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국가에서 경찰이 군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최근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고조돼왔던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거의 8개월에 이르고 있지만, 경찰들과의 충돌로 치명타를 입고 있다. 오랫동안 영국의 자치령으로 큰 사건사고 없이 지냈지만, 중국으로 주권을 반환한 이후로 끊임없는 홍콩 시민들과 중국의 충돌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위대와 경찰간 충돌로 인한 사망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폭력적인 대치 상황은 긴장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미 정치시사지 포린폴리시는 홍콩 경찰이 중국의 준군사조직인 인민무장경찰부대로부터 훈련과 조언, 장비를 제공받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인민무장경찰의 악명이 높다는 사실에서 특히 우려된다. 이 부대는 이미 티베트나 신장 등 소수민족 지역에서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하는 데 활용됐기 때문으로, 매체는 이들의 진압 기술이 홍콩 경찰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같은 군사화 양상은 홍콩뿐 아니라 미국이나 이스라엘, 영국,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나타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이런 행태가 국가의 유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일축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경찰 군사화

사전적 정의로 해석하자면 경찰은 무엇보다도, 무법적이고 불법적인 요소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경찰이 군사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주민과 시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지역 사회에 대한 폭력을 극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많은 새로운 무기들이 나날이 개발되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않다.

경찰 군사화는 일탈을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같은 인식된 위협에 대응하는 주요 수단이 폭력이라고 믿는 사회적, 그리고 심리적 과정을 뜻한다. 이에 국민들은 마치 국가가 적을 대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취급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찰에 의해 보호받는 것이 아닌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평화주의 단체들로 구성된 세계적 네트워크인 '워 리시스터즈 인터내셔널'는 이와 관련, 경찰과 군의 역할 사이의 경계가 더 모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찰 군사화의 몇 가지 특성때문으로, 가장 먼저 경찰력이 통제나 무력 사용, 혹은 위협, 공포 문화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또 소외된 공동체 혹은 정치 활동가들이 적으로 간주되면서 이들에 대한 인간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경찰과 군의 역할 사이의 경계가 더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극도의 기강과 절대적 계급, 익명성, 과도한 애국심 등 주로 강인한 남성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큰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는 이전 남아공에서 자행된 인종차별적인 정책에서도 엿보인다. 경찰과 군대가 억압적인 환경을 유지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경찰은 이 시기에 원래는 가져서는 안될 더 많은 권력과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잘 드러난다. 미군을 비롯한 미군이 지원하는 아프간 경찰들이 현지에서 진행되는 군사 점령 전술의 일환으로 야간 공습을 실시하고 있는 것.

이는 말 그대로 한 밤중에 기습적으로 발생하는데, 한밤 중에 중무장한 군대가 자택으로 침입해 사람들을 억류하고 폭행하며, 심지어 살해하기도 하는 것이다.

터키의 경우 특수작전팀이라고 불리는 외젤 하레카트 팀렐리가 군과 함께 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부대는 지난 1980년대 군정부에 의해 설립된 이래로 현재까지 활동 중으로, 정부는 이들에게 구금과 알몸 수색, 차량 수색 등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할뿐 아니라 총기 사용에도 대한 보다 자율성을 제공한다.

 

경찰 군사화, 안전 강화에 역행

프린스턴대 조너선 뮤몰로 부교수가 지난해 실시한 연구에서는, 경찰의 군사화가 범죄를 줄이고 폭력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행정 범죄와 경찰관 안전 데이터를 결합, 군사화 정책의 비용과 이점에 대한 몇 가지 주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군국화된 치안 유지는 경찰관들에 대한 폭력을 줄이거나 덜 폭력적인 범죄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 역시 군사화된 경찰 부대의 출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뮤몰로 교수는 또한 미국 스와트(SWAT)팀 구축이 경찰 폭력의 범죄 및 경찰관 안전에 미치는 영향도 판단했다.

이를 위해 강력 범죄의 수와 사망, 부상당한 경찰관들의 수와 비교했는데, 그 결과, 스와트 팀이 더 많아지고 배치가 늘어난다고 해서 범죄가 감소하거나 경찰관 안전이 더 증진되는 것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오히려 흑인 거주자들이 이들에게 받는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크다. 이는 최근 수행된 한 연구에서 나타난 사실로, 흑인들은 백인보다 경찰에 의해 살해될 가능성이 2.5배 더 높았다. 흑인 여성의 경우 1.4배였다.

뮤몰로 교수는 "지방 당국이 군국화된 경찰 전술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소외 계층과 국가 사이의 역사적 긴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폭력 진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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