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의인화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사진=123RF)

슬픔을 의인화하면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다소 생소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방법으로 슬픔을 덜고 충동구매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사람처럼 생각하라

분노와 답답함, 슬픔은 모두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부정적인 감정을 더욱 빈번하고 오래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부정적인 감정에 자주 노출되면 정신 질환이 유발되거나 공격성 같은 행동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즐거움과 고통의 주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으로 슬픔에 빠진 사람은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음식을 탐닉하거나 충동구매를 한다. 이러한 행동이 습관이 되면 슬플 때마다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구입한다. 그 결과, 충동구매는 다시 부정적인 감정과 연결된다.

텍사스대학과 홍콩폴리텍대학, 홍콩침례대학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조사했다. 이들은 슬픔을 겪은 사람이 감정을 사람처럼 대하면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신을 구분하게 되고 슬픔이라는 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이론을 세웠다. 그 결과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다고 가정했다.

분노와 좌절, 슬픔은 사람이 평생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다(사진=123RF)

연구팀은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피험자를 모집하고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과 사별하는 것을 포함해 극도로 슬픔에 빠질 수 있는 내용을 적을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이 그룹의 피험자들에게 작성한 것을 읽고 '슬픔'이라는 감정을 사람처럼 대할 것을 요청했다. 또 다른 그룹에는 감정 그 자체와 감정이 미치는 영향을 적으라고 요구했다. 두 그룹 모두 1~7점까지 슬픔이라는 감정을 평가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슬픔이 제일 약한 사람은 슬픔이라는 감정을 사람처럼 표현한 피험자였다. 수석 저자인 리 양 박사는 슬픔 수치가 낮다는 것은 피험자와 부정적인 감정이 분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피험자가 슬픔을 사람처럼 표현할 때 무형의 힘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객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신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슬픔이 적을수록 자기 통제력은 높아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입증하기 위해 테스트를 확장했다. 그리고 연구 결과가 행복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에도 효과가 있는지 시험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다시 피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고 첫 번째 그룹에는 행복을 사람처럼 간주해서 글을 쓰고 또 다른 그룹에는 행복이라는 감정 그 자체를 적을 것을 지시했다.

실험 결과, 행복을 사람처럼 작성한 사람은 행복을 감정 그 자체로 받아들인 사람에 비해 행복도가 떨어졌다. 즉, 이 피험자들은 자신과 행복이라는 감정을 분리한 것이다. 연구팀은 긍정적인 감정을 사람처럼 대하면 긍정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행복을 이루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해로울 수 있다.

연구팀은 최초 이론을 입증한 후 슬픔이 저하되면 자기 통제력이 강화될 수 있는지 또 다른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피험자들은 슬픔이라는 감정을 사람 또는 감정 그 자체로 적을 것을 지시했다. 그후, 두 그룹 모두에 점심식사에 동반되는 사이드 요리를 선택할 것을 요청했다. 선택권은 치즈케이크와 샐러드였다. 슬픔을 사람처럼 적은 피험자는 슬픔을 감정 그 자체로 적은 사람에 비해 샐러드를 더욱 많이 선택했다.

이 연구 결과는 행복 같은 긍정적인 감정에도 적용됐다(사진=123RF)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선택 가능한 아이템을 컴퓨터, 생산성이 높은 최적화 컴퓨터와 오락에 최적화된 컴퓨터로 바꾸고 실험을 반복했다. 그 결과, 슬픔을 사람으로 취급한 사람은 탐닉적인 용도보다 생산성 용도에 최적화된 컴퓨터에 관심을 보였다.

연구팀은 의인화된 슬픔이 감정 조절자처럼 기능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리고 슬픔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이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요 우울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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