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의 정체성을 정의해 왔다(사진=123RF)
 

최근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게시물에서 '좋아요'를 없애는 실험을 했다. 많은 인플루언서가 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인스타그램은 사용자의 정신 건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이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소셜미디어와 정신 건강

소셜 미디어는 지난 몇 년 동안 우리의 정체성을 정의해 왔다. 여러 플랫폼에서 받은 관심은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그러다 보니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이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외로움, 불안, 질투, 우울, 나르시시즘 등을 느낀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우리 중 대부분, 특히 젊은 성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일상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가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한다.

마인드 투 마인드 페어런팅의 창립자인 도나 윗은 청소년들이 남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 집착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60%가 소셜 미디어가 자신의 자존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50%는 인간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고, 80%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인에 의해 속기 쉽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점점 더 많은 10대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 때문에 더 불안해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고려하는 대신 댓글 수, '좋아요' 수 등에 집착한다. 그리고 타인의 게시물을 보고 자신과 타인을 끊임없이 비교한다. 사회 및 임상 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런 비교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셜 미디어 플랫폼 또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나서고 있는데,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곳이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 전 세계적으로 '좋아요' 제거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에서 '좋아요'를 없애는 실험을 하는 중이다. 캐나다, 호주, 브라질, 이탈리아, 일본 등의 국가에서 '좋아요' 기능을 없앴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에게 부정적인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도 많지만, 인스타그램은 정책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인스타그램 대변인은 "초기 테스트의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 근본적인 변화인 만큼 글로벌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피며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의 CEO인 애덤 모세리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비평가들이 인스타그램 앱이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표현하고 난 후에 이렇게 조처했다. 사람들의 복지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비즈니스에 해가 되더라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피드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새로운 기능에 불만을 표명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좋아요' 수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 홍보 시장은 2020년에 65억 달러(약 7조 6,635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인스타그램의 결정이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캐나다의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그중 50%는 새로운 기능 때문에 팔로워 수 증가 추세가 느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이 게시물을 통해 경쟁하는 것을 줄이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 친구, 가족과 연결되는 데 더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 테스트를 이어갈 생각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게시물에서 '좋아요'를 없애는 실험을 했다(사진=123RF)
 

인스타그램의 조치는 어떻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됐나?

사용자의 게시물에서 '좋아요' 수를 숨긴다는 인스타그램의 결정은 대담하지만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 및 자존심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은 인플루언서나 유명인들이 새로운 기능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만, 노스이스턴대학 응용 심리학과의 레이첼 로저스 교수는 이런 시도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이 '좋아요'에 집착하거나 심지어 이에 중독되는 것은 사회적 확인이라는 심리학 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주변으로부터 인정받고 싶고, 이를 위해 자신의 가장 좋아 보이는 모습, 더 성공적인 모습 등을 SNS에 올리는데, 이것이 오히려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 및 자존심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사진=123RF)
 

로저스 교수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이며 우리가 세계를 탐색하는 많은 방법은 타인으로부터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SNS는 잘 사용하면 타인으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도구다.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에게서 얻는 피드백보다 더 많은 피드백을 SNS에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해 자기 가치를 평가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좋아요' 숨기기는 10대의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오늘날 SNS에서는 외모와 관련된 피드백이 많으며, 이런 내용이 청소년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한다. 따라서 인스타그램의 피드백이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어느 정도 줄이면 압박이 줄어들 수 있다"고 로저스 교수는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소셜 미디어에 인정받기보다 현실의 삶을 사는 데 더 집중할 수 있고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의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것이다.

 

 
저작권자 © 리서치페이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