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는 다양한 캐릭터와 여러 가지 상황, 극단적인 인간관계 등을 보여주는 엔테테인먼트 매체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일과를 끝마친 후에는 많은 이가 TV 앞에 앉거나 누워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본다. 특히 좋아하는 TV 드라마를 보여 누가 누구의 뺨을 때렸는지, 누가 임신했는지, 누가 누구를 속였는지 등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본다. 이런 드라마는 사람들에게 상쾌한 재미와 중독적인 감각을 가져다준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드라마에 중독되고, 특정 드라마는 '폐인'이라는 말까지 양산하기도 했다.

TV 드라마는 다양한 캐릭터와 여러 가지 상황, 극단적인 인간관계 등을 보여주는 복잡한 엔테테인먼트 매체다. 대부분의 극중 배경은 이 세상과 비슷하지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몰입해서 드라마를 보며 즐길 수 있다. 또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며 현실의 시름을 잊기도 한다. 최소 1~2시간 정도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짜릿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드라마는 의심할 여지 없이 아주 좋은 오락이다.

 

여러 해 동안 방영된 미국 드라마

미국 드라마의 원조는 1930년대 연속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의 드라마는 TV가 아니라 라디오에서 성우들의 목소리로 방송됐다.

'페인티드 드림'이라는 드라마는 시카고에 있는 WGN 라디오 방송국에서 방송한 최초의 진짜 드라마 시리즈였다. 라디오 드라마가 TV로 옮겨온 것은 1949년으로, 작품명은 '내 아이들입니다'였는데, 최초의 낮 시간대 TV 드라마였다. 이후부터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았는데, 미국에서 드라마를 소프 오페라(soap opera)라고 부르는 이유는 비누 회사가 스폰서를 맡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에는 토크쇼과 엔터테인먼트쇼 등의 예능이 TV를 지배했다. 물론 그 사이에 인기를 끈 드라마도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은 미국 드라마의 암흑기였다. 많은 드라마가 캔슬되기도 했다. 오늘날에도 이런 연속극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많은 연속극 팬들이 드라마가 계속해서 방영되기를 원한다.

미국 드라마의 원조는 1930년대 연속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드라마의 영향력

드라마는 사회에 좋은 영향과 나쁜 영향을 모두 미쳤다. 전 세계 수많은 시청자가 드라마를 보고 영향을 받아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 하거나 주인공이 입은 옷, 액세서리 등을 따라 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이런 효과를 노린 시도도 있었다.

- 1951년에 영국 농무부는 BBC 라디오와 공동 작업을 통해 '아처'라는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었다. 농민들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라디오 드라마였다.

- 1969년에 페루에서 방영된 드라마 '심플멘테 마리아'는 봉제 기술로 부를 쌓은 부유한 노동자 이야기를 들려주며 국내 노동자들이 재봉을 배우도록 장려했다. 이 드라마 방영 후 재봉틀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멕시코로도 판매돼 1970년에 월드컵 이상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 1975년에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성인 문해력은 50% 수준이었다. 정부의 노력도 별로 효과가 없었다. 멕시코의 TV 작가인 미구엘 사비도는 '심플멘테 마리아'에서 영감을 얻어 '벤 콘미고'라는 드라마를 썼다. 이 드라마는 성인들의 문해력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드라마 첫 회가 방영된 후 25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정부가 나눠주는 소책자를 받기 위해 관련 기관을 찾았다. 이후 정부의 문맹 퇴치 프로그램 등록자가 1년 동안 9배나 증가했다.

1951년에 영국 농무부는 BBC 라디오와 공동 작업을 통해 '아처'라는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었다(사진=플리커)
 

- 1984년에 인디라 간디 총리는 사비도를 인도로 초청했다. 사비도는 인도에서 카스트 제도에 대한 주제와 여성의 인권 강화를 위한 드라마인 '훔 로그'를 만들었다. 5,0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 주연 배우인 아쇼크 쿠마르는 17개월 동안 방영된 이 드라마를 통해 40만 통의 편지를 받았다. 대부분 어린 시청자들이 보낸 편지였는데, 자신이 원치 않는 배우자와 결혼하기를 원하는 부모님을 설득해달라는 내용이었다.

- 2002년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은 대부분 TV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PCI 미디어 임팩트는 더 많은 사람이 드라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타루'라는 라디오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 시리즈는 남아선호사상을 비판하고 한 소녀가 가족들에게 생일 파티를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수많은 청취자가 이 드라마에 열광했다. 텍사스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이 드라마 방영 이후 인도 지역에서 소녀들을 위해 생일 파티를 여는 경우가 증가했다.

- 1989년 영국 드라마인 '이스트엔더스'는 처음으로 게이 키스신을 방영했다. 동성애에 부정적인 바누아투와 피지 지역에서도 게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러브 패트롤'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이런 드라마의 방영으로 인해 성 소수자들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졌고 이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증가했다.

-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는 성 건강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드라마가 주목받았다. 특히 에이즈 문제가 심각한 아프리카 지역에서 성 건강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또한 여성의 생식기를 절단하는 할례 의식에 대한 논의도 늘었다. '딤비바'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수단에 있는 48개 보건소에서 피임 수요가 늘어났다.

드라마는 이혼, 범죄, 인간관계, 질병 및 기타와 관련된 측면에서 일상의 현실과 큰 차이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는 드라마의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 행복한 결혼, 이혼, 직업 등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게 된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나온 캐릭터들의 행동을 삶의 일부로 반영하기도 한다. 

인생은 드라마이며 드라마는 우리의 실생활과 평행선을 이룬다. 그리고 드라마는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좋은 면을 취사선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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