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있는 호수들의 깊이가 기존에 알려진 수치의 3분의 2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가 최근 개최한 회의에서 학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호수들의 깊이는 생각보다 얕으며, 얕은 호수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하는 메탄가스를 생성하므로 향후 지구의 기후변화를 좀 더 정확히 모델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구상에 있는 호수들의 숫자는 약 1억개로 전부 합치면 그 면적이 300억 헥타르로 지구 전체 크기의 2%에 이른다.

다만 각각의 호수들은 깊이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는 일은 좀 더 까다로운 작업이다.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네스 호수는 평균 132m 깊이로, 면적이 4500배 가량 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에리 호수보다 4배 이상 깊다.

일반적으로 호수의 깊이를 측정할 때는 주변 지형, 즉 주변 토지의 경사면을 통해 유추하게 된다.

영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메사추세츠 기술 연구소의 해양학자 B.B. 카엘 박사는 지구의 총 호수 규모는 약 16만~28만㎡에 이른다고 말한다.

사진설명-미국 5대호의 깊이를 비교한 도표

그는 미국 미네소타 세인트 크로이에 있는 해양과학박물관의 생태학자 에덤 히스코트와 스웨덴 우메오 대학의 환경과학자 데이비드 시켈 박사와 함께 세계의 호수 지역 분포 설명 모델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카엘 박사는 여러 조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한 수학적 법칙에 따라 작은 호수가 서로 뭉치면서 한 지역의 호수 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했다.

가령, 10헥타르의 면적을 가진 호수의 수는 전체의 1헥타르 면적 호수 숫자의 100분이 1에 불과하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작은 면적의 호수 숫자를 실제보다 과소평가해 왔기 때문에 연구팀은 전 세계 호수의 총 면적을 약간 더 높게 설정했다.

크기와 깊이를 추정하기 위해 카엘 박사는 수학적 모델을 사용, 지구의 표면이 대략 대칭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다.

즉 어느 정도 확장이나 축소가 있더라도 산과 골짜기의 높이의 비율과 분포는 통계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런 계산을 통해 연구팀은 세계 각지의 호수 깊이와 양을 추산했다. 이들은 지구상에 있는 호수의 총 부피가 19만9000㎡에 이른다고 밝혔다.

반면 그 평균 깊이는 이전에 알려진 수치인 62m보다 얕은 42m로 나타났다.

사진설명-호수가 부영양화되면 미생물이 뿜어내는 메탄가스의 양이 더 증가한다.

카엘 박사팀은 지구의 호수가 실제로 훨씬 얕다면 기후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다른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생존하는 데 산소가 필요 없는 미생물은 호수 바닥에 살며 메탄을 생성하게 된다. 호수가 얕으면 더 얕을수록 더 많은 열을 가두는 가스가 생성되면서 표면과 대기 중으로 거품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측정된 수치에 따르면 호수가 생성하는 메탄 수치는 전 세계 매립 양의 반 정도를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으나, 그 수치는 더 높이 수정돼야 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 대학의 수학자인 메리 실버 박사는 "이 연구의 장점은 데이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라며 "나는 연구팀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평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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