려운 팬더는 겨울에도 먹이를 찾고 끊임없이 섭취해야 한다.

나무 그늘에 숨기 위한 검은 보호색과 눈 속에 숨기 위한 흰 보호색을 함께 갖게 된 이유는 결국 1년 내내 먹이를 찾아야 하는 팬더의 식성 탓이다.

과학자들은 또한 팬더의 검은 귀와 눈은 보호색 뿐 아니라 잠재적인 포식자와 경쟁자가 되는 동료 팬더 모두에게 사나워 보이기 위한 장치라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롱비치 주립대학의 테드 스탱크위치 교수는 "우리는 수천 개의 이미지를 찾고 점수를 매겼으며, 각 연구팀이 20개가 넘는 색상에서 그림 당 10 개 이상의 영역을 채점해 이러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팬더가 왜 흑백 무늬를 갖게 됐을까 하는 간단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때로는 이처럼 수천 시간의 노력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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