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포름산, 메탄올, 오존 등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4대 가스가 많은 도시로는 인도 델리와 중국 베이징, 미국 로스엔젤레스 등이 꼽힌다.

미 콜룸비아 대학의 환경과학자 미리엄 마릴리 박사는 "열악한 대기 질은 공중 보건에 악영향을 미치고 호흡기와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대기의 질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야 이런 문제들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기의 질을 측정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특히 개발 도상국 도시에는 지상이나 항공기 기반 센서가 없으며, 훈련된 직원이 넓은 지역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없다.

메사추세츠 주 렉싱턴의 환경 컨설팅 회사인 '대기 및 환경 연구(Atmospheric and Environmental Research)'의 원격감지 과학자 캐런 캐디-페레이라 박사는 인공위성을 사용해 전 세계 대도시 18곳 이상의 대기 오염을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3년부터 지구의 대기를 연구하는 NASA의 오라(Aura) 위성에 있는 대류권 방출 분광계(Troponpheric Emission Spectrometer)라는 장비를 사용, 암모니아, 포름산, 메탄올 및 오존 수치를 측정했다.

사진설명-세계 주요 도시들의 대기오염을 수치화한 데이터, 동그라미가 클수록 오염이 심하다.

이들은 각 대도시의 현지 시간 기준으로 거의 동일한 시간에 대기를 측정했으며, 측정은 16일마다 한 번씩 이뤄졌다.

그 결과 오존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은 파키스탄의 카라치 시로 나타났다. 이곳에서 1년 동안 300번 대기를 측정한 값에 따르면 전체 일수의 약 3분의1이 스모그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수위를 초과했다.

공기 중에 입자를 형성해 폐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암모니아의 경우 인도 콜카타 시가 전 측정 일자의 47.1%, 방글라데시 다카 시가 51.6%, 인도 델리 시가 73.5%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암모니아 가스는 주로 가축의 배설물과 비료에서 나오므로 농업국가 도시에서 더 흔한 편이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동시에 다른 가스들에 대한 데이터 역시 계속 수집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의 대기오염을 수치화한 데이터. 동그라미가 클수록 오염이 심한 것이다.

이들은 산불이나 쓰레기 소각 및 화전 개간을 포함한 바이오매스 연소는 라고스, 나이지리아, 멕시코시티 등에서 특정 계절에 유해가스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세계적인 급성장 대도시인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시의 경우 오염된 디젤 발전기와 엄청난 양의 쓰레기 연소로 인해 4대 유해가스 농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오염에는 지리적 영향도 있어 멕시코시티에서는 북쪽, 동쪽, 서쪽으로 향하는 산이 원거리의 화재로 인한 가스와 입자를 자연적으로 막아준다.

또한 라고스에서는 적도 부근의 강렬한 햇빛이 오존을 발생시키는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해안 도시 위를 반복적으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오염 물질을 운반한다.

캐디-페레이라 박사팀은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암모니아 수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지역의 대규모 육류 도축 산업이 대기 중의 암모니아 수치를 높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연구 결과는 '대기 화학 및 물리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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