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는 서로 인사를 나눌 때 상대방의 뺨에 키스를 하며 '쪽'하는 소리를 낸다. 우리에게는 어색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평범한 인사 방식이다. 이를 '비쥬' 인사라고 하는데, 문화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처음 비쥬 인사를 접하면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쥬 인사는 프랑스 문화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비쥬 인사가 시작된 곳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성 바울은 자신을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에게 인사하라고 지시했다. 이 거룩하고 신성한 입맞춤은 초창기 기독교 로마인들에게 공통적인 가톨릭 의식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원래 서로의 입에 키스를 하던 인사법이 뺨에 키스를 하는 비쥬 인사로 바뀌었다.
로마인들이 제국을 확장하면서 유럽과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비쥬 인사가 대중화됐다. 키스라는 행위는 여러 단어로 정의된다. 사랑을 표현하는 입맞춤은 세비움(saevium)이고, 친근함을 표현하는 입맞춤은 오스큘룸(osculum)이고, 정중함을 나타내는 입맞춤은 바시움(basium)이다. 프랑스의 작가인 사비에르 포치는 바시움이 오늘날 비쥬 인사의 근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교관 앤디 스콧은 자신의 저서에서 프랑스 농민들의 과거 키스 관습에 대해 설명했는데, 당시의 관습 중 하나인 비쥬 인사가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비쥬 키스의 규칙
비쥬 인사는 스페인에서는 베소, 포르투갈에서는 베이뇨스, 브라질에서는 베요스, 필리핀에서는 베소-베소라고 불린다.
비쥬 인사를 할 때는 몸을 기울여 상대방의 뺨에 자신의 뺨을 댄 뒤 입으로 '쪽' 소리를 낸다. 뺨에 입을 대지 않는 것은 타액이 묻어 상대방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기 위한 행동이다.
비쥬 인사를 하는 동안에는 상대방의 어깨나 팔에 자신의 손을 가볍게 올리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비쥬 인사는 서로의 오른쪽 뺨을 먼저 맞대는 것으로 시작한다. 양 뺨을 번갈아 맞대면 비쥬 인사가 끝난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파리 지역에서는 각 뺨을 한 번씩 맞대는 두 번의 비쥬 인사가 표준이다. 프로방스 지역에서는 세 번, 루아르밸리 지방에서는 4번이 표준이다. 더 나이가 어린 세대는 더 적은 숫자로, 간단하게 비쥬 인사를 나누고 나이가 많은 세대는 4~5번의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 한 번만 키스하는 지역 :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필리핀
• 두 번 키스하는 지역 :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독일, 헝가리,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브라질 및 일부 중동 국가
• 세 번 키스하는 지역 : 벨기에, 슬로베니아,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네덜란드, 스위스, 이집트 및 러시아
만약 안경을 쓰고 있다면 비쥬 인사를 하기 전에 안경을 벗는 편이 좋다.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어떤지에 따라 누가 먼저 비쥬 인사를 시작할지가 결정된다. 비쥬 인사는 일반적으로 친구, 지인, 가족, 동료 간에 나눈다. 사회적 지위가 더 높은 사람이 먼저 인사를 시작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초등학생들은 서로 비쥬 인사를 하지 않지만 아이를 둔 부모들은 친척 집 등에 갔을 때 아이에게 상대방에게 비쥬 인사를 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성인끼리도 마찬가지인데, 10대 청소년들은 대부분 서로 비쥬 인사를 하지 않고, 특히 남자들의 경우 악수만으로 대신한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낯선 사람끼리도 비쥬 인사를 할 수 있다.
• 공통의 친구가 두 사람을 서로 소개했을 때
• 친목 모임에서 또는 친구의 집에서 함께 초대된 친구의 친구를 만났을 때
• 12명 정도의 작은 파티에 초대된 경우, 모든 손님들과 비쥬 인사를 하며 자기 소개를 한다.
• 대규모 모임(20명 이상)에서는 얼굴을 마주한 사람들과 비쥬 인사를 한다.
비쥬 인사의 목적
비쥬 인사는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일반적인 인사로 사용된다.
-집을 방문하거나 떠날 때는 집 안의 모든 사람과 비쥬 인사를 나눈다.
-길거리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는 잠시 멈춰 비쥬 인사를 나눈다. 만약 이 친구를 그 날 다시 만났을 경우에는 비쥬 인사를 할 필요가 없다.
-생일 축하 인사로 비쥬 인사를 하거나 생일 선물을 건네면서 비쥬 인사를 나눈다.
-졸업, 결혼식 및 기타 사교 행사에서 서로 축하할 때 비쥬 인사를 나눈다.
비쥬 인사의 전통은 두 사람이 공평하게 뺨을 맞댄다는 것이다. 비쥬 인사를 나누면 상대방에 대한 방어벽이 낮아져 더 빨리 친해질 수 있다. 만약 서로 한 번이라도 비쥬 인사를 했다면 이제 두 사람은 만날 때 악수가 아닌 비쥬 인사를 한다. 악수가 조금 더 공식적이고 사회적인 느낌이라면 비쥬 인사는 더 친밀하고 개인적인 느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