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두 발로 걷게 된 이유는? 직립보행에 관한 흥미로운 이론
수정일 2019년 10월 16일 수요일
등록일 2019년 10월 16일 수요일
인류의 직립보행을 설명하는 흥미로운 이론은 많다(사진=셔터스톡)

진화상으로 가장 가까운 영장류와 비교해 봐도 두 발로 걷는 인간은 매우 특이한 동물이다. 인간은 벌써 수백만 년 전부터 두 발로 걷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인류는 왜 앞발을 들고 허리를 똑바로 편 채로 두 발로 걷게 된 걸까? 이러한 직립보행의 진화가 인류에게 준 혜택은 무엇일까?

두 발로 걷기 시작한 고대 인류

1990년대 초 과학자들은 두 발로 걷는 것은 좋은 형질이며, 사람의 뇌가 크기 때문에 다른 유인원과 비교할 때 독특한 진화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당시 발견된 고대 인류는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에렉투스뿐이었고 두 인류 모두 큰 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고대 인류의 두개골과 화석이 추가로 발견됐고 이 중에는 뇌가 작았지만 역시 두 발로 걸어 다녔다는 증거가 남아있었다. 뇌가 크기 때문에 두 발로 걸을 수 있었다는 주장이 뒤집힌 것이다. 이 중 가장 유명한 화석이 최초의 영장류로 판정된 '루시'다.

그후 최근 수십 년간 인류학자들은 사헬란트로푸스차덴시스와 오로린 투게넨시스 등 더 오래된 유인원 조상들도 두 발로 걸어 다녔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화석은 각각 700만 년, 600만 년 전의 것이지만, 증거는 확실했다. 그리고 약 400만 년 전에 살았던 초기 호미니드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의 화석도 두 발로 걸어 다닌 증거를 제시해, 직립보행은 인류의 유전자에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하지만 초기 호미니드는 이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여전히 길고 구부러진 손가락과 짧은 다리 등 유인원의 특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었다.

직립보행을 설명하는 이론

인류의 직립보행을 설명하는 흥미로운 이론은 많다. 찰스 다윈은 인류가 손을 자유롭게 만들어 돌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고 창과 같은 무기를 만들기 위해 두 발로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도구는 250만 년 전의 것으로 인류가 직립보행을 시작한 지 400만 년 후에 나타났다.

2010년 인류학자 오웬 러브조이가 다윈의 이론을 되살려 직립보행의 원인은 일부일처제 때문이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초기 호미니드는 대부분 숲에서 서식하고 있었는데 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계절 변화로 식량을 구하기 더욱 힘들어졌고 특히 새끼를 키우는 암컷은 먹을 것을 구하기 더욱 힘들었다. 초기 인류는 수컷이 암컷과 새끼들에게 주양육자가 되고 대신 암컷은 식량을 제공하는 수컷과만 독점적으로 짝짓기를 하게 됐다. 이때 수컷은 가족 모두에게 먹일 식량을 더 많이 들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손과 팔로 먹을 것을 들고 다니도록 진화했고 직립보행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이론이 신빙성이 있는 이유는 오늘날 침팬지들도 귀한 먹이를 옮길 때는 앞발로 먹이를 들고 두 발로 걸어 다니기 때문이다.

다른 이론으로는 이동에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에 직립보행이 나타났다는 설명이 있다. 기후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 호미니드는 자연 서식지가 줄어들자 숲의 보금자리에서 내려와 광활한 초원에서 다른 숲 서식지를 찾아다녀야 했는데 에너지 소비를 막으려면 두 발로 걷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사실 아직도 네 발로 걷는 침팬지는 걸을 때 사람보다 에너지를 75% 더 쓴다는 점에서 이 이론도 신빙성이 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이론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이론들이 있다(사진=셔터스톡)

이 외에도 흥미롭기는 했으나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이론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인류의 조상이 사바나 초원의 키 높은 풀들 위로 우뚝 서서 더 잘 보기 위해 직립보행을 했다는 이론이 있다. 또 노출된 환경에 있을 때 태양열에 노출되는 신체 범위를 줄이기 위해 직립보행을 했다는 이론도 있다. 하지만 호미니드는 대부분 숲이 우거진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 때문에 두 이론 모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또 당시 호미니드의 신장은 커봤자 122cm 정도여서 두 발로 선다 해도 멀리 내다볼 수 없었고, 두 발로 우뚝 서면 오히려 더 빠르고 강한 포식자에게 공격당하기 더 쉽다는 점에서도 진화상의 이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 고대 인류가 수중생활도 하게 되면서 물살을 더 빨리 헤치기 위해 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거나 나무에 매달린 과일을 따기 위해 손을 쓰기 시작해 직립보행이 시작됐다는 이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