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 동안 중년 백인 미국인들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이 자살이나 술, 마약 등에 의한 이른바 '절망의 죽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자인 앤 케이스와 앵거스 디턴 박사는 더 긴 기대 수명을 반전시키고 있는 이 현상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이들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들이 충분한 월급을 주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고통과 고민, 사회적 장애를 형성해왔다고 분석했다.

1999년에서 2013년까지 45세에서 54세 연령대 백인의 사망률은 매년 절반씩 증가해 왔다.

반면 대학 학위를 소지 한 백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평균 수명이 줄어들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설명-2000년도와 2014년도 미국 각 지역에서 발생한 중년층의 '절망의 죽음' 빈도를 나타낸 표

연구팀은 해당 연령대에서 자살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약물 과다 복용과 알코올 중독이 증가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와 같은 절망의 죽음은 대부분 노동력 참여 감소, 결혼률 감소, 빈약한 건강 및 열악한 정신 건강이 원인이 되어 일어났다.

대학 학위가 없는 이들은 안정된 결혼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워지며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백인 노동자 계급이 쇠퇴하고 있는 경향의 일부로 파악하고 있다. 70년대 초반 고소득을 올리던 소위 '블루 칼라' 귀족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노동 시장에서 소외되면서 저학력의 백인들은 지위와 소속감을 잃어버렸으며,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사진설명-미국과 기타 국가에서 발생하는 '절망의 죽음' 빈도

자살과 마약 복용, 알코올이 원인이 된 절망의 죽음은 여성보다 남성들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높다.

그러나 고졸 학력 이하 그룹에서 절망의 죽음이라고 불리는 사망 형태는 남성과 여성이 큰 차이가 없다.

또한 과거에는 히스패닉이나 아프리카계의 사망률이 백인보다 높았으나 지금은 그 격차가 거의 줄어들거나 역전된 상태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들은 아울러 네바다 주와 유타 주를 비교, 건강한 생활습관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연구했다. 그 결과 유흥지인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 주의 심장 질환 사망률이 술과 담배, 차나 커피를 절제하는 유타주의 두 배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지역 모두 절망의 죽음의 상위 10곳에 포함됐으며, 유타주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률이 특히 높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23일(현지시간) 브루킹스 경제 활동 보고서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