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 중심의 유전자 연구, 아프리카 기원 인류 적용에 문제多
수정일 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등록일 2019년 10월 15일 화요일
전 세계 모든 인구가 의학 발전의 혜택을 누리려면 글로벌 과학계가 아프리카 대륙의 유전적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

암 연구가 서양인, 그중에서도 유럽인을 중심으로 연구해 다른 인종에 적용할 경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양인 중심의 연구가 갖는 한계 

암 연구는 역사적으로 서양 의학의 추세를 따라왔기 때문에 다른 인종에 비해 유럽인이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유전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서양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찰스 로티미라는 한 아프리카계 암 연구원이 이러한 유전자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서방 언론에서 전하고 있는 암이나 여타 질병에 대한 정보는 유럽인이라는 매우 좁은 인구학적 혈액 샘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암과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여타 질병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은 아프리카계 인구에게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로티미는 전 세계 모든 인구가 의학 발전의 혜택을 누리려면 글로벌 과학계가 아프리카 대륙의 유전적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류 모든 DNA의 기원이 아프리카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프리카 인구는 대부분 의학 발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서양 과학자들의 의료 실험에서 기니피그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로티미는 이러한 추세로 결핵, HIV, 말라리아, 암 등에 대한 혁신적 발견이 유럽인에게만큼 아프리카계 인구에게도 효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미니는 "유전학의 혁명은 아프리카 대륙을 건너뛰고 있다. 미래 의학은 모든 인종에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전 세계적 유전자 연구 휴먼게놈프로젝트가 시작돼 과학자들이 6개 국가에서 혈액 샘플을 수집하기 시작한 2005년 로미니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수년 내로 당뇨병과 정신질환 등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겠지만, 전 세계 게놈 연구의 99% 이상이 아프리카를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유럽 인구에 흔히 나타나는 암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 변이는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사진==게티이미지)

유전적 다양성, 아프리카 연구 필요 

서양 의학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게놈 혁명의 효용성은 특정 약물에 대한 개인적 반응의 다양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다양한 DNA 정보가 없다면 유전학은 쓸모가 없다. 아프리카 게놈은 가장 다양하고 모든 인간 게놈을 아우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뻗어 나갔다는 아프리카대륙 기원설에 따르면, 인류의 기원이 아프리카에 있기 때문이다.

유전학자 메리클레어 킹은 "호모사피엔스는 진화의 약 99%가 아프리카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로부터의 대이동이 발생하기 전 인류의 모든 유전적 다양성이 이미 아프리카에서 완성됐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로티미는 유전학에 기반한 의학과 치료법 개발이 인류 게놈의 99%를 배제한 채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로티미는 "우리는 피부색을 막론하고 모두 아프리카인"이라며 이 때문에 서양인 중심의 의학이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양 의학이 백인에 주력하는 동안 히스패닉, 유대인, 아랍, 동아시아 등 대다수 인종은 배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암에 대한 유전적 원인이 밝혀졌다는 새로운 소식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고 이해해야 한다.

한 예로 전 세계 300개 이상의 연구기관에서 가능한 다양한 DNA를 확보해 유방암의 유전적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가 실시된 바 있다. 그 결과 72개의 유전자 변이가 유방암 원인으로 새로이 밝혀졌다. 이 발견은 매우 획기적인 것이어서 글로벌 의학계에서 개인 맞춤형 치료법에 대한 기대가 매우 고조됐다. 하지만 전 세계 인구학적 분포가 다양한 만큼, 이러한 대대적인 조사로도 모든 DNA를 파악할 수 없다. 만약 이렇게 발견된 치료법이 실패하는 사례가 있다면, 그 원인은 그 환자의 유전자 특징이 대대적인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를 주도한 피터 크래프트 하버드대 교수는 이 조사가 대부분 유럽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비유럽 인구에 흔히 나타나는 암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 변이는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중국인, 아프리카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라틴계 등에 대한 추가 유전자 연구를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